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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 (토)

'튀김 부스러기'가 바이오 항공유로 변신...기관도 지갑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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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핫딜] 튀김 부스러기 기반 바이오 항공유 원료 생산 기업 그린다, 프리시리즈A 투자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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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환경계획(UNEP)가 지난 3월 발표한 '2024 식품폐기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 세계 음식물 폐기물 배출량은 약 10억5000만톤에 달한다. 세계 1인당 평균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은 79㎏, 한국은 1인당 95㎏을 배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음식 폐기물 중 가장 골치 아픈 것 중 하나는 '튀김 부스러기'다. 튀김 부스러기는 하수도에 버릴 경우 하수관 막힘 및 수질오염의 원인이 된다. 튀김 부스러기에서 배출되는 폐식용유 1리터를 정화하는데 20만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이런 튀김 부스러기를 재활용해 기름과 플라스틱 등 우리 생활에 필요한 산업재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한 스타트업이 있다. 음식물 폐기물 리사이클링 스타트업 그린다다. 이 회사는 기존 재활용유가 폐식용유만을 원료로 한 것과 달리 음식물 폐기물에서 순도 높은 재활용유를 정제하고 양산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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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다의 황규용 대표는 커피 폐기물 고형 연료 개발, 음식물 폐기물 처리사업을 하다가 튀김 부스러기를 활용한 바이오 연료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린다는 튀김 부스러기를 수거한 뒤 자체 열처리, 회전, 압력 방식을 통해 폐식용유와 슬러지로 분리한다. 슬러지는 바이오 플라스틱 원료, 곤충 사료 등으로 가공하고 폐식용유는 바이오 항공유 원료, 바이오 중유 원료, 바이오 선박유 원료, 바이오 디젤 등으로 정제한다.

그린다의 핵심기술은 폐식용유를 활용한 재활용유의 품질이다. 재활용유는 유리지방산을 얼마나 잘 분리하느냐가 관건이다. 회사는 기존의 가열방식이 아닌 첨가제를 넣어 분리하는 방식을 사용해 바이오 원료의 추출량을 늘렸다.

황 대표는 "기술 개발에만 5년이 걸렸다"며 "기존 기술은 튀김부스러기에서 폐식용유를 10% 축출하는데 그치는 반면 그린다의 기술을 사용하면 50~60%까지 축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린다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시드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최근 블루포인트파트너스로부터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 추가 투자를 논의 중이라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에 유치한 자금은 현재 공장 라인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CAPA) 확대에 쓰일 예정이다. 현재 생산 중인 곤충 먹이보다 5배가량 비싼 바이오 플라스틱 원료 생산 라인을 증설한다는 구상이다. 바이오 플라스틱은 자연분해가 가능한 비닐봉지로 활용된다.

이번 투자를 진행한 민남기 블루포인트 책임심사역은 "현재 폐식용유 재활용 시장은 레드오션"이라면서도 "그러나 튀김 부스러기를 원료로 사용하는 사례는 그린다가 최초로, 원가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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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까지 매월 튀김 부스러기 500톤 수거, 일본 진출도 추진

그린다의 사업은 크게 두분야로 나뉜다. 음식물 폐기물(튀김 부스러기) 수거와 이를 활용한 재활용유 등의 생산이다. 음식물 폐기물 수거는 현행법상 허가받은 사업자만 가능하다. 그린다는 우수한 기술을 바탕으로 해당 허가를 획득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와 소상공인 등 500여곳과 제휴를 맺고 월 200톤가량의 튀김 부스러기를 수거 중이다. 내년까지 제휴 업체를 3000곳 이상으로 늘리고 월간 수거량도 500톤까지 늘린다는 구상이다.

재활용유는 현재 생산량 전량이 팔리고 있다. 황 대표는 "재활용유는 수요가 워낙 많다"며 "재활용유 품질이 우수해 판매처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린다는 일본 도쿄와 오사카 진출도 추진 중이다. 일본 폐식용유 수거업체인 요시카와 유지의 협업 제안을 받고 일본 현지법인도 설립했다. 요시카와 유지는 22개 협력업체를 통해 월 200톤 가량의 튀김 부스러기를 수거하고 있다.

그린다는 국내 튀김 부스러기 배출량을 연간 50만톤 규모로 보고 있다. 내년 예상 매출액은 월 500톤 수거 기준 100억원가량이다. 2028년까지 공장 5개를 신설해 생산량을 올해 1200톤에서 10만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10만톤 기준 예상 매출액은 1250억원이다.

황 대표는 "음식물 폐기물 수거 허가를 받는 데 5년이 걸렸다"며 "현재 수거 제휴 업체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원료 확보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민 책임심사역은 "바이오 에너지 기업으로 2023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DS단석이 있다"면서도 "다만 기존 업체와 비교해 기술 우위에 따른 원가경쟁력이 있는 만큼 수익률은 오히려 더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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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영 기자 pgy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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