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13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 202412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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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최고위원은 13일 중앙일보에 “권 원내대표가 ‘지금은 당이 화합해야 할 때’라며 최고위원직 사퇴를 만류했다”며 “탄핵 시 지도부 일원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이었지만, 당의 화합을 강조하는 권 원내대표 설명을 듣고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의 영어 통역을 도우며 계엄군을 직접 마주했던 인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이 아무리 정당화해도 계엄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다만 법치 국가 대한민국이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차분히 법정에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 최고위원이 최고위원직 유지로 선회하면서 당 일각에서 제기하던 최고위원 연쇄 사퇴에 따른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시나리오가 당장 현실화하진 않게 됐다. 앞서 탄핵안 통과 시 사퇴 가능성을 시사한 장동혁 최고위원도 이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 이상이 사퇴하면 최고위원회의가 해산되고 비대위로 전환된다. 현재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친윤계 김민전·인요한·김재원, 친한계 장동혁·진종오 최고위원으로 구성돼있다. 친윤계 세 명이 사퇴한 뒤 한 명만 가세하면 한 대표는 당 대표에서 물러나야 한다. 그간 친한계는 탄핵안이 가결되면 한 대표에게 책임을 묻고, 최고위원 집단 사퇴 후 원내대표와 친윤계가 당을 장악할 것이라고 의심해왔다. 친윤계는 탄핵안이 가결되면 “당론으로 탄핵안에 찬성하자”는 한 대표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벼르는 중이다.
권 원내대표가 취임 후 친윤계 최고위원부터 다독인 배경에는 ‘당이 분열되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깔려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책임론을 두고 친박(박근혜)계와 비박계의 갈등으로 당이 쪼개졌던 사태를 반면교사해야 한다는 게 권 원내대표의 소신이다. 권 원내대표는 당시 탄핵 찬성파와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한 뒤 2017년 5월 대선이 끝나고 복당한 경험이 있다. 권 원내대표는 12일 원내대표 선거 정견 발표 때도 “탄핵보다 무서운 것은 분열이다. 분열을 막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혼란한 상황에서 지도부 붕괴와 같은 더 큰 혼란이 와서는 안 된다”며 “분열을 막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했다.
인요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Dr.인요한의 한국형 구급차 2.0 국회 전시회'에서 선진국형 구급차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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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계와 친한계의 갈등 전선이 된 탄핵안 투표도 당론 반대를 유지하면서 본회의장 표결에 참석하는 방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친한계를 중심으로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의원들이 늘어나자 권 원내대표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탄핵 반대가 당론이지만 내일 의총에서 뜻을 모아 최종 결정하겠다”고 했다.
다만 탄핵안이 통과할 경우 한 대표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은 여전하다. 권영세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탄핵안 가결 시 지도부 총사퇴 필요성에 대해 “엄청난 사태에 대해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한동훈과 레밍의 반란으로 내일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지도부를 총사퇴시키고 반군들은 비례대표 빼고 모두 제명처리 하라”고 썼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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