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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 (토)

여인형 구속영장에 "우원식·이재명·한동훈 최우선 체포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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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체포 및 선관위 침투 지시 혐의
"윤석열과 공모해 '위헌적 포고령 작성'"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어 '2호 영장'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체포 '조사 불응'
한국일보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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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불법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13일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여 전 사령관은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군경 투입 작전의 핵심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검찰은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이 임박하자 여 전 사령관이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를 최우선 체포하라'는 지시를 내린 정황을 영장에 적시했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이날 여 전 사령관에게 내란 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현역 군인 신분인 만큼 특수본에 파견된 군검사가 중앙군사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구속)에 이어 검찰의 두 번째 구속영장 청구다.

형법 87조는 내란죄에 대해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당 조항 1호에선 우두머리(수괴), 2호는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 임무에 종사한 자를 규정하고 있다. 검찰은 여 전 사령관을 내란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 등의 임무를 맡은 '2호' 중요임무종사자로 분류했다. 그의 상관인 김 전 장관도 같은 혐의로 구속됐다.

여 전 사령관은 3일 밤 계엄 선포 후 김 전 장관 지휘에 따라 계엄군을 국회와 선관위에 투입하는 작전에 두루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여 전 사령관의 혐의 중에서 내란죄 구성요건인 '국헌문란 목적'을 규명하기 위해 '정치인 체포 지시'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정황도 상당 부분 드러난 상태다. 체포 대상자들을 수감할 구금시설 준비 명령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고, 체포 대상 명단을 '장관 지시'라며 부하에게 전달한 의혹도 제기됐다.

특수본은 구속영장 청구서에 "(여 전 사령관이) 계엄령 선포 직후 김대우 방첩사 수사단장에게 14명의 명단을 불러주며 '이들을 신속히 체포해 수도방위사령부 구금시설로 이동시키라'고 지시했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았다. 14명의 명단은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조해주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이학영 국회부의장,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 김민웅 촛불행동 대표, 김명수 전 대법원장,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권순일 전 대법관이다.

국회의 계엄 해제 시도를 무력화하려는 정황도 영장에 담겼다. 4일 자정이 넘어 의원들이 점점 모여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 의결이 임박해지자, 여 전 사령관은 (의결 20분 전인) 0시 40분에 김 단장에게 거듭 전화해 우 의장과 이 대표, 한 대표 등 3명을 최우선적으로 체포하라고 지시했다.


검찰은 또 여 사령관이 윤 대통령, 김 전 장관 등과 공모해 '위헌적 포고령'을 작성했다고 봤다. 영장에는 "(이들이 공모해) 의회제도와 권력분립제도를 제한하거나 국가기관 기능을 정지하고 언론, 집회결사의 자유 등을 제한하거나 침해하는 내용의 포고령 1호를 발령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검찰은 여 전 사령관을 10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여 전 사령관은 검찰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올해 4월 총선 이후부터 '계엄'을 언급했지만, 자신은 만류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검찰은 비상계엄 해제 직후 그가 "체포 명단을 폐기하라"고 지시한 정황을 포착하고 구속영장 청구서에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로 적시했다. 그러나 여 전 사령관 측은 검찰 조사에서 폐기 지시를 한 적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 전 사령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14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용산구 중앙군사법원에서 열린다. 여 전 사령관은 참석을 포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입장문을 내고 "심문에 응하는 것은 국민과 저희 부하 직원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저의 판단, 행위와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그에 대한 법적 책임을 온전히 지겠다"고 전했다.

한편 검찰 특수본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에 대한 체포영장을 법원에서 발부받아 이날 집행했다. 그가 조사에 불응해 강제구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사령관은 계엄 선포 당일 국회에 병력을 보냈으며, 방첩사 소속 체포조가 국회의원 등을 체포한 뒤 수방사의 'B1 벙커'에 수감하려 계획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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