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내란이 어딨냐"는 윤석열...'포고령'엔 미복귀 전공의 48시간 후 '처단' 적시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시간짜리 내란이 어디 있습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사태에 지난 12일 내놓은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통령실에서 갑작스러운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며 이러한 발언으로 자신은 내란을 일으킬 생각이 없었다는 뜻을 강조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 23분께 긴급히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후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 이름으로 오후 11시 25분께 포고령이 발령됐다.

그러나 4일 새벽 1시께 국회로 급하게 달려온 여야 의원 190명 전원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오랜 침묵을 이어가던 윤 대통령은 거세지는 비판 여론 속 오전 4시 27분께 비상계엄 선포를 해제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처럼 윤 대통령은 12일 담화에서 해당 계엄은 경고성이었다면서, 군 병력이 투입된 시간은 2시간 정도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자신은 안전사고 방지에 만전을 가하도록 지시했다고 강조하며 "2시간짜리 내란이라는 것이 있습니까"라고 항변했다.

그렇지만 그가 계엄 당일 공개한 포고령과 이날 발표한 대국민 담화를 비교해 보면, 이러한 논리가 맞지 않는다. 포고령 5항을 살펴보면 '전공의를 비롯하여 파업 중이거나 의료 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고 적시됐다. 즉 윤 대통령의 포고령에는 48시간 그 이후까지 내다봤다고 추측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포고령 1항이었던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는 문구에서도, '국회장악'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윤 대통령이 담화서 밝힌 "군 병력을 국회 의결에 따라 빠르게 철수시켰기에 내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말이 해명이 될 수 없는 이유다. 이미 정치활동을 금하며, 이를 어길 시 처단한다는 그가 국회 의결에 의해 계엄을 해제했기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펼치는 건 상식적으로 논리가 배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아직 법적 판단을 받지 않은 윤 대통령을 향한 '내란 수괴'라는 확정적 표현은 다소 과할 순 있어도, 충분히 그가 내란을 모의한 것 아니냐는 의심은 가능한 상황이다.
아주경제=이건희 기자 topkeontop12@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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