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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5 (일)

[尹탄핵안 가결]물가까지 흔드는 '위기의 환율'...전망도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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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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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 직무는 바로 정지된다. 국회는 이날 본회를 열고 윤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했다. 국회의원 재적 300명 중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이번 탄핵소추안 가결은 지난 3일 비상계엄령 선포 사태 이후 12일 만, 지난 7일 첫 탄핵안 투표불성립 이후 일주일 만이다.

1차 탄핵안이 부결 이후 일주일 간 한국경제는 직격탄을 맞았다. 향후에도 사실상 경제컨트롤 타워가 모호해지면서 당분간 한국경제의 먹구름을 걷어내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위기의 한국경제 어디로 가나…원·달러 환율 비상



한국경제 위기론의 대표적인 사례는 원달러 환율이다. 지난 7일 여당인 국민의 힘이 대통령 탄핵안 투표거부에 따른 후폭풍은 상당했다.

이날 원화가치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1450원을 터치한데 이어 1500원을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이후 당국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으로 원달러 환율은 1390원대까지 밀렸지만 다시 1400원대로 올라온 상태다.

금융시장에서는 윤 대통령의 이번 탄핵으로 원달러 환율은 안정세를 찾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은 지난 12일 보고서에서 "위안화와 엔화 등 아시아 주요국들의 통화가 달러 대비 하락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의 달러 강세 추세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안정을 찾아 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 총재는 지난 9일 "노무현과 박근혜 정부에서 발행한 탄핵 정국 경험을 돌아보면, 단기적 영향이 적었고 장기적으로는 거의 영향이 없었다"며 "다만 심리적인 영향에는 정부가 빠른 반응을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대응에도 시장에서는 '비관론'이 우세하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정치적 불안정과 재정적자, 정부부채 증가 등 한국의 신용등급은 중기적으로 하방 압력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신용등급 하락 우려가 존재하는 만큼 원달러 환율 역시 변동성을 이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관세 압박이 커지는 현 상황을 고려하면 중국 위안화는 물론 원화가치 하락 가능성도 나온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보고서에 "내년 5월 말까지 원달러 환율을 1500원 타켓으로 달러원 롱포지션(달러매수)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노무라증권은 △도널드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환경변화 △당국의 환율 개입 의지 △약화된 한국 거시경제 기초체력을 원화 약세 배경으로 제시했다.

환율 충격 경제 곳곳에서 아우성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환율 급등은 서민경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국제 유가는 꾸준히 하락했지만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물가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지난 13일 내놓은 '11월 수출입물가지수와 무역지수'를 보면 석탄과 석유제품 등 공산품은 전달 보다 1.6% 상승했다. 수출입 물가 오름세를 자세히 살펴보면 같은 값으로 물건을 거래하더라도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물가 오름세가 확인된다.

수입물가 품목에서 1차금속제품과 석탄, 석유 제품 중간재는 전달 보다 1.5%, 농림수산품 중심의 원재료는 전달보다 0.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자본재와 소비재도 1.2%, 1.5% 올랐다. 또 눈 여겨볼 부분은 지난달 계약 통화 기준으로 수출물가 0.5%, 수입물가는 0.9% 하락했다. 원화가치 하락을 빼면 물가는 하락세였던 셈이다.

원화가치 하락과 원달러 환율 급등은 당장 12월 전망까지 어둡게 만들고 있다. 한은은 12월 수출입물가 전망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주요 배경으로는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상하방 요인을 제시했다.

기업들도 환율 급등에 시름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실질실효환율을 적용하면 영업이익률은 하락했다고 강조했다. 실질실효환율은 국가의 화폐가 교역 상대국 화폐와 비교해 어느정도 구매력을 가졌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물가나 교역조건 변동까지 고려한 환율이다. 원화가치가 하락한 지금 시점을 비춰보면 10% 하락 시 대기업 영업이익률은 0.29%포인트 하락한다는 것이 산업연구원의 분석이다.

현재 한국경제를 이끄는 대기업들 대다수가 수출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수출가격을 떨어뜨려 상품 경쟁력을 올리더라도 원화가치가 떨어진 현 상황을 감안하면 매출 증대로 이어지지 않다는 점이다.

중소기업도 충격파가 더 크다. 중간재를 수입하기 때문에 수입비용을 상승하더라도 완제품에 적용하기 쉽지 않다. 원화가치 하락이 결국 생산에 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는 뜻이다.

내년 기준금리 전망까지 흔들려…금리인하 물건너 가나



대통령 탄핵에 이어 원화가치 하락 등은 내년 기준금리 전망까지 어둡게 만들었다.

현재 한국경제와 내수경기 상황은 금리인하 기조다. 앞서 11월 깜짝금리 인하에 나섰던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도 경기 상황을 최우선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여기에 먹구름이 낀 한국경제 상황도 크게 작용했다.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줄줄이 내려 잡고 있다. 한국은행은 1.9%,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1%, 국제통화기금(IMF) 2.1%, 아시아개발은행(ADB) 2.0%를 제시하는 등 0.1%포인트에서 0.2% 포인트 내려잡았다.

하지만 탄핵정국에 이은 환율급등, 원화가치 하락은 물가까지 흔들고 있어 금리인하가 아닌 금리 인상을 걱정해야 상황에 놓였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7월부터 공식적인 장소 마다 기준금리 결정 요건으로 환율 꼽았다. 금통위 한달 전인 지난 10월 25일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에서는 "기준금리 결정에 환율이 새로운 고려 요인으로 들어왔다"고 못박았다.

윤 대통령 탄핵 최종 결정과 함께 이후 치뤄질 대통령 선거, 내란사태 수사 등 정치적 불안정이 이어지면서 환율은 여전히 롤러코스트 형태를 보이는 중이다.

금융권에서는 심리적 마지노선인 1450원에 이어 저항선을 불리는 1500원에 도달한다면 외환보유액도 흔들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물가 전체를 흔들 수 있어 결국 금리 인하 논의조차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탄핵정국에 따른 단기적인 영향은 적을 수 있지만, 헌법재판소 결정 에 이어 대선까지 정치적 불안 요소가 경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냐"며 "지금과 같은 정치적 갈등은 경제 전체에 심리적인 리스크를 높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crys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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