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이 12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왕립연극극장에서 열린 ‘노벨 낭독의 밤’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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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강은 비상계엄 사태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한국 내 상황을 두고 “그렇게 끔찍하다고만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12일(현지시간) 오후 스웨덴 스톡홀름 왕립연극극장에서 열린 ‘노벨 낭독의 밤’ 행사에서 진행을 맡은 현지 번역가 유키코 듀크는 한강이 무대에 오르자마자 “그렇게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노벨상 수상을 위해) 출국해야 했으니 얼마나 끔찍(awful)했느냐”고 물었다.
한강은 비상계엄 사태 이틀 만인 지난 5일 출근한 뒤 상황은 자세히 알지 못한다면서도 “이번 일로 시민들이 보여준 진심과 용기 때문에 감동을 많이 했다. 그래서 이 상황이 끔찍하다고만 생각하진 않는다”고 답했다.
한강은 이어 “밖에서 보는 것처럼 그렇게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통역사가 그의 발언을 영어로 통역해 전달하자 청중 다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한강은 앞서 지난 6일 각국 언론을 대상으로 한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비슷한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날 행사에 참석한 청중 대부분이 스웨덴인이라는 점을 고려해 한국 상황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재차 소상히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계엄령 선포에 반대하는 시민 및 이를 저지하는 경찰 병력들이 모여 혼잡스러운 상황을 빚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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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은 “광주의 기억을 트라우마로 가지고 있는 제 또래나 저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도 (시위현장에) 많이 가셨다”며 “그대로 두면 상황이 얼마나 나빠질 수 있는지 알기에 모두가 걱정과 경각심을 가지고 행동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불안정한 정국의 영향으로 한국인들이 소설 ‘소년이 온다’를 읽은 ‘덕분’ 아니냐는 취지의 추가 질의에는 “젊은 세대 분들에게 광주로 가는 진입로 역할을 조금은 해줬을 순 있을 것 같지만 그렇게까지 말하는 건 과장”이라고 답변했다.
다만 “시위 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제 책을 읽고 있는 분들의 사진을 보긴 했다”며 “뭉클한 마음이 들었다”고 부연했다.
한강은 이날 ‘소년이 온다’의 집필 동기와 관련, ‘독재자의 딸’ ‘전두환’ 등을 거론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된 것과 같은 배경이 영향을 줬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이에 한강은 “이 책을 쓴 데는 여러 가지 동기가 있는데 지금 말씀하신 것도 하나의 동기가 될 수 있겠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그는 “또 하나는 저의 내면적인 원인도 있었다. 당시 ‘희랍어 시간’을 다 써서 출간했는데 그 다음 책을 쓰려고 했을 때 내면에서 저항이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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