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 뤼터 나토(NATO) 사무총장이 4일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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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뤼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이 “마음을 전시 상태로 바꿔야 할 때”라고 경고했다.
뤼터 총장은 12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싱크탱크 카네기 유럽 행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우리를 겨냥해 장기적인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보도했다. 그는 “우리는 4~5년 안에 일어날 일에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며 나토 회원국에 적극적인 국방비 증액을 주문했다.
그의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충분히 국방비를 쓰지 않는 나토 회원국을 보호하지 않겠다고 위협하는 상황에 나와 주목된다.
나토 회원국은 올해 말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합의했으나, 아직 이 합의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회원국도 남아 있다.
뤼터 총장은 “위험이 전속력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며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과거 미-소 냉전 시기 유럽의 나토 회원국이 국내총생산의 3% 이상을 국방비로 썼다며 “우리가 지금 전쟁을 막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쓰지 않는다면 나중에 훨씬 더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뤼터 총장은 네덜란드 총리를 역임한 정치인 출신이다. 따라서 나토의 유럽 회원국에서 국방비 증액이 얼마나 정치적으로 인기없는 정책인지 잘 알고 있다. 그는 이런 점을 의식한 듯 “나는 정말로 나토 회원국에 사는 10억명에게, 특히 캐나다와 유럽에 사는 이들에게 직접 호소한다”며 “정치인들이 나를 좀 도와주게 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당신 나라의 정치인들에게 전화해서 말해달라, ‘맞다, 이건 어려운 일이고 다른 데 쓸 돈을 아껴야 하지만 장기적으로 중요한 국방에 더 우선순위를 두는 데 동의한다’고…”라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이 당신 아이들을 지키고 당신의 삶의 방식을 지키고, 민주주의와 우리 가치를 지키려면 국방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4~5년 뒤 정말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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