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SIS 한국 석좌 "트럼프 취임 후 100시간 내 한국 중요 사안 쏟아질 텐데…협상할 상대 없어"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인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석좌가 지난해 3월 프랑스 파리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탄핵소추 위기에 처한 것에 대해 미국 내 한국 전문가로 꼽히는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를 맞는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평했다.
차 석좌는 12일(현지시간) CSIS 온라인 대담 코너 '캐피털 케이블'에서 "(비상계엄 후 탄핵 정국은) 한미 동맹에 있어서도 최악의 시나리오"라며 이같이 말했다.
차 석좌는 "전날 CSIS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참모 출신 인사들과 만났다"며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100일 아닌 100시간 안에 주한미군, 관세, 반도체 관련 법 등 한국에 영향을 끼칠 수많은 사안이 쏟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트럼프 당선인과) 협상할 인물이 한국에 아무도 없다"며 "이런 상황이 장기화될 것으로 본다. 내년 여름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빅터 차는 "미국 동맹, 파트너들에게 광범위한 관세가 있으리라는 것은 자명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이 미국과 무역에서 상당한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이러한 조합이라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시) 한국에 10% 이상 관세가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곧바로 한국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지만 한국 정국이 수습되기 전에 부과될 것이라고 본다"며 "(전세계) 모두가 마러라고(트럼프 당선인 자택)나 백악관에 가서 거래를 시도하는데 한국에는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차 석좌는 트럼프 당선인이 주한미군 주둔 방위비 분담금으로 한국에 연간 100억 달러를 요구하겠다고 공언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고위급 정치인 간 교류가 필요한 사안인데 중단기적으로 이런 교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탄핵소추 위기가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서는 "최근 한국은 민주주의, 경제안보 측면에서 대외관계를 재설정해왔고 역내 주요 국가로 떠오르고 있었다"며 "그러나 지도자가 없다면 상황은 예전같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차 석좌는 "(한국의 지위가) 몇 년 전으로 쇠퇴할 수 있다"며 "한국이 경제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차 석좌는 야당이 윤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탄핵사유에 포함시켰던 것을 지적하면서 "내가 헌법 전문가는 아니지만 탄핵을 정당화할 만한 비판은 아니라 본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6개 야당은 앞서 발의한 탄핵소추안에 "윤 대통령이 지정학적 균형을 무시한 채 북한, 중국, 러시아를 적대시했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13일 발의한 안에서 이 내용은 제외됐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