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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 (금)

'국회 증언법'에 재계 우려…"영업기밀 유출에 경영제약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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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출석·기밀 서류 제출 의무화…탄핵 정국에 내년 시행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강태우 기자 = 국회의원들이 기업인을 언제든 국회로 호출하고, 기업 기밀이 담긴 서류를 무조건 공개하도록 하는 법이 곧 시행될 것으로 보여 재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른바 '국회 증언법'이라고 불리는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본회의 통과에 따른 것인데 기업들은 법이 영업기밀 유출은 물론 경영상 큰 제약을 야기할 것이라며 대응을 고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본회의
[연합뉴스 자료사진]


13일 재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김용민, 박주민 의원 등이 발의한 국회 증언법이 지난달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에는 개인정보 보호와 영업비밀 보호를 이유로 서류 제출과 증인 출석을 거부할 수 없고, 해외 출장과 질병 시에도 화상 연결 등을 통해 국회에 원격 출석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국정감사뿐 아니라 중요 안건 심사와 청문회에 불출석할 경우 증인에게 동행명령을 할 수 있다는 규정도 포함됐다.

애초 이 법은 기업 기밀 유출과 경영 활동 제약이 불가피해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예상됐다.

하지만 탄핵 정국으로 거부권 행사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법은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이르면 내년 3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법 시행이 현실화하자 재계는 큰 우려를 나타냈다.

국회의원이 요구할 경우 영업기밀에 해당하는 자료를 무조건 제출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되는 점이다. 이는 기밀 유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국회의원 요구 시 비밀 보장이 된다 해도 기밀 서류를 번갈아 가며 돌려볼 텐데 어떻게 유출이 안 될 수가 있느냐"며 "안 그래도 경쟁국으로의 기밀 유출이 심각한 상황인데 아예 국가가 나서서 회사 정보를 통째로 내주는 꼴이 됐다"고 반발했다.

여기에다 재계 총수들이 국회의원의 요구만으로 어느 때나 국회에 불려 나가고, 심지어 동행명령까지 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됐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한 번 불려 나가면 일주일은 꼬박 있어야 하므로 경영에 부담이 될 것을 기업들이 우려하고 있다"며 "수주 따러 해외에 나갔는데 국회의원이 요구한다고 화상으로 출석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법이 헌법상 과잉 금지 및 사생활 침해 금지 원칙, 개인정보보호법이 정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은 당시 법안 반대토론에서 "사람을 강제 구인하는 것은 무서운 것이고, 대단히 무거운 책임이 따르는 권력 행사"라며 "(동행명령제는) 매우 제한적으로 행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동행명령장을 남발하고 나서 이를 지키지 않으면 모두 처벌받게 하겠다는 것으로, 결국은 국회가 무소불위 절대권력을 휘두르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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