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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 (토)

비만 치료제 2라운드… 위고비 잡을 전략 세우는 후발 주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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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리포트] 뜨거워지는 차세대 비만 치료제 경쟁

[전략1] “편의성 높여라” 투약 주기 늘리고, 제형 다양화

월 1회로 투약 주기 조절해 주사제 단점 극복, 주사보다 간편한 경구용 치료제 임상도 박차

[전략2] “부작용 줄여라” 근육 감소 막고, 에너지 소비 확대

위고비-근위축증 치료 후보물질 병용 시도… 열 생성해 운동 효과 내는 약물 연구도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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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치료제의 인기가 식지 않는 가운데 후발 주자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 2028년 1422억 달러(약 200조 원)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금맥’ 캐기에 하루빨리 동참하기 위해서다. 현재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라는 두 거대 기업이 양분하는 비만 치료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후발 주자들은 그들의 약점을 파고드는 다양한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첫 번째 전략은 기존의 비만 치료제보다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다. 현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삭센다’와 ‘위고비’는 주성분이 모두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로 동일하지만, 투약 주기가 다르다. 삭센다는 1일 1회, 위고비는 1주 1회만 투여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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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7∼9월) 노보노디스크의 매출을 보면 위고비는 173억400만 덴마크 크로네(약 3조4146억 원)로 전년 동기(약 1조9045억 원) 대비 79%가 늘었다. 반면 삭센다는 같은 기간 매출 14억9700만 크로네(약 2956억 원)로 전년 동기(약 5146억 원) 대비 43%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환자들이 삭센다보다 위고비를 선호하는 배경에 체중 감량 효과의 차이도 있지만, 투약 편의성도 한몫했다고 보고 있다. 직접 주사를 투여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 만큼 투약 주기가 길어진 것이 환자의 편의를 크게 개선했다는 것이다.

후발 주자들 역시 투약 주기를 더 늘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인 암젠은 월 1회 투여가 가능한 비만 치료 후보 물질 ‘마리타이드’를 개발 중이다.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암젠은 비만 또는 과체중인 성인 592명을 대상으로 한 마리타이드 임상 2상 결과 평균 14.5%의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암젠은 임상 2상 결과를 긍정적이라고 판단하고 임상 3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투약 주기를 늘리는 대신 먹는 방식의 경구용 비만 치료제를 개발 중인 곳도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글로벌데이터는 현재 개발되고 있는 경구용 비만 치료제는 63개라고 밝혔다.

화이자는 올해 7월 경구용 GLP-1 비만 치료 후보물질인 ‘다누글리프론’ 개발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앞서 화이자는 다누글리프론의 임상을 2상까지 진행했었지만 구역감 등 부작용 문제로 개발 중단을 결정한 바 있다. 당시 1일 2회 복용을 1일 1회로 변경해 다시 임상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항서제약이 경구용 비만 치료 후보물질인 ‘HRS-9531’을 개발해 임상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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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 젭바운드 등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비만 치료제의 부작용을 보완하는 방식을 택한 곳들도 있다.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는 식욕을 억제해 칼로리 섭취를 줄이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지방은 효과적으로 빠지지만 지방과 함께 근육이 빠지는 것이 문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근감소증 치료 후보물질과 기존의 비만 치료제를 병용 투여하는 방식이 시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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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수성 근위축증 치료 후보물질 ‘RG6237’을 개발 중인 로슈는 지난해 미국의 바이오 기업 카모트세러퓨틱스를 31억 달러(약 4조3416억 원)에 인수했다. 카모트세러퓨틱스는 GLP-1 계열의 비만 치료 후보물질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시장에서는 로슈가 GLP-1 치료제와 RG6237의 병용 투여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리제네론 역시 근감소증 치료 후보물질 ‘트레보그루맙’과 ‘가레토스맙’을 위고비와 함께 투여하는 것에 대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GLP-1과 전혀 다른 접근법도 있다. 우리 몸은 들어오는 음식량이 적어지면 ‘비상사태’라고 인식해 몸에 영양분을 비축하기 시작한다. 자칫 살을 빼려다가 살이 찌기 쉬운 몸으로 변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일부 바이오 기업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들어오는 에너지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를 더 많이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약물을 찾아나섰다.

미국의 리버스파마슈티컬스가 개발 중인 ‘HU6’가 이에 해당한다. 몸속 세포에는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가 존재한다. 미토콘드리아는 여러 과정을 거쳐 생체 에너지인 ATP를 만들어내는데 이 과정을 방해하는 단백질이 있다. 이 단백질이 있으면 에너지 대신 열을 생성해낸다. 에너지를 만들기는커녕 에너지를 쓰게 된다. 즉, 힘들이지 않고 운동하는 효과를 내는 셈이다. 리버스파마슈티컬스는 HU6의 임상 2상에서 복용 3개월 뒤 약 3.4kg 이상의 체중 감량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 중 약 87%에 해당하는 2.95kg이 지방이었다.

특허 만료 2년 앞둔 위고비… 대상 질환 확대 등 대비책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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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 주자들의 추격에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 역시 다양한 전략으로 방어에 나섰다. 특히 노보노디스크의 경우 위고비의 핵심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가 거대 시장인 중국과 인도에서 2026년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 위고비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가 최소 15개 이상 개발되고 있다.

삭센다의 주요 물질인 리라글루타이드는 이미 특허가 만료돼 중국에서는 화동제약의 ‘릴루핑’, 베네매제약의 ‘페이수메이’ 등 2개의 바이오시밀러가 판매되고 있다. 인도에서도 글렌마크제약의 ‘리라핏’이 승인됐다. 리라핏의 가격은 하루에 약 100루피(약 1657원) 수준으로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70%가량 저렴하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노보노디스크는 기존 비만 치료제는 대상 질환(적응증)을 확대하고, 경구용 치료제 개발에도 투자하고 있다. 현재 위고비는 심혈관 질환, 심부전, 만성 콩팥병, 말초동맥질환,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알츠하이머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 중 심혈관 질환에 대해서는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을 받았다. 일라이릴리 역시 젭바운드의 적응증 확장을 위해 폐쇄성 무호흡증, 심혈관 질환, 심부전, NASH에 대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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