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6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중장 진급·보직 신고 및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서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에게 삼정검 수치를 수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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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내란사태 피의자인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이 구속영장실질심사를 포기했다. 여 사령관은 “부대원 한 명 한 명 손을 잡고 무릎 꿇고 사죄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 사령관은 13일 국방부 기자단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지휘관인 저를 믿고 명령을 따른 부하들에게 씻을 수 없는 어려움을 초래한데 대하여도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며 구속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여 사령관은 비상계엄 당시 국가정보원과 경찰 등에 체포 대상자 명단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그는 윤 대통령 출신 고등학교(서울 충암고) 선후배들로 꾸려진 ‘충암파’ 중 한 명으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함께 이번 내란 실행을 주도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여 사령관은 “지난 12월3일 (김 전) 장관의 명을 받고, 명령을 이행해야 한다는 의무감과 이로 인하여 빚어질 제반 결과 사이에 심각하게 고민했으나, 결국 군인으로서, 지휘관으로서 명령을 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의 판단, 행위와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그에 대한 법적 책임을 온전히 지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저를 믿고 비록 수동적으로나마 명령을 이행해야만 했던 부하들은 최대한의 선처와 관용을 베풀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여 사령관은 이와 관련해 “저의 구속 필요성을 두고 심문에 응하는 것은 국민과 저희 부하 직원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이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 1988년 이래 걸어 온 군인으로서의 명예로운 길에 크나 큰 오점을 남기고, 이런 모습을 보이게 되어 국민 여러분과 저희 부대원들, 그리고 가족에게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앞으로 역사와 현실의 법정에서 제 행동과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겠으며, 늘 그래왔던 것처럼 조국의 발전을 위하여 기도하며 마음으로나마 국민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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