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중국 난징대학살 추모 제사에는 '국가가 겪은 참상을 잊지말고 역사를 강고하게 기억하자'는 구호가 제시됐다. 중국 매체들은 역사를 잊는 민족과 국가에는 미래가 없다는 내용의 난징대학살 논평 기사를 통해 인민들을 각성시켰다.
87년전인 1937년 중국 대륙에선 베이징 근교 노구교사건이 도화선이 돼 중일전쟁이 발발한다. 베이징을 점령한 일본 군대는 상하이를 접수한 뒤, 불과 두주도 안돼 중화민국의 수도인 난징 성루에 일장기를 꽂는다. 천년 고도 난징 파괴와 30만명 난징대학살 비극의 서막이었다.
중국은 2009년 난징 대학살을 소재로 한 영화 '난징난징(南京南京)'을 제작해 전국적으로 방영했다. 1937년 12월 이후 약 6주간에 걸쳐 일본 군국주의가 자행한 약 30만 명의 민간인 대학살(중국명칭 난징대도살)을 소재로 일본군의 잔혹상을 고발한 영화다.
당시 장제스(蒋介石) 총통의 국민당 정부는 수도 방위 약속을 저버린 채 난징을 포기하고 줄행랑을 친다. 국가 지도부의 이런 선택하에서 대학살의 참극은 망국의 난징 백성들 앞에 놓인 숙명이었는지 모른다.
일본의 침탈로 7대왕조의 역사 고도 난징은 삽시간에 유혈이 낭자한 아비규환의 지옥으로 변했다. 1937년 12월 13일 부터 시작된 부녀자와 아동을 가리지 않은 일본군의 대학살 야만 행위는 1938년 1월까지 계속됐고, 무려 30만 명에 달하는 무고한 양민이 희생됐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2024.12.13 chk@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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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난징난징'은 방대한 자료와 생존자 고증을 거쳐 약탈 방화 생매장과 일본도를 이용한 병사들의 목베기 놀이, 타오르는 불더미에 사람 던져 넣기 놀이, 황산을 뿌려 죽이기 등 잔인한 만행을 고발한다. 독가스 살포, 기관총 학살, 창검 살해, 아이를 창밖으로 내던져죽이기, 윤간, 여성 음부에 대한 유린 등 일본의 만행이 여과없이 그려진다.
소름끼치는 일본 군대의 만행에 대해 '쉰들러리스트'의 장본인인 독일의 나찌 조차도 '야수의 행각'이라며 혀를 내둘렀다고 하니 그 잔혹함이 어땠는지 미루어 짐작된다.
영화속의 일본 군대는 인간의 광기와 악마적 근성을 여과없이 드러낸다. 일본인 병사들은 인간성이 상실된 기계이며 정교하게 설계된 폭력적 살인병기에 다름 아니다. 그들은 무슨 놀이를 하듯 불과 며칠새 30만 명 주민들을 목숨을 거뒀다.
영화 '난징난징'은 20세기 최대의 전쟁범죄라고 하는 난징대도살을 일본군 참전 병사 '가토카와'의 눈을 통해 조명했다.
인도주의적 지식인으로 그려지는 이 일본인 병사 가토카와는 지옥의 전쟁터에서 살아남지만 후유증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자살로 최후를 마친다. 2009년 영화가 개봉됐을 때 중국 일각에서는 영화가 일본인 병사를 너무 미화한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일본 사회에는 난징대학살을 부분 인정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허구라고 전면 부인하는 부류들도 있다. 하지만 대학살의 역사적 사실을 부분 인정하는 쪽에서 조차 난징 대학살이라는 과거사 사죄와 반성에는 미온적이다.
중국은 일본이 침탈과 약탈 파괴 방화, 무고한 양민 학살 등에 대해 진정한 사죄와 반성없이 과거사 왜곡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특히 일본 정부 지도자들이 전범들의 위패를 보관한 신사를 여보란듯이 참배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
일본이 자행한 난징대학살의 잔혹한 역사는 오늘날 중국에서 현재 진행형으로 기억되고 있다. 중국은 회개할 줄 모르는 일본을 준엄하게 꾸짖고 경고한다. 중국은 끈질긴 노력끝에 2015년 10월 난징 대학살 참상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기도 했다.
난징대학살을 증언하는 생존자는 2024년 현재 32명으로 줄었지만 87년 전 일본에 의해 자행된 난징의 끔찍한 악몽은 점점 시퍼렇게 되살아나고 있다. 12월 13일 베이징의 한 매체는 난징대학살의 역사적 기억은 13억명의 가슴 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전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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