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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 (토)

유럽의 반도체 백화점 ST마이크로, 車·AI 칩 전문 기업으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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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이탈리아 남부 카타니아에 위치한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생산 공장./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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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종합반도체기업(IDM) 중 하나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자동차와 인공지능(AI) 분야에 초점을 맞춘 신제품을 쏟아내며 피보팅(pivoting·사업 방향 전환)에 나서고 있다. 전력, 센서, 아날로그 등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칩을 다뤄 반도체 백화점으로도 불리는 ST는 AI와 자동차 시장을 양대 성장 동력으로 삼아 유럽 기업 중에서 가장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고 있다.

최근 ST는 자동차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분야에서 ‘스텔라’ 시리즈를 양산하며 점점 디지털화하는 자동차 고객사 공급을 늘리는 한편 최근에는 AI 처리 성능을 600배 높인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탑재한 엣지용 칩을 공개하며 ‘온디바이스 AI(서버 연결 없이 AI 기능을 수행하는 디바이스)’ 분야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T는 차량 제품 자격을 승인받은 최첨단 스텔라 P, G 시리즈를 조만간 대량 양산에 나설 예정이며 유럽, 아시아의 주요 차량 업체들에 공급할 계획이다. 스텔라 시리즈는 경쟁사인 NXP, 인피니언, 르네사스 등과 달리 ARM 기반 설계로 데이터 가상화 기술을 지원하고, 업계 최대 수준 용량의 비휘발성 메모리를 탑재했다. 점점 디지털화 되어가는 자동차에 가장 최적화한 완성형 MCU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MCU는 특정 기계장치나 전자장치의 제어를 위해 하나의 칩에 중앙처리장치(CPU)와 관련 모듈을 집적시킨 시스템 반도체다. 전자제품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반도체로, 단순 기능부터 특수 기능에 이르기까지 제품의 다양한 특성을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ST는 자동차를 비롯해 CCTV, 컴퓨터 비전, 음향 분석 등 다양한 엣지(edge) 디바이스에 탑재되는 MCU를 잇달아 시장에 내놓고 있다.

ST는 특히 자동차 시장에서 기존의 강자인 인피니언, NXP, 르네사스보다 발빠르게 시장 확대에 대처해나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차량용 MCU 시장은 2023년 약 130억달러 규모를 기록했으며, 2024년부터 연평균 성장률(CAGR) 8%를 기록해 2032년까지 250억달러로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ST는 자동차뿐 아니라 온디바이스 AI에 특화한 STM32N6을 최근 출시했다. 엣지 기기에 특화한 이 칩의 추론 성능은 일반적인 엣지 기기의 MCU 대비 AI 처리 대비 600배 성능을 높였다. 신제품은 신경망처리장치(NPU) ‘뉴럴-ART 가속기’를 탑재하고 MCU 업계에선 최대 용량인 4.2MB의 메모리를 추가했다.

ST는 “MCU 분야에서 가속 머신러닝 기능을 통합한 칩은 STM32N6가 최초”라며 “비용, 전력소모에 민감한 소비자·산업용 엣지 인공지능(AI) 제품에서 컴퓨터 비전, 오디오 프로세싱, 사운드 분석, 기타 알고리즘을 활용한 고성능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T의 공세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SW)와 고객사 생태계 강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ST는 지난 6월 온디바이스 AI 구현을 간소화하고 빠른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툴, 소프트웨어, 전문지식을 결합한 ‘ST 엣지 AI 스위트(ST Edge AI Suite)’를 공개했다. 또 머신러닝 라이브러리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나노엣지 AI 스튜디오(NanoEdge AI Studio), 스텔라 스튜디오(Stellar Studio) 등의 솔루션을 무료로 배포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편 ST마이크로는 수요 확대에 발맞춰 생산 능력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이탈리아 등에서 생산능력을 2배 이상 확대할 수 있도록 300㎜ 웨이퍼 양산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와 협업 중인 18나노 기반의 신제품도 연내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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