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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 (금)

‘백발의 당구챔프’ 자네티 “나이 들어가지만 내 맘속 한켠에선 아직도 젊은 에너지 셈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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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샤름엘셰이크3쿠션월드컵서 5년만에 우승
佛 당구매체 코줌(KOZOOM)인터뷰
“기량 유지 위해 젊은 시절보다 연습량↑”


매일경제

자네티는 1962년생으로 올해 62세다. 결코 적지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당구에 대한 열정은 여전하다. 한동안 우승트로피가 없다가 최근 샤름엘셰이크3쿠션월드컵에서 정상에 올랐다. 자네티는 “나이를 먹어가지만 마음 속 한켠에는 아직도 젊은 에너지가 솟는다”고 했다. (사진=파이브앤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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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을 부정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진다. 하지만 내 맘속 한편엔 여전히 젊은 시절의 내가 자리해 있다. 내 안에선 아직도 젊은 에너지가 넘쳐흐른다.”

1962년생으로 어느덧 환갑을 넘어선 나이. 이제는 은퇴를 바라볼 때도 됐지만 마르코 자네티(62, 이탈리아)의 당구에 대한 열정은 아직도 식을 줄 몰랐다.

자네티는 최근 이집트에서 열린 샤름엘셰이크3쿠션월드컵 우승 후 프랑스 당구매체 코줌(KOZOOM)과 인터뷰를 통해 우승 소감 등을 전했다.

특히 5년만에 다시 3쿠션월드컵 정상을 밟은 자네티는 “우승 후 쏟아지는 축하 메시지와 인터뷰에 일일이 답하느라 몇 시간을 보냈는지 모르겠다. 우승 세레머니 치고는 좀 이상하지 않은가?”라며 농담 섞인 소감을 밝혔다.

자네티는 그러면서도 “나이를 먹어갈수록 기량을 유지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진다. 나이 들고서 오히려 젊은 시절보다도 더 많은 연습에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자네티는 이 밖에도 세계당구를 대표하는 고참급 선수로서 UMB(세계캐롬연맹)와 PBA(프로당구협회) 등 현 당구계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아래는 자네티의 일문일답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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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티는 한국과 베트남 콜롬비아 멕시코에선 당구가 활발하고 훌륭한 선수도 많다고 했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아 걱정이라는 말도 했다. (사진=파이브앤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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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의 3쿠션월드컵 우승이다.

=우승 직후 자축할 새도 없이 쏟아지는 축하 메시지와 인터뷰에 몇 시간 동안 매달려야 했다. 우승 세레머니 치고는 좀 이상하지 않은가? 하하.

▲최근 국제대회서 우승이 없는 기간이 길어지며 압박감도 있었을텐데.

=압박감이 꽤 컸다. 특히 점점 나이를 먹다보니 더더욱 쉽지않다. 젊었을 땐 저절로 되던 것들이 근래 들어서는 기술, 피지컬적인 면에서 엄청난 준비와 노력을 필요로 한다. 나뿐 아니라 야스퍼스, 브롬달 등 나와 같은 세대 선수들 모두 그럴 것이다. UMB 선수 수준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기존 톱랭커가 자기 위치를 유지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韓 베트남 콜롬비아 당구 활발…유럽당구 세대교체 필요
“PBA, 여자당구 발전에 중요한 역할”
차기 UMB 회장직, 쉽게 고려하기 어려워
▲이번 대회 우승의 주된 요인을 꼽자면.

=단순한 경기력뿐 아니라 운도 많이 작용했다. 경기력 외에 운과 같은 다른 요소들이 맞아떨어지지 않았더라면 (제레미) 뷰리와 만난 16강, 혹은 (프레드릭)쿠드롱을 상대한 8강에서 떨어졌을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스스로 멘탈 컨트롤이 유독 잘 됐다. 상대와 경기를 할 때 긴장하지 않고 계속해서 내 자신에 집중하고,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한게 많은 도움이 됐다

▲특히 4강전에선 강적 블롬달을 완파했다. (자네티는 블롬달과 4강전서 하이런19점을 앞세워 50:11(18이닝) 완승을 거뒀다. 자네티 애버리지는 2.778이었다)

=경기 초반 흐름 자체가 너무 좋았다. 그렇게 점수를 많이 쌓아놓은 후엔 수비전을 펼치며 상대에게 더 큰 압박감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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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티는 자신이 ‘UMB 회장직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소문에 대해 난 아직 선수로서 경쟁하는걸 즐긴다며 (UMB 회장직은) 엄청난 책임감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결코 쉽게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PBA에 대해서는 여자당구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진=파이브앤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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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당구팬들에게 독특한 캐릭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걸 알고 있나. 때로는 아이같고, 때로는 신사같은 변덕스러운 캐릭터로 유명한데.

=나이 들어간다는 것을 부정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진다. 하지만 내 마음 한켠엔 여전히 젊은 시절 내가 자리잡고 있다. 내 안에선 아직도 젊은 에너지가 셈솟는다.

▲어느덧 환갑을 넘어선 나이다. 당구선수로서 생활 패턴은 어떤지.

=대회 일정 등으로 1년에 100~120일은 집 밖에서 보낸다. 그렇지만 오랫동안 이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가족들도 충분히 이해해준다. 당구연습엔 오히려 젊은 시절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가는 상태에서도 기량을 유지하려면 어쩔 수 없다.

▲앞으로 선수생활을 얼마나 지속할 생각인가.

=아직 경쟁력 있는 선수라 생각한다. 그런 시기가 지난다 해도 뭔가를 활발하게 하고 있을 것이다.

▲현 당구계를 바라보는 시각은.

=모두가 이렇게 당구를 즐기며 현실을 살아갈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그만큼 전망도 밝다. 대한민국 베트남 콜롬비아 멕시코에선 당구가 더없이 활발하고, 좋은 재능들도 많다. 반면,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UMB대회에 참가하기 어려운 경우도 꽤 많다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다. 유럽당구에서도 큰 문제점이 보인다. 세대교체가 안 이뤄지고 있어 걱정이다.

▲PBA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나름의 길을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여자당구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인상깊게 보고 있다. 개인적으로 방송중계 기술도 마음에 든다. UMB와도 협력해 뭔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좋겠지만, 역시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

▲본인이 UMB 회장직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문이 도는데.

=선수들한테도 이런 질문을 가끔 받는다. 그렇지만 그런 자리를 맡기엔 난 아직도 순수하게 선수로서 경쟁하는 걸 너무 즐기고 있다. UMB 회장직을 맡는다는 건 엄청난 책임감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결코 쉽게 생각할 수 없는 자리다. [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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