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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 (토)

이슈 세계 속의 북한

트럼프 “김정은 잘 안다” 협상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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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개입으로 우크라 전쟁을 끝내기 더 복잡”

한국 외교 활동 현재 중단 상태… 한국 패싱 우려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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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2일 “북한의 개입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가 더 복잡해졌다”면서도 “나는 김정은과 매우 잘 지냈고 그가 제대로 상대해 본 유일한 사람”이라고 했다. 김정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이를 바탕으로 미·북 직접 대화를 시도할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대선 캠페인 중 김정은과의 대화 가능성을 종종 시사해온 트럼프가 당선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련된 북한의 역할을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의 여파로 한국 정부의 외교 활동이 사실상 멈춰 있어 외교가에선 ‘한국 패싱(한국을 끼지 않은 미·북 대화)’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통령 출국금지 등으로 외교권에 공백이 생겼는데 외교 비상사태라고 생각하나’(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의원)라는 질문을 받고 “심각한 대미지(피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날 공개된 시사 주간지 타임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를 포기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북한의 개입은 전쟁을 매우 복잡하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이 되었다. 난 합의에 도달하고 싶고 합의에 도달하는 유일한 방법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김정은을 알고 그와 매우 잘 지낸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첫 임기 때 김정은과 세 차례 만났는데, 2기 때도 직접 만나 대화할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북한은 러시아에 1만명 넘게 파병하고 포탄 등 무기를 제공한 대가로 핵개발과 관련한 군사기술을 전수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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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이슬람 무장 단체) 전쟁을 언급하며 “난 두 개의 주요 전선(戰線)을 보고 있다”며 전쟁을 신속히 끝내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전쟁이) 각각 또는 둘 다 끝나거나 어쩌면 동시에 끝날 경우 우리는 다시 마주 앉을 것이다. 내가 얼마나 좋은 일을 했는지 당신에게 보여주겠다”라고 했다. 이어 “북한의 개입은 문제를 매우 복잡하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이라고 했는데, 이는 자신이 김정은과의 친분을 활용해 복잡한 문제를 풀어 전쟁을 끝내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가 조 바이든 정부 허가를 받아 최근 미국이 지원한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상황에 대해 “중대한 확전(擴戰) 행위이고 어리석은 결정”이라며 비난했다.

트럼프는 대선 캠페인 내내 “김정은도 내가 돌아오길 기다리며 보고 싶어할 것” “핵무기를 많이 가진 사람과 잘 지내면 좋은 일”이라며 친분을 과시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가 북한과 어떤 방식으로 관계 설정을 하고 미·북 대화를 재개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이터는 지난달 26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정권 인수팀이 김정은과의 직접 대화를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트럼프 측은) 이런 새로운 외교 노력을 통해 북한과의 무력 충돌 위험을 줄이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첫 임기 때 대북 협상 실무에 깊이 관여했던 앨릭스 웡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수석 부보좌관에 지명했다.

트럼프는 이날 대선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했는지를 묻자 “말해줄 수 없다”고 했다. 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하마스와 언제 휴전할지 약속했는지 묻자 “말하고 싶지 않다”면서 “그가 나를 매우 신뢰하고, 내가 이 전쟁을 끝내기를 원한다는 사실을 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국으로 병존하는, 이른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해왔다. 그는 “나는 우리가 평화를 얻기 위해 할 수 있는 어떤 해법이든 지지한다”며 “정의로울 뿐 아니라 항구적인 평화를 얻는 데 필요한 무엇이든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또 임기 중 이란과 전쟁할 확률을 묻자 “매우 불안한 상황이다. 무엇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달 25일 트럼프의 플로리다주(州) 마러라고 자택에서 진행됐다. 타임은 12일 트럼프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고 발표하며 인터뷰 전문(全文)을 공개했다. “매해 인물 선정이 어려웠지만 2024년엔 어렵지 않았다. 2015년 트럼프가 대선에 출마한 이래 어쩌면 그보다 정치·역사의 향배를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한 개인은 없었다”는 설명을 붙였다. 이어 “가장 광신적인 지지자부터 가장 신랄한 비평가들까지, 우리는 모두 ‘트럼프 시대’에 산다. 트럼프는 다시 한번 세상의 중심에 있으며 그의 입지는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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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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