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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 (금)

나눔에 진심이던 30세 청년, 5명에 새 삶 주고 하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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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 등 꾸준한 봉사와 나눔 실천한 故 한영광씨

헌혈 봉사 등으로 '나누는 삶'을 실천하던 30세 청년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새로운 생명을 나누고 세상을 떠났다.

13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5월 한영광씨(30)가 순천향대 부천병원에서 뇌사로 심장, 폐장, 간장, 좌우 신장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한 씨는 지난 5월 귀갓길에 낙상사고로 쓰러져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아시아경제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을 살린 한영광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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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한 씨의 상태가 점점 나빠져 가는 모습을 보고 다른 생명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떠나길 바라는 마음에 기증을 결심했다. 한 씨의 부모는 아들이 평소에도 꾸준히 헌혈 등 봉사와 나눔을 해왔다며, 이러한 아들이라면 기뻐하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었다고 전했다. 고인의 가족은 기증 후 국가에서 지원받은 장제비에 사비를 보태 100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인테리어 디자인을 공부하고 관련 회사에서 근무하던 그는 늘 자신보다 남을 챙기는 것을 좋아하던 사람이었다고 가족은 전했다. 월급을 받으면 부모님 옷을 샀고 최근까지는 '아버지 차를 바꿔드리겠다'며 돈을 모아 왔다고 한다.

고인의 누나 한아름씨는 "네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이 꿈만 같지만, 여전히 우리는 마음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해"라며 "착한 내 동생 영광아. 누나 동생으로 머물다 가줘서 고마워. 사랑해"라고 했다. 어머니 홍성희씨는 하늘로 떠난 아들에게 "너라면 삶의 끝에서 누군가를 살리는 일에 '잘했다'고 응원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다시 만날 날을 생각하며 하루하루 잘 이겨내겠다. 사랑한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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