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13일) 국회에서는 12·3 내란 사태에 대해 따지는 긴급현안질의도 열렸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 출석한 장관들이 계엄 당일 선포 직전 열린 국무회의 때 상황을 생생하게 증언했습니다. 제대로 된 토론도 없었고, 아무리 만류를 해도 윤석열 대통령이 "내 판단"이라며 독단적으로 계엄을 밀어붙였다는 겁니다.
강나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2월 3일 밤 9시, 대통령 집무실에 도착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
조 장관은 대통령으로부터 비상계엄을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고 했습니다.
[조태열/외교부 장관 (국회 긴급 현안질의) : 너덧 분 국무위원들이 미리 와 계셨고요. 앉자마자 '비상계엄 선포를 할 생각이다'라고 대통령님이 저에게 말씀하시면서 종이 한 장을 주셨습니다.]
바로 반대 의견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조태열/외교부 장관 : 여러 차례에 걸쳐서 '외교적 파장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지난 70년 쌓아 올린 모든 성취를 한꺼번에 무너뜨릴 수도 있을 만큼 심각한 사안이니 재고해 주십시오'를 거듭 요청드렸습니다. '이건 나의 판단에서 하는 거다'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으셨습니다.]
윤 대통령은 조 장관을 집무실에서 내보냈습니다.
이후 접견실에 함께 있던 한덕수 총리가 다시 대통령을 만나 "다른 국무위원들 의견을 들어봐야 하지 않냐"고 건의했습니다.
그제서야 대통령실은 연락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국무회의를 소집하려면 최소 11명의 위원이 필요한데, 애초 제대로 소집할 뜻도 없었던 겁니다.
[조태열/외교부 장관 : 한 사람씩 연락해서 20~30분 사이에 여러 위원이 도착했는데 다 시시각각 다른 시간에 도착했기 때문에 거기서 회의를 열고 토론을 할 환경이 아니었습니다.]
반대 의견을 내기 위해 여러 명이 집무실에 드나들었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조태열/외교부 장관 : (총리에 이어) 경제부총리 들어갔다 오셨고 정진석 비서실장 들어갔다 오셨고 상황이 다 이미 종료된, 급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은 더 이상 무를 수 없다면서 발표하러 나가셨습니다.]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막을 수 있었던 마지막 보루인 국무회의는 이렇게 5분도 채 안 돼 끝났습니다.
[영상취재 박재현 김영묵 / 영상편집 임인수]
강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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