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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 (토)

AI가 채색 도와주고 만화 추천… 제작·서비스 고도화하는 웹툰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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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네이버웹툰의 알아서딱!./네이버웹툰 제공



웹툰업계에도 인공지능(AI)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AI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스케치 맥락에 맞게 채색을 도와주는가 하면 독자의 선호에 맞게 웹툰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도 나오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웹툰 시장에서 AI를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한 곳은 네이버웹툰이다. 네이버웹툰은 2022년 웹툰 AI팀을 테크 조직에서 별도로 분리해 웹툰, 웹소설 등 콘텐츠 도메인의 AI를 연구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채색을 도와주는 ‘웹툰 AI 페인터’를 개발했다. AI는 네이버웹툰의 1500여 작품과 30만장의 이미지를 학습해 창작자들의 수작업을 터치 한 번으로 스케치 맥락에 맞게 채색해준다.

웹툰 AI 스타트업들도 작가들의 화풍을 학습해 작업을 효율화하고 있다. 라이언로켓은 웹툰 특화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한 생성형 AI ‘젠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열 컷의 이미지로 캐릭터를 학습해 기획부터 제작까지 지원하며 특정 공정만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크림 역시 AI 기반 웹툰 제작 도구 ‘에이드(AiD)’를 통해 작가의 스타일을 학습하고 맞춤형 이미지를 생성해준다. 레이어 분리 기술로 스케치, 선화, 채색 등 단계별 이미지 생성이 가능하다. 다섯 컷만으로도 작가의 의도를 반영할 수 있다.

오노마AI는 웹툰 제작 엔진 ‘투툰’을 통해 AI로 웹툰을 제작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공개된 1000만장 이상 이미지 데이터를 학습에 활용해 저작권 문제를 최소화했다. 내러티브 생성 툴 ‘패뷸레이터’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세계관과 등장인물을 설정해 주고 시놉시스를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작성한다. 장소·시간·분위기 정보를 포함해 장면을 설명하고 이미지화를 고려해 풀샷·클로즈업 등 구도와 대사를 생성한다. 이렇게 만든 캐릭터를 ‘아티팩스’에 입력한 뒤 장면 각도, 감정, 샷 등을 선택하면 이미지가 제작된다.

웹툰 플랫폼은 AI로 맞춤형 작품을 추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6월부터 네이버웹툰 애플리케이션(앱) 진입 시 나타나는 작품 노출 순서의 기본값을 ‘인기순’ 정렬에서 ‘AI 큐레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알아서 딱!’ 정렬로 변경했다. ‘AI 큐레이터’는 딥러닝과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네이버웹툰이 자체 개발한 콘텐츠 추천 기술이다. 웹툰 콘텐츠 추천에 특화돼 개인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추천할 가능성을 높였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4월부터 AI 큐레이팅 서비스 ‘헬릭스 큐레이션’을 카카오페이지에 적용했다. ‘헬릭스 큐레이션’은 열람 기록과 취향을 분석해 추천 작품을 홈 화면에 띄워 주는 서비스다. 이에 카카오페이지에 접속하는 이용자들은 서로 다른 작품 홈 화면을 접하게 된다. AI가 원하는 작품을 맞춰 보여주기에 새로운 작품을 찾기 위한 과정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AI는 웹툰의 창작과 추천에서 나아가 불법유통도 막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2017년부터 AI기반 모니터링 기술 ‘툰레이더’를 활용하고 있다. 웹툰 이미지에 보이지 않는 사용자 식별 정보를 넣어 최초 불법 유출자를 파악하고 해당 계정을 즉시 차단하는 방식이다. 네이버웹툰은 ‘툰레이더’를 통해 지난 11월 말 기준 약 220개(작년 150여 개·올해 70여 개) 불법 웹툰 사이트를 중단했다.

AI가 웹툰업계에서 존재감을 높이는 가운데 긍정적, 부정적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실시한 웹툰 실태조사에 따르면 향후 웹툰 제작 과정에 AI를 활용하려는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의향 있음’은 41.2%,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49.7%, ‘의향 없음’은 9.1%를 차지했다. 작가들의 AI 도구 활용 의향은 ‘의향 있음’은 36.1%, ‘의향 없음’은 35.1%로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작가들은 맞춤형 웹툰 추천이나 불법유통 차단, 창작 지원 등 업무에서는 AI 활용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웹툰업계 관계자는 “실제 과업에 시달리는 웹툰 작가 특성상 AI 활용도를 높이려는 니즈가 크다”며 “AI가 채색 등을 도우면 작가는 스토리를 짜고 연출을 하는 메인 창작 영역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창작자와 이용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AI 기술 적용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정 기자(revis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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