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14일 국회의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 두 번째 표결을 앞두고 서울 여의도 국회 앞 국회대로와 의사당대로, 여의도공원로에 시민들이 결집해 ‘윤석열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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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에게 등을 돌리고 도망가는 것은 시민이 국회에서 부여한, 우리를 대표해서 투표해주라는 직업 윤리를 저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12·3 내란사태 피의자인 대통령 윤석열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된 2024년 12월14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 역사의 현장에 함께 섰다. 국회 앞을 가로지르는 국회대로, 국회에서 여의도공원으로 이어지는 의사당대로는 물론이거니와 여의도공원로까지 시민들이 꽉 들어차 ‘윤석열 탄핵’을 외쳤다.
2024년 12월14일 두 번째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시민들이 ‘윤석열을 탄핵하라’ 문구가 씌어진 파란 풍선을 들고 있다. 이종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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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에 참여한 강소희(20)씨는 “계엄 당일 국회로 달려오고 싶었는데, 가족이 ‘차가 끊겼다’며 말렸다. 굉장히 불안한 마음으로 밤을 지새웠다”며 “이번 정권에서 여성과 남성의 격차가 많이 벌어졌다고 생각한다. 동덕여대 등 여대들도 ‘우리의 목표는 차별을 없애는 것’이라고 했는데, 사회가 그것을 방관했다”고 말했다. 강씨는 이어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드시 표결해 참여해 주셨으면 좋겠다. 왜 도망가는지 모르겠다”며 “시민에게 등을 돌리고 도망가는 것은 시민이 국회에게 부여한, 우리를 대표해서 투표해 주라는 직업윤리를 저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인천에서 두 아이와 함께 왔다는 여성 ㄱ씨도 “엊그제(12월12일) 담화를 봤는데 본인(윤석열)이 일으킨 범죄를 마치 야당 때문에 일으키는 것처럼 하는 게 제일 화가 나는 부분이고 그거를 수호하고 있는 여당이 너무 더 화가 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2024년 12월14일 두 번째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범국민촛불대행진이 무대를 설치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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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무대에서도 대통령 윤석열과 국민의힘을 비판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내란 동조자 프로 막말러 윤상현씨가 국회의원으로 있는 인천 미추홀구에 사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간호사”라고 밝힌 한 참여자는 “오늘 윤석열을 꼭 탄핵시키고 내란 동조자들을 똑똑히 확인하러 여기 이 자리에 왔다”며 “윤석열씨의 담화를 모두 보았을 것이다. 자신이 싼 똥을 보고 화를 내니 어이가 없어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혀 버렸다. 계엄이 대통령의 헌법적 결단이라는데 국민을 바보로 아느냐”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 현장에서도 다양한 시민들이 기발한 생각을 담은 손팻말을 들고 각자의 목소리를 냈다. ‘외계인 침공 시 탄핵 반대한 사람이 먼저 잡아먹힌다’는 문구가 적힌 사진을 든 백예슬(34)씨는 “넷플릭스로 드라마로 만들어진 소설 ‘삼채’에서 외계인이 부디 부패한 지도자를 잡아가 달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나도 그 심정으로 만들었다”며 “제가 사실 집 밖을 잘 안 나오는 사람이고, 하루에 20시간도 누워 있으라면 누워 있을 수 있는 사람인데, 계엄을 발표했다는 그 소식을 듣고 벌떡 일어났다”고 말했다. 백씨는 “한강 작가의 굉장한 팬이고 ‘소년이 온다’를 읽은 사람인데, 그걸 읽는 동안 한 번도 그게 제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근데 그게 제 이야기인 거다. 그래서 우리가 이걸 다시는 반복하지 않기 위해 역사를 배우는 거구나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2024년 12월14일 ‘학교 급식대가 노동자가 쏜다’는 펼침막을 내건 푸드트럭에서 ‘탄핵어묵’, ‘체포어묵’, ‘구속어묵’을 나눠줬다. 신다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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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14일 집회에서 한 시민은 ‘내란죄에 동조한 자 탄핵 투표에 불참한 자, 쓰레기는 쓰레기통에’라고 적은 쓰레기통을 등에 지고 다녔다. 신다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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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참가자들이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학교 급식대가 노동자가 쏜다’는 펼침막을 내건 푸드트럭에서 ‘탄핵어묵’, ‘체포어묵’, ‘구속어묵’을 나눠주기도 했다. ‘내란죄에 동조한 자 탄핵 투표에 불참한 자, 쓰레기는 쓰레기통에’라고 적은 쓰레기통을 등지고 다니는 시민도 있었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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