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단체 예약 줄줄이 취소
편의점 식음료·핫팩 등 불티
11일 오후 6시께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인근 유명 고깃집이 텅 비어 있는 모습. /이하린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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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하린 인턴기자] "대통령을 고소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11일 오후 6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인근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50대 자영업자 A 씨가 불만을 토로했다. 평소라면 국회 관계자와 인근 기업체 손님들로 북적였을 시간이지만, 자리는 텅 비어 있다. 의자에 앉은 종업원은 스마트폰 화면만 바라보고 있다. 국회 앞에서 연일 진행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영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는지 묻자, A 씨는 "하루에도 예약 손님이 50명 가까이 취소된다"며 "비상계엄 여파로 식당 예약 취소가 잦아지면서 영업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보다 경기가 더 안 좋아졌는데 예약 취소가 많아져 매출이 바닥"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많은 소상공인은 매출 감소로 인한 생계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12일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사흘간 전국 소상공인 16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에서 응답자의 88.4%가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소상공인 중 36%는 '매출이 반토막 났다'고 답했다.
국회 인근 편의점에 발주량이 급증하면서 선반 위에 컵라면 박스가 쌓여 있다. /이하린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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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같은 시각 국회 인근 편의점에서는 아르바이트생들은 삼각김밥이나 핫팩, 음료 등의 상품을 가득 채우느라 분주했다. 국회에서 135m거리에 있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C 씨는 "대규모 집회가 있었던 지난 주말엔 평소 대비 3배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고 발주는 4배 이상 증가했다"며 "평소에는 많아봐야 한 번에 5명 정도 오는데 집회날엔 한 번에 20명씩 몰려 길게 줄을 서야했다"고 말했다. 그는 "매장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아 혼자 감당할 수 없어서 아는 분 도움을 받아서 겨우 해결했다"고 말했다.
100만명(민주노총 추산)의 집회 인원이 몰렸던 지난 7일, 국회 인근 한 편의점에는 끼니를 때우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100리터 용량의 쓰레기통 3개가 금세 가득 차 주변으로 쓰레기가 쌓이기도 했다. 그날 여자친구와 함께 시위에 참여한 이 모(28) 씨는 "국회 앞 편의점에 사람이 너무 많아 줄이 입구까지 길게 늘어섰다"며 "인근 편의점 5곳을 돌아다닌 끝에야 국회와 조금 떨어진 곳에서 겨우 컵밥을 사 먹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위 사진)11일 오후 8시께 대규모 집회로 인해 국민의힘 당사 골목에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반면 근처 식당가 거리는 한산한 모습이다. /이하린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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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국회대로 골목에 모여 시위를 이어가며 소음과 혼잡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국회 앞 식당가에 오는 손님들이 크게 줄었다. 이자카야를 운영하는 아크 여의도점 대표 음원진(29) 씨는 "가게 주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보니 다들 퇴근하고 일찍 집에 들어가는 것 같다"며 "걸어서 오는 손님이 많이 줄어 매출이 25% 정도 감소했을 정도로 타격이 크다"고 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연말 대목인 '송년 특수'가 실종되면서 소상공인들이 매출 하락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정치적 불확실한 상황이 조속하게 해소돼 매출 정상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또 "정부와 정치권은 소상공인 사업장 소득공제율 확대, 세금 신고 및 납부 유예 등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송년회와 같은 연말 행사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underwat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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