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14일 오후 5시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국회 앞 200만(주최 측 추산) 시민의 함성이 쏟아졌다. 인기곡 '오리날다' 중 "날아올라 저하늘" 가사가 나오자 시민들은 '내란수괴 윤석열 파면하라'는 문구가 적힌 파란 풍선을 일제히 하늘로 날려 보냈다.
국회는 이날 14일 오후 4시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찬성 204표로 가결했다. 총 300명이 참여했고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를 기록했다. 탄핵안 가결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인 20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탄핵안 가결 소식이 전해지자 국회 정문 앞 삼거리부터 여의도역까지 약 1㎞의 거리에서 일시에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시민들은 서로 감싸 안았고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했다. 다같이 소녀시대의 '다시만난세계'를 목청껏 불렀고 국회를 배경으로 '셀카'를 촬영하며 이날을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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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앞부터 여의도역까지 1㎞ 인파…스마트폰 든 시민들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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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4시10분 대형 스크린이 멀리 있어 유튜브 생중계로 실시간 국회 상황을 보고 있는 시민들 모습. /사진=김선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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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4시10분 대형 스크린이 멀리 있어 유튜브 생중계로 실시간 국회 상황을 보고 있는 시민들 모습. /사진=박진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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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앞에 모인 시민들은 이날 대형 스크린을 통해 실시간으로 국회 표결 상황을 지켜봤다. 여의도공원에 자리 잡은 시민들은 스마트폰으로 국회 상황을 챙겼다. 오후 4시30분쯤 본회의에서 투표를 개시하고 의원들이 차례로 투표함에 투표지를 넣는 모습이 송출되자 시민들은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날도 음악과 함께하는 집회 열기는 뜨거웠다. 주최 측은 "오늘 참 좋은 토요일"이라고 말하며 '탄핵플레이리스트'에서 '토요일 밤에' 노래를 틀었다. 시민들은 "토요일 밤에, 윤석열 탄핵"으로 가사를 바꿔 불렀다. 개표를 앞두고 오후 4시40분쯤 무대에서 윤수일 '아파트'와 로제의 'APT'를 섞은 리믹스 노래가 흘러나오자 중장년층 집회 참가자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어 오후 5시쯤 탄핵안 가결 순간 시민들은 머리 위로 손을 들고 만세를 외쳤다. "진짜? 어떡해" "이제 집에 가자"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왔다. 집회 장소 인근 카페에 있던 시민들도 "가결 204표"라는 소식이 생중계 영상으로 전해지자 "바로 이거지"라며 서로를 끌어안았다.
직장인 한모씨(55)는 "며칠 동안 잠을 못 잤는데 감개무량한 심정"이라며 "지난주 금요일부터 바쁠 때 빼고는 집회에 거의 매일 나왔는데 대한민국 시민의 승리다. 다들 힘을 모은 결과"라고 말했다.
경기 일산에서 온 김모씨(42)는 탄핵안이 가결되자 맥주를 벌컥벌컥 마시며 "이제 탄핵 가결됐으니 변화의 첫 단추가 될 것 같아서 정말 좋다"고 말했다.
김모씨(43)는 "우리 아이가 태어난 지 16개월 됐는데 아이 때문에 나온 것"이라며 "상식적이고 올바른 세상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된 아빠가 되고 싶어서 나왔다"고 말했다.
응원봉을 제작해 거리에 나온 대학생 이모씨(20)는 "처음 계엄령 뉴스를 보고 이틀 밤을 꼬박 새워서 시험공부도 못 했는데 이렇게 불안할 바에는 집회를 나가자고 생각해서 나왔다"며 "가결 순간 '됐다. 이제 남은 과제를 하러 가야지' 생각했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의사당대로에서 '범국민촛불대행진'을 개최했다. 국회 정문 앞 삼거리부터 여의도역까지 약 1㎞의 거리가 탄핵 찬성 인파로 가득 찼다. 오후 5시 기준 주최 측 추산 200만명, 오후 3시 집회 시작 시점 경찰 추산 인원은 20만명이다.
경찰은 안전 관리를 위해 서울 여의도에 기동대 64개 부대, 경력 4500여명을 배치했다. 광화문에는 13개, 용산에는 10개 부대를 배치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민들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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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루 기자 miroo@mt.co.kr 김선아 기자 seona@mt.co.kr 박진호 기자 zzin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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