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포르쉐 도난" 허위신고해 보험금 4억원 챙긴 연인

외제차 숨긴 뒤 도난 당했다고 거짓말

고의 사고 낸 뒤 보험금 1억원 받기도

마세라티·포르쉐 등 자신의 고급 외제 차를 숨긴 뒤 도난당했다고 허위 신고해 보험금 4억5000만원을 챙긴 연인이 검찰에 넘겨졌다.

13일 연합뉴스는 이날 부산 부산진경찰서가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50대 A씨와 30대 B씨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보도했다. 연인 관계인 이들은 자신 소유의 고급 외제 차 2대를 도난당했다고 허위로 신고하고 고의로 사고를 내는 등 수법으로 보험금 총 4억5000만원가량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범행에 사용한 A씨의 마세라티 차량. 부산 부산진경찰서 제공, 연합뉴스

2019년 A씨는 B씨와 공모해 마세라티 차량을 제주공항 인근 인적이 드문 장소에 숨겨놓고, 차량을 도난당했다고 신고했다. 이후 그는 마세라티 차량에 다른 차량의 번호판을 부착해 차량을 제주도에서 부산으로 가져왔다. A씨는 도난 보험금을 청구해 1억4000만원가량을 받았다. 또 지난해 2월에는 울산 울주군에서 동일한 수법으로 포르쉐 차량을 도난당했다고 신고해 보험금 2억원가량을 받아 챙겼다.

경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앞서 이들은 또 다른 차량의 번호판을 분실했다고 신고하기도 했는데, 신고로 말소된 번호판을 도난 허위 신고한 마세라티, 포르쉐 차량에 부착하고 다녔다"고 전했다.

이들은 지난 10월에는 고의 사고를 내기도 했다. 당시 A씨와 B씨는 울산 울주군 편도 4차로 도로에서 또 다른 마세라티 차량으로 도롯가에 있는 연석을 고의로 부딪치는 사고를 내 1억1000만원가량의 보험금을 추가로 받아냈다. 경찰은 불법 주차에 단속된 이들의 차량이 무등록 차량이라는 신고를 받아 추가 수사 끝에 보험사기 정황을 파악해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처음에 범행을 부인하던 A씨는 경찰이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등을 종합해 추궁하자 결국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경찰통계연보에 나타난 보험사기특별방지법 위반 발생 건수는 2959건이며, 검거 건수는 2658건이다. 발생 대비 건수 검거 건수는 89.8%이고 검거 인원은 8041명이었다. 이처럼 보험사기가 기승을 부리자 지난달 금감원과 보험권은 지난 8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시행 이후 4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하고, 혐의점이 있다고 판단된 380여명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

피의자들은 인터넷 카페 등에서 'OO(지역명) 공격수 구합니다' 등 제목으로 글을 올려 고의사고 공모자를 구했다. 이후 메신저에서 "최근 작업한 보험사는 힘든데 보험사가 어디냐", "뒤쿵 말고 앞에 박을 수 있나", "여태까지 작업 3번 다 깔끔하게 하루에 끝내서 돈 입금했다" 등으로 자동차 보험사기를 알선·유인했다.

보험사기특별법 개정으로 보험사기 알선·유인·권유·광고행위가 금지되고, 이를 위반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 처벌이 가능하다. 금감원은 특별법 시행 이전 보험사기 가담자를 모집하는 광고글은 월평균 수백여건이 게시됐지만, 특별법 시행 이후 월평균 10여건 이하로 감소했다고 전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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