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이미 낙폭회복...환율 부담에 미국금리도 변수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두 번째 표결만에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국내 증시 향방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린다. 시장전문가들은 이번 탄핵안 가결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걷혔다고 본다.
다만 반등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대다수다. 이미 코스피지수가 계엄사태 직전으로 회복한데다가, 환율 등 경기요인이 여전히 증시를 압박하고 있는게 변수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대외 이벤트에 주목한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불확실성 걷혔지만…반등은 제한적"
국회는 14일 오후 4시 본회의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해 표결을 진행한 결과, 재적 300명, 재석(출석) 300명, 찬성 204명, 반대 85명, 기권 3명, 무효 8명으로 탄핵안이 가결됐다. 탄핵안 의결정족수는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다. 현재 재적의원 300명 기준 200명의 찬성이 필요했다.
탄핵안 가결로 윤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되고, 헌법에 따라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는다. 대통령의 최종 파면 여부는 헌법재판소에서 결론난다.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그간 국내증시를 압박해온 정치적 불확실성은 일단 사라졌다고 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밸류에이션이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 0.83배까지 내려오는 과정에서 국정 혼란 리스크를 상당부분 주가에 반영했다"며 "주식시장은 외국인들의 순매도 공세 완화, 주가 메리트 확대, 우호적인 대외환경 등에 힘입어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청한 증권사 연구원은 "탄핵안이 가결된 이후에도 여러가지 절차가 남았지만 불확실성 완화 측면에서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급등을 기대하기도 어렵다는 게 대다수의 의견이다. 코스피지수가 지난 9일 저점(2360.18포인트)을 찍은 이후 나흘간 반등세를 이어가며 계엄사태 직전 수준을 회복한데다가, 대내외 경기 변수의 불확실성이 높은 탓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좌우하는 환율이 증시를 압박하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13일 1431.50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윤 대통령의 계엄발표, 해제 사태 직후인 지난 4일 1400원을 돌파한 후 10일 1433원까지 뛰었다. 이후 1430원대에서 보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있었던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추가적인 상승여력이 생길 것"이라면서도 "하락에 따른 되돌림은 있을 것으로 보지만 고환율, 미국 연준의 매파적 스탠스, 트럼프 정부의 관세부과 등 리스크로 상승은 제한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전략 연구원은 "이번 비상계엄 사태와 1차 탄핵안 불성립 이슈는 단기적 증시 교란 요인이었다"며 "국민 대다수가 현실적으로 현직 대통령의 직무 수행이 지속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점에서 2차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가결됐지만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FOMC 점도표 주목…상법개정 등 탄력 기대감
탄핵안이 가결된 가운데 이번 주에는 환율, 금리 등 변수에 영향을 줄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해 마지막 정례회의인 12월 FOMC에서는 25bp(1bp=0.01%포인트) 금리인하가 유력하다.
시장에서는 내년 기준금리 인하폭을 전망하는 점도표에 주목한다. 9월 FOMC에서 공개한 점도표는 내년 말 연준이 목표금리 중간값을 3.4%를 전망하고 있다. 2025년에는 네 차례 금리를 내릴 것이란 관측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FOMC에서 목표금리 중간값이 올라갈 것으로 본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2기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경기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시장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횟수가 두 차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박석현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부부장은 "점도표가 얼마나 상향 조정될지가 관건"이라며 "현재 선물시장에서는 내년 미국 50bp 인하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만일 50bp 이하인 25bp 인하로 점도표가 조정된다면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장기적으론 차기 정부의 경기부양책은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관련 수혜업종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우선 지주회사 업종은 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상법개정이 부각되면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 기대감은 소비재, 유통주에 긍정적으로 적용할 전망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2016~2017년 국정농단 사태로 삼성그룹의 경영승계가 이슈가 되면서 상법개정 논의가 나왔고, 지주업종이 덕분에 탄력을 받았다"며 "사드배치 이후 나빠진 중국과의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관련 수혜업종의 주가가 반등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도 두 가지 시나리오가 시장에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워치(www.bizwatch.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