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중도 민주운동(MoDem) 대표 프랑수아 베이루(왼쪽)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랑스 대통령실(엘리제궁)은 13일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수아 베이루를 총리로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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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3일 새 총리로 프랑수아 바이루 민주운동(MoDem) 대표를 임명했다. 최근 의회에서 불신임돼 사임한 미셸 바르니에 총리의 후임이다. 민주운동은 마크롱 대통령을 지지하는 중도 성향의 정당이다. 마크롱이 이번에도 범여권 인물을 총리로 지명하자, 최대 야당 좌파연합(NFP)내 극좌파는 즉각 “새 총리도 불신임하겠다”고 위협하고 나섰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통령실(엘리제궁) 성명을 통해 “바이루 대표를 총리로 임명하고, 새 정부 구성의 임무를 맡겼다”고 밝혔다. 앞서 프랑스 의회는 지난 4일 야당인 좌파 연합이 발의한 바르니에 총리 불신임안을 전격 통과시켰다. 재정 적자 해결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400억유로(약 60조원) 규모의 증세와 긴축 예산안을 놓고 여·야가 대치하다, 정부가 헌법 43조 9항(정부 단독 입법)을 발동하자 야당이 이에 반발하며 벌어진 일이었다.
프랑스는 대통령제와 의원 내각제의 요소가 혼합된 이원집정부제 국가다. 대통령은 국방과 외교를 주로 챙기면서 총리가 경제·사회 정책을 이끈다. 총리는 대통령에 의해 임명되지만, 의회는 총리와 내각(정부)에 대한 불신임권으로 이를 견제한다. 대통령은 이에 맞서 총선 1년 후부터 의회를 해산할 권한을 갖는다.
바이루 신임 총리는 마크롱이 2017년 대선에서 첫 당선된 직후부터 그를 지지해 온 오랜 우군이다. 2002년과 2007년, 2012년 대선 후보로도 나선 적이 있다. 마크롱 대통령의 첫 법무장관으로 임명됐으나, 의회 보좌관 허위 채용 의혹으로 사임했다가 올해 초 무죄 판결을 받아 오명을 털어냈다.
바이루 총리가 앞으로 무사히 안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좌파 연합내 극좌파인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는 이날 바로 “바이루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내겠다”고 선언했다. 야권 내 최대 세력인 좌파 연합(180여석)은 지난 7월 총선 승리 이후 줄기차게 “좌파 정당 출신을 총리에 앉히라”고 요구해 왔다.
마크롱은 이에 “나라를 극우·극좌의 손에 넘길 수 없다”며 정국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범여권 인물을 계속 총리로 밀어왔다. 현재 좌파 연합내 사회당과 극우 국민연합(RN)은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르피가로와 르몽드 등 프랑스 주요 매체들은 “당장 내각 구성부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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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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