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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 (토)

UFO 아냐? 밤마다 美 떨게 한 섬뜩한 드론…당국도 정체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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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브라이언 글렌이 제공한 이 사진은 2024년 12월 5일 목요일 뉴저지주 버나드빌 상공을 비행하는 여러 대의 드론을 보여준다. Brian Glenn/TMX via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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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미국 뉴저지주 상공에 미스터리한 비행 물체들이 나타나 주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속 시원한 설명을 내놓지 못한 가운데, 지역 정치인과 경찰, 드론 전문가 사이에서 다양한 추측이 이어지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AP통신은 13일 최근 몇 주 동안 뉴저지 일부 지역에서 수많은 의문의 드론이 나타나 누가 왜 드론을 보냈는지에 대한 추측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11월 중순부터 뉴저지 상공에서 수상한 드론을 목격했다는 신고가 수십 건 이어졌다. 목격자와 소셜 미디어 영상, 공무원 등에 따르면 드론은 섬뜩한 빛을 내면서 날아가다가 전혀 빛을 내지 않는 식으로 빠르게 변하기도 했다.

처음 드론은 경치 좋은 라리탄 강을 따라 날고 있었다. 라리탄 강은 뉴욕시에서 서쪽으로 80km가량 떨어진 라운드 밸리 저수지에 물을 공급하는 수로이다. 하지만 곧 미 군사 연구 및 제조 시설인 피카티니 병기창 근처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베드민스터 골프장 등 주 전역에서 목격 사례가 보고됐다. 최근에는 해안가에서도 드론이 목격됐다는 신고가 나왔다.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은 해안 경비대 사령관이 주말에 바네거트 라이트와 아일랜드 비치 주립공원 근처에서 12대의 드론이 해안 경비대 구명보트를 밀접하게 따라갔다고 주장했다.

연방수사국(FBI)과 뉴저지주 경찰은 라리탄 강을 따라 여러 지역에서 비행하는 드론의 목격 사례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을 대중에 요청했다. FBI 측은 “여러 목격자가 드론과 고정익 항공기일 수 있는 것의 무리를 발견했다”며 “몇 주 전부터 일반인과 법 집행 기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아 왔다”고 밝혔다.

국토안보부로부터 브리핑을 받은 던 판타지아 하원의원은 드론의 지름이 최대 1.8m에 달하며 때로는 조명을 끈 채로 이동한다고 말했다. 이는 일반인들이 취미로 조종하는 드론보다 훨씬 큰 것이다.

반면 전문가들은 목격자들이 드론이 아닌 비행기나 헬리콥터를 본 것일 수도 있고, 밤에 본 것이라 정확한 크기를 잘못 안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펜실베이니아 드론 협회 존 듀슬러 회장은 AP에 “농협용 드론처럼 대형 드론이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도시나 교외 지역을 날아다니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어두운 밤에는 드론이 얼마나 큰지 가늠하기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당국은 드론을 누가 어떤 목적으로 보냈는지는 아직 모른다고 밝혔다. FBI, 국토안보부, 주 정부, 경찰이 목격 사건을 조사하고 있으나, 여러 사람에게 목격된 드론이 하나인지, 아니면 여러 드론이 협력해서 비행 중인지 알 수 없다고 했다.

필 머피 뉴저지주 주지사는 이 정체불명의 드론이 주민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내놓지 않았다.

최근 머피 주지사의 브리핑에 참석했던 시장들은 NBC 뉴스에 “주 또는 연방 기관의 아무도 드론의 숫자를 직접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 시장은 “적어도 400건의 목격 사례를 알고 있다”고 했고, 다른 시장은 “수천 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여러 추측이 난무했고, 일부 주민들은 적대국의 요원이 미국을 공격하기 위해 보낸 드론일 수 있다며 걱정했다. 정치인들은 안전 문제를 들어 군에 드론을 격추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미 국방부는 드론이 해외에서 온 위협적인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팻 라이더 대변인은 “국토안보부, 국가안보위원회와 협의한 후 무인기가 외국산이 아니라는 판단은 변함없다”고 밝혔다. 이란이 미국 동부 해안에서 ‘모선’을 통해 뉴저지 상공에 드론을 날릴 수 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 관계자는 NBC 뉴스에 “현재로선 보고된 목격 사례가 국가 안보나 공공 안전에 위협이 되거나 외국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일부 정치인들은 머피 주지사에게 드론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가 나올 때까지 모든 드론 비행을 금지하는 제한적인 비상사태를 선포하거나, 야간 시간대의 오락용 드론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 명령을 내릴 것을 성명을 통해 촉구했다.

일부 주민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신들 위를 지나가는 드론의 사진과 영상을 공유했다. 베리티 리는 최근 페이스북에 영상을 올렸는데, 그의 머리 위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밝고 빛나는 드론이 보였다. 또 다른 페이스북 사용자인 어니 오포르토는 NBC 뉴스에 “마을 경찰서 근처 우드브리지에서 드론을 촬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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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tyA45_가 제공한 동영상에서 캡처한 사진. 2024년 12월 4일 수요일, 뉴저지주 랜돌프 상공을 여러 대의 드론이 비행하는 것처럼 보인다. MartyA45_ /TMX via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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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뉴욕포스트는 뉴저지 경찰서장단이 이번 주 초에 모여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서장단은 ‘드론 비행이 피카티니 병기창 기지 감시 훈련이나 작전의 일종으로 시작됐고, 온라인에 영상이 퍼지자 모방 상황이 확산된 것 같다’는 의견에 뜻을 모았다.

경찰서장들의 추측이 사실로 판명되더라도 경찰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한 관계자는 뉴욕포스트에 “그럼 이제 우리는 뭘 하나? 드론을 날리는 14세 소년을 쫓아가서 기소하나? 무슨 죄명으로 기소하나? 지금은 모두가 신고하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일부 경찰들은 “외계인의 소행이라고 진심으로 믿는 사람들이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한 가짜 영상을 가지고 와서 거짓 신고를 하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현지 드론 전문가들은 뉴욕포스트에 이 비행체가 시중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성능을 능가하는 뛰어난 특성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노스저지 드론 샷의 마이크 이넬라와 헤일리 코넬리는 장기간 배터리 성능, 내구성, 정밀하게 제어되는 움직임 등을 볼 때 상업용 드론은 아닐 거로 추측했다.

코넬리는 “군대나 어떤 정부 기관 드론이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러면서 “연방 정부와 지방 정부 간의 의사소통 부족이 가장 큰 문제”라며 “답이 없으니 대규모 히스테리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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