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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 (토)

국회 앞 촛불 시민들 “윤석열, 1초도 더 대통령 자리에 두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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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2·3 내란사태를 일으킨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이 진행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모인 시민들이 ‘윤석열 탄핵’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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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을 앞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은 ‘민주주의 축제’의 현장이었다. 국회 앞부터 여의도공원까지 의사당대로를 빼곡히 채운 시민들은 저마다의 구호, 저마다의 팻말, 저마다의 모습으로 ‘탄핵 가결’을 향한 간절한 바람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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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500여개 노동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윤석열퇴진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여의도에서 ‘범국민 촛불대행진’을 열어 국회에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압박했다. 대표발언에 나선 김민문정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윤석열은 군대를 동원해 헌법을 파괴했고, 수십년에 걸쳐 피땀 어린 투쟁으로 힘겹게 진전시켜 온 민주주의를 무너뜨렸다. 그런데도 내란 수괴 윤석열이 아직도 대통령의 자리에 있다”며 “이미 너무 늦었다. 내란수괴 윤석열은 단 1분 1초도 더 대통령 자리에 두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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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내란사태 핵심 피의자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일대를 가득 메운 시민들이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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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주권자가 명령한다” “윤석열을 탄핵하라” 등의 구호를 큰소리로 외쳤다. 사회를 맡은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이 “여러분, 계엄이 고도의 정치적 판단, 통치행위라고 하는 대통령, 국민 상대로 끝까지 싸우겠다는 대통령, 오늘은 정말 끝내야 하지 않겠습니까?”하고 묻자 “맞습니다!”하는 화답이 곧장 튀어나왔다.



낮부터 모여든 인파로 인해 오후 한때 지하철 9호선은 국회의사당역과 여의도역을 무정차 통과하는 등 여의도 일대는 마비 상태였지만, 참가자들은 집회 규모에 용기를 얻었다. 경기 수원에서 온 임아무개(58)씨는 “와서 보니 생각보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국민들 마음이 다 똑같다고 느꼈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유권자 뜻에 따라 찬성표를 던지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주최 쪽은 집회 중간중간 “통로를 막지 말고 이동 시엔 천천히 움직여달라”는 등 안전 수칙을 안내하기도 했다.



오후 4시로 예정된 탄핵소추안 표결이 다가올수록, 지난주와 달리 오늘만은 국회가 민심의 외침에 응답하리라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서울 광진구에서 온 김복순(70)씨는 “오늘은 100% 가결될 거다. 무조건 돼야 한다”며 “시민들이 이렇게까지 나와서 (집회)하는 게 너무 슬프다. 선거 때는 표 달라고 구걸하더니 그 집 자식들은 뭘 보고 배울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경북 구미에서 온 김아무개(28)씨도 “먼 길이지만 오늘은 (탄핵안 가결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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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책 읽다가 뛰쳐나온 활자 중독자 모임’ 깃발 아래 모인 시민들이 독서를 하며 탄핵안 가결을 기다리고 있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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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벌했던 계엄에 맞서면서도 시민들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추위를 막기 위해 롱패딩, 털모자, 마스크, 목도리로 온몸을 칭칭 감은 시민들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투쟁 플레이리스트’에 맞춰 준비해온 손팻말과 응원봉을 흔들었다. 손글씨로 문구를 쓴 에이포(A4) 용지를 엘(L)자홀더에 넣어 만든 간단 팻말도 있었고, 겉옷에 “내란공범 국민의힘 해체”라고 적힌 스티커를 붙이고 나와 스스로 팻말이 된 이도 있었다.



이날도 국회 앞엔 경쟁적으로 재치를 자랑하는 깃발들이 쏟아져 나왔다. ‘책 읽다가 뛰쳐나온 활자중독자 모임’은 “책! 안 읽으면 저렇게 됨”이라고 적힌 깃발을 내걸고 조용히 독서를 하며 탄핵안 가결을 기다렸다. ‘부모님 몰래 서울 온 티케이(TK)장녀 연합’, ‘마스크권고위원회’, ‘전국 피크 잃어버린 기타리스트 연합’, ‘전국 삼색고양이 집사 협회’ 등 개성 있는 깃발들이 여의도 하늘에 나부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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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민주노총은 최근 한겨레 보도로 알려진 윤 대통령의 ‘가짜 출근’을 비꼬아 “윤석열 툭하면 가짜 출근. 이제 진짜 출근은 감옥으로! 단, 퇴근은 없다!”고 쓴 현수막을 여의도공원에 내걸었다. 독자 정주환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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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와 해학도 가득했다. 민주노총은 최근 한겨레 보도로 알려진 윤 대통령의 ‘가짜 출근’을 비꼬아 “윤석열 툭하면 가짜 출근. 이제 진짜 출근은 감옥으로! 단, 퇴근은 없다!”고 쓴 현수막을 여의도공원에 내걸었다. 대학원생 배아무개(25)씨는 “지난 대통령 담화를 보니 그냥 극우 유튜버였다”며 ‘극우유튜버 윤석열티비 구독취소’라고 쓴 팻말을 들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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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집회 현장에서 미시유에스에이(USA)가 보낸 어묵 제공 간식차. 장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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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안 가결에 대한 염원에 마음을 보태는 방식도 다양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안가윤(44)씨는 커다란 보온통을 들고 나와 오전부터 국회 앞 시민들에게 커피를 나눴고, 미주 지역 한인 여성 커뮤니티인 ‘미시유에스에이(USA)’는 “국민 영웅들께 보내는 조공”이라며 어묵 트럭을 대절해 보냈다. 국회의사당역 안에는 집회에 참여한 시민 누구나 가져갈 수 있도록 핫팩과 간식이 담긴 박스가 놓였다. 여의도공원 한쪽에서는 탄핵안 가결을 기원하며 5000배 절을 올리는 시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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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내란사태를 일으킨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을 앞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석열 정권을 상징하는 관을 든 시민들이 행진하고 있다. 최성열 씨네21 기자 youl@cine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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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탄핵 집회는 일종의 문화제이기도 했다. 이날 낮 전국농민회총연맹은 “내란수괴 윤석열 탄핵, 내란공범 국민의힘 해체”라고 적힌 꽃상여와 만장을 매고 만가를 부르며 국회의사당 앞을 행진했다. 여의도공원에서는 풍물패가 광목천 한가득 “국민이 주인이다”라고 적힌 대형 농기를 앞세워 연주를 선보였고, 공원 바닥엔 “국민의힘 해체“ 등 문구로 분필 그림(초크아트)도 새겨졌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고나린 기자 me@hani.co.kr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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