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2011년에 유해 발굴…유전자 검사로 신원 확인
이근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단장이 13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고 안희문 하사 유가족 자택에서 열린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에서 유가족께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2024.12.13/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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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한국전쟁(6·25전쟁) 당시 아들·딸을 남겨둔 채 입대했다가 전사한 두 명의 호국영웅이 70여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2005년과 2011년 강원도 춘천에서 발굴한 유해의 신원을 고(故) 안병오 일병·안희문 하사로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로써 2000년 4월 유해발굴이 시작된 이후 신원이 확인된 국군 전사자는 총 244명으로 늘어났다.
안병오 일병은 1922년 3월 경기도 광주에서 2남 3녀 중 넷째로 태어났고, 결혼 후 슬하에 1남 2녀를 뒀다. 그는 29살의 늦은 나이에 조국을 수호하겠다는 일념으로 아내와 세 아이를 남겨두고 1951년 1월 31일 입대했다.
안 일병은 부산 제2훈련소에서 교육을 받은 뒤 국군 제5사단에 배치돼 '어론리 전투'에 참전했다. 이후 1951년 5월 18일에 중공군의 연이은 대규모 공세를 저지하다 전사했다.
고인의 유해가 발굴된 이후 막내딸 안난순(1950년생) 씨는 2009년 아버지 유해를 찾기 위해 시료를 채취했으나, 당시 유전자 분석 기술로는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없었다. 안 씨는 10년 후인 2019년 다시 유전자 검사를 실시했고, 올해 3월 부녀관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고인의 장남인 안윤환(1945년생) 씨와 장녀 안윤순(1948년생) 씨는 아버지 유해를 보지 못한 채 각각 2000년, 2010년에 세상을 떠났다.
안희문 하사는 1926년 2월 경상북도 문경에서 3남 1녀 중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안 하사는 결혼 후 농사를 지으며 생업을 이어가다 전쟁이 발발하자 아내와 뱃속 아들을 남겨둔 채 자진 입대했다.
안 하사는 대구 제1훈련소에서 훈련받은 뒤 국군 제8사단에 배치됐다. 그는 '춘천부근 전투'를 앞두고 춘천 내평리 지역에서 방어선 구축 중 적을 저지하다 1950년 12월 26일 전사했다.
안 하사의 유해는 국유단이 그의 병적자료에서 경상북도 문경이 본적지임을 파악한 뒤, 고인의 친조카 안도현(1947년생) 씨와 종손자 안태일(1979년생) 씨를 찾아 유전자 시료 채취 및 정밀 분석을 거쳐 신원을 확인했다.
두 전사자에 대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와 경기 부천에 있는 유가족 자택에서 열렸다. 행사는 유가족에게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 등을 설명하고, 신원확인 통지서와 호국영웅 귀환 패·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函)'을 전달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안병오 일병의 딸 안난순 씨는 "젊은 나이에 혼자 3남매를 키우느라 고생만 하신 엄마가 살아계셨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아버지 유해를 찾았으니 현충원에 엄마 유해와 합장해 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안희문 하사의 조카 안도현 씨는 "전쟁터에서 돌아가신 삼촌을 생각하면 늘 마음이 좋지 않았다"라며 "국립묘지에 꼭 안장해 드리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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