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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5 (일)

외신 "윤 대통령 도박, 엄청난 역효과…여당 일부도 탄핵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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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 소식을 외신들도 긴급 타전하기 시작했다. 14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 표결 결과가 나오자 주요 외신들은 “한국 의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204명 의원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고 일제히 전했다.

중앙일보

윤 대우원식 국회의장이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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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한국 지도자는 최근 10년 동안 2명이나 재임 중에 탄핵 심판에 직면했다”며 “탄핵소추안 가결이란 극적인 결정은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계엄령을 선포한 후 벌어진 충격적인 정치적 대립의 정점을 상징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도박은 엄청난 역효과를 낳았고, 활기찬 아시아의 민주주의는 그의 퇴진을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외신들은 일부 여당 의원들이 탄핵 찬성으로 돌아선 것에 주목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윤 대통령은 사임을 거부하고 계엄령 선포가 옳았다는 자신의 신념을 (담화문을 통해) 도전적으로 표현했다”며 “이에 그의 소속 정당 일부 의원들이 진영을 넘어 대통령을 탄핵하는 데 필요한 3분의 2 이상(200표)을 달성하는데 동참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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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홍 기자


국제정치학자인 스즈키 가즈토(鈴木一人) 도쿄대 지경학연구소장은 아사히신문의 관련 기사에 “여당에서도 반역이 나온 셈”이라며 “어느 정도 규모였는지 알 순 없지만, 이걸로 (한국) 보수계는 2대에 걸쳐 탄핵을 받게 돼, 한국의 보수파는 상당히 괴로운 상황이 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탄핵 시위도 조명 "젊은층 구성"



계엄 사태에서 탄핵에 이르기까지 진행된 대규모 시위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NHK는 “국회의사당으로 이어지는 대로변에는 참가자들이 ‘내란 수괴 윤석열’ ‘체포하라’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앉거나 펜라이트를 들고 시끄러운 음악에 맞춰 ‘여당을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며 “젊은 층부터 가족 단위, 그리고 고령자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이 모여들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WP는 “탄핵 찬성 집회에 모인 군중은 최근 몇 년간의 일반적인 정치 시위에 비해 젊은 층으로 구성됐다”며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한국인들은 케이(K)-팝 콘서트에서 사용하는 형광봉을 들고 나와, 기성세대와 함께 나라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한 목소리를 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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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앞에서 열린 집회에 사람들이 운집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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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이후 한국의 정치적 불안정을 우려하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우선 로이터 통신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한덕수 국무총리에 주목했다. 로이터는 “75세의 한덕수 총리는 전문 기술 관료로 보수와 진보 성향 등 총 5명의 대통령과 함께 총리, 재정경제부 장관, 주미 대사 등 중책을 맡았다”며 “첨예하게 분열된 국가에서 당파를 초월해 다양한 경력을 쌓은 보기 드문 공무원”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로이터는 “한 총리의 대통령 권한대행 직위는 계엄령 결정 과정에서 그의 역할에 대한 수사로 인해 위협받을 수 있다”며 “야당인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계엄 시도를 막지 못한 혐의로 한 총리 탄핵소추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의회가 한 총리에 대한 탄핵을 결정하면,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을 다음 순위가 된다”고 덧붙였다.

CNN도 “한덕수 국무총리 역시 (탄핵 등) 자신의 정치적 문제에 직면해 있고 계엄령 발동과 관련한 조사를 받고 있다”며 “앞으로 몇 주 동안 정치적 불확실성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중국 매체, 조기 대선에 큰 관심



일부 외신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리와 결과를 예단하기 힘들다는 점을 짚기도 했다. BBC는 “헌법재판소에서 재판이 진행되어야 하므로 윤 대통령이 대통령 자리에서 영구히 물러날 것이란 보장은 없다”며 “9명의 재판관 중 6명이 탄핵소추안에 찬성해야 윤 대통령의 직위가 사라질 것이고 이럴 경우 차기 대통령을 위한 선거가 판결 후 60일 이내에 실시된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매체는 특히 차기 대선의 향방에 관심을 보였다. 중국중앙방송(CC-TV)은 탄핵안 속보를 전하면서 “한국 헌법재판소가 180일 안에 탄핵안 심판 절차를 마쳐야 한다”며 “한국은 내년 4월에서 6월 대통령 선거를 거행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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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탄핵소추의결서에 서명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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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시위(楊希雨)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홍콩 봉황TV에 “한국 야당이 지난 대선에서 매우 적은 표차로 패했기 때문에 차기 대선에서 야당이 집권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이번 탄핵안 표결에서 집권당에서 반발 표 12표가 나왔다는 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윤 대통령의 탄핵이 확정된다면 이어지는 조기 대선에서 가장 유력한 주자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라며 “이 대표가 당선하면 한국의 외교 정책이 상당 부분 바꿀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대표는) 북한과의 교류를 모색하고, 미국으로부터의 독립성을 강화하며, 중국과의 균형을 유지하고, 일본에 대해서는 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하려 할 것”이라고 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김상진·이승호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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