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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 (토)

"국민이 이겼다"…尹 탄핵 가결에 거리는 '콘서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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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 환호·축제 분위기…"헌재 결과 지켜볼 것"
광화문은 '침통'…"억울하다", "표결은 가짜"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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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탄핵 범국민 촛불대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장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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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조채원 기자, 송호영·정인지·이다빈 인턴기자] "국민이 이겼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은 환호로 뒤덮였다. 이날 오후 5시께 탄핵안 가결 소식이 전해지자 국회 앞 의사당대로 왕복 10차선 도로를 가득 메운 시민 200만명(주최 측 추산)은 일제히 "와"하고 함성을 질렀다.

거리에는 연신 "만세" 소리가 울려 퍼졌다. "너무 좋다", "잘했다"며 서로를 다독이는 이들도 보였다.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던 시민은 가결 소식에 눈물을 보였다. 시민들은 한목소리로 "승리"를 외치고 "윤석열 퇴진"을 촉구했다.

이내 국회 앞은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어둠이 깔리자 시민들이 형형색색의 응원봉을 흔들면서 마치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기쁨에 겨운 시민들은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지드래곤의 '삐딱하게' 등 유명 케이팝 노래를 따라 불렀다. 하늘에는 풍선도 날아올랐다. 노래 한 곡이 끝날 때마다 시민들은 "우리는 승리했다", "내란수괴 윤석열을 체포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대학생 박현진(19) 씨는 탄핵소추안 가결 소감에 대해 "계엄 이전부터 많은 국민들이 민심을 반영하지 못한 대통령이라고 얘기했는데, 40여년 전 우리를 짓밟았던 군홧발이 다시 올 수 있는 것을 막아낸 것이기 때문에 정말 말 그대로 기쁜 마음"이라며 "국민의힘 의원들이 양심이 조금이나마 있기는 했던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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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탄핵 범국민 촛불대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장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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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에서 온 박덕찬(54) 씨도 "너무 행복하다. 정말 잘 됐다"면서도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국민들이 잘 각성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에서 온 조충철(59) 씨는 "아슬아슬하게 가결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아슬아슬하게 넘어 다행"이라며 "윤석열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을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고 이제 여의도에는 진짜 놀러오고 싶다"고 전했다.

수원 장안구에서 아내와 함께 온 고정민 씨는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지만 지금부터 중요하다. 내란 주도자와 잔당들에 대해 빠른 처분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다음 주에도 집회가 있다면 헌법재판소에 빠른 퇴진 결정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씨는 "윤석열 퇴진 집회를 계엄 이전부터 많이 다녔었는데 그때 받은 느낌은 '대한민국이 늙었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지금 현장에 젊은 분들이 정치의식 갖고 참여하는 거 보니 희망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목사 조성화(52) 씨는 "국민의 뜻으로 대통령이 된 사람이 국민의 뜻과 무관한 길을 가면서 뉘우침 없는 모습을 보였기에 탄핵은 당연하다"며 "부모세대로서 행동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했다. 그는 탄핵소추안 가결 소감을 묻자 "국민이 진짜 힘"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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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정비업에 종사하는 민동혁(28) 씨는 14일 새벽 '1980년대풍 버스'를 몰고 와 서울 여의도공원 인근에 주차했다./ 조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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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정비업에 종사하는 민동혁(28) 씨는 '1980년대풍 버스'를 몰고 와 이날 새벽 여의도공원 인근에 주차하고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제공했다. 민 씨는 "1980년대 민중항쟁의 이미지를 본 따 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사기를 북돋고 싶었다"며 "헌재 판결 결과도 남아 있고 내란 사태의 주범들을 처벌하는 단계가 남아있는데 그것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뤄질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전국 곳곳에서도 탄핵안 가결 소식에 시민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날 오후 5시께 윤석열 대통령 퇴진·탄핵 촉구 집회가 열린 대구 중구 공평네거리에서는 시민들이 서로를 껴안거나 만세를 외치며 기뻐했다.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 광주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집회에 참석한 3만명은 일제히 환호했다. 탄핵안 가결 소식에 눈물을 보인 시민도 있었다.

부산 서면 전포대로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체포 부산시민대회'에 운집한 7만명도 기쁨의 함성을 질렀다. 제주시청 앞에서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 등 주최로 열린 '윤석열 즉각 퇴진 요구 제주도민대회'에 참석한 시민들도 탄핵안 가결에 즉각 환호했다.

반면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은 침통했다.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고 지지하는 시민들은 아쉬움의 탄식을 내뱉었다. 일부는 "이건 사기다", "말이 안 된다"며 가결 사실을 애써 외면했다. 말없이 서둘러 자리를 뜨는 이들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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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재표결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자유 대한민국 수호 및 대통령 불법탄핵 저지' 12·14 광화문 국민혁명대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지지자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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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를 주최한 전광훈 목사는 무대에서 "탄핵안 가결됐다고 하는데 이건 무효다. 여의도에서 국회의원들 투표한 게 가짜임이 드러났다고 한다"고 외치자 일부는 "만세", "그럼 그렇지"라고 호응했다.

김현옥(46) 씨는 "부결을 예상했는데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해 기분이 안 좋다"며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무죄인 걸 확신한다. 저희가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50대 이모 씨는 "결과를 기다리느라 자리를 안 뜨고 있었는데 너무 속상하다"며 "이건 진짜 아니다. 계엄 선포한 이유를 정확하게 국민들이 알았더라면, 대통령 담화문을 잘 들었더라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다. 국민들이 너무 모른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서울 강북구에서 온 조성주(30) 씨도 "손팻말 6000장, 사비 55만원 들여서 뽑아 나눠주고 했는데 가결되니까 정말 억울하다"며 "다음 주엔 친구 열 명 더 데리고 와 밤을 새우든 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chaelo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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