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지난 시즌 울버햄튼 원더러스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던 황희찬이 1월 겨울 이적시장을 앞두고 이적설에 휘말렸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11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황희찬은 2025년 여러 구단들의 영입 명단에 남아 있다"라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출신 로마노 기자는 축구 팬들 사이에서 SNS 등을 통해 활발히 활동하며 각종 클럽과 선수들의 이적설 및 인터뷰를 보도하는 언론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 선수의 이적 및 재계약이 확정된 거 같으면 '히어 위 고(Here we go)'라는 문구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황희찬이 지난여름 울버햄튼이 그를 '언터쳐블'한 선수로 보고 지키기 위해 올랭피크 마르세유(프랑스)의 2500만 유로(약 376억원) 이적료 제안을 거절한 뒤 2025년 여러 구단들의 영입 명단에 남아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황희찬에 대한 관심은 유효하며 울버햄튼은 이번 시즌 개리 오닐 감독 체제에서 복잡한 상황에 있다"라며 황희찬이 매물로 등장할 거라고 내다봤다.
황희찬은 최근 갑작스럽게 매각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루머에 휩싸였다. 황희찬이 이번 시즌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황희찬을 적극 신뢰하는 울버햄튼의 사령탑 게리 오닐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인한 경질 압박에 시달리면서다.
울버햄튼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15경기에서 단 2승(3무 10패)을 거두는 데 그쳤다. 개막 후 오랜 기간 승리가 없었던 울버햄튼은 지난달 사우샘프턴전 승리를 통해 길었던 무승 기록을 깼고, 이어진 풀럼전에서도 승리하면서 2연승에 성공했으나 이후 또다시 3연패를 당하면서 내리막을 걷고 있다.
울버햄튼 현 순위는 강등권인 19위. 승점은 9점으로 바로 윗층인 18위 입스위치 타운과 동률이다. 17위 크리스털 팰리스(승점 13)나 16위 레스터 시티, 15위 에버턴(이상 승점 14)과의 승점 차이가 크지 않아 아직 강등권을 탈출할 여지는 남아 있으나 최근 흐름이 굉장히 나빠 낙관적으로 전망되지는 않는다.
부진한 성적 탓에 사령탑도 경질설에 중심에 섰다. 오닐 감독을 신뢰하던 팬들도 이제 야유를 퍼붓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 울버햄튼을 중위권으로 이끈 오닐 감독이지만 이번 시즌에는 성적 부진의 책임을 피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오닐 감독의 거취가 불분명해지면서 황희찬의 미래 역시 불투명해지고 있다.
몰리뉴는 최근 "울버햄튼의 부진은 지난 시즌 고점에 도달했던 황희찬의 급격한 폼 저하와 관련이 있다"며 "황희찬은 지난 시즌 오닐 감독이 자랑하는 가장 강력한 공격수 중 하나로 12월까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면서 마테우스 쿠냐와 치명적인 파트너십을 구성했다. 1년이 지난 지금 그는 이번 시즌 11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하며 울버햄튼 커리어에서 최악의 모습을 보이는 중"이라고 했다.
황희찬은 지난 2023-2024시즌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찍으며 많은 유럽 팀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 시즌 그는 유럽 빅리그에서 처음으로 리그 두 자릿수 득점(12골)을 터뜨리며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2023년 12월엔 리그에서 활약이 두드러지자 울버햄튼이 황희찬과 2028년 여름까지 장기 재계약을 맺기도 했다. 그만큼 구단은 황희찬에 대한 신뢰가 컸다.
하지만 올시즌은 다르다. 황희찬은 리그 9경기 중 단 2경기만 선발 출장했고 아직까지 득점이 없다. 10월에는 요르단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 개최)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3차전 원정 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이어진 리그 4경기에 결장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 황희찬과 마테우스 쿠냐를 중심으로 한 투톱 전술을 잘 활용했던 오닐 감독은 장신 공격수 외르겐 스트란드 라르센을 영입해 중용하면서 황희찬이 벤치로 밀렸다.
황희찬은 11월에 복귀전을 치렀지만, 여전히 벤치를 달구고 있다. 그의 리그 출전 시간은 단 295분에 불과한 상황. 출전 시간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황희찬의 이적설이 불거졌다.
또 잔류를 노리는 울버햄튼은 반등을 위해 겨울 이적시장에서 전력 보강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고, 영입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출전 시간이 확연히 줄어든 황희찬을 이적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마침 로마노 기자가 황희찬을 주시하는 클럽이 많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지난 여름 이적시장 때 황희찬 영입을 추진했던 프랑스 명문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가 다시 한번 황희찬의 차기 행선지 중 하나로 떠올랐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황희찬은 마르세유의 러브콜을 받았다. 당시 마르세유를 이끌던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이 구단에 황희찬 영입을 요청했고, 이를 위해 황희찬에게 연락해 직접 설득하기까지 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황희찬은 "이번 여름에 큰 결정을 내려야 했다"라며 "마르세유가 내게 제안을 했고, 난 오닐 감독과 여러 번 통화했다. 데 제르비는 거의 매일 내게 전화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황희찬은 오닐 감독의 설득에 마르세유 이적 대신 울버햄프턴 잔류를 택했다. 그는 "난 (게리 오닐)감독님을 신뢰했다. 그는 내가 매우 중요한 선수라고 말했고, 이는 내게 믿음을 줬다"라며 "오닐 감독이 그렇게 말한 후 난 울버햄프턴에 남아 모든 걸 바칠 거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새 시즌 개막 후 예상과 달리 황희찬의 출전 기회가 크게 줄면서 마르세유가 다시 한번 황희찬을 노릴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프랑스 '르10스포츠'도 "울브스는 황희찬이 마르세유로 떠나는 걸 반대했지만 파블로 롱고리아(마르세유 회장)와 메흐디 베나티아(마르세유 고문)는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로마노의 소식통을 믿는다면 마르세유 사무실엔 여전히 황희찬 파일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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