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계엄 코리아' 온라인 기상도(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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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인분 공짜 분식車 보내요"…탄핵집회, 방구석에서도 힘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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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추위 녹일 커피부터 집회꿀팁·화장실 지도까지 공유 집회 참여 경험이 적은 20~30대를 위한 '꿀팁'도 공유 50~60대 위해 옛 민중가요까지 섞은 '탄핵집회 플레이리스트'도 눈길
9일 오후 대구 중구 CGV 대구한일 앞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대구시민시국대회에서 시민들이 응원봉을 흔들며 윤석열 대통령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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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닭강정 드시고 탄핵시위 힘내세요."
"작게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국회의사당 ○○카페에 커피 100잔 선결제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두 번째 탄핵안 표결이 진행되는 오는 14일 대규모 집회가 예고되자 SNS X(옛 트위터)에선 이같은 선결제·나눔 글이 줄을 잇는다. 한파 속 장시간 야외에 있을 집회 참석자들을 위해 커피·간식·핫팩 등을 무료로 나누는 것이다. 한 이용자가 만든 '2024 촛불집회 선결제/나눔 페이지'엔 11일 오후 4시 기준 59개 기부가 모였다.
온라인으로 후원금을 전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용자 A씨는 14일 무료 닭강정 100인분을 푸드트럭 한 대로 보내려 했으나, 소식을 듣고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 늘며 닭강정 400인분, 떡볶이 300인분, 어묵 300인분을 트럭 두 대로 지원하게 됐다. A씨는 "처음 공지할 땐 100인분이었는데 정신 차려보니 1000인분"이라며 "세 분의 후원자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사진='2024 촛불집회 선결제/나눔 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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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선물하기 코드로 마음을 전하기도 한다. 카톡 선물하기에서 코드를 등록하면 편의점이나 카페에서 물품을 교환할 수 있다. 한 이용자는 "지방 사람이라 선물코드로 준비했다"며 여의도역 인근 카페에서 교환할 수 있는 아메리카노 선물코드 10개를 올렸다. 다만 집회 참석하지도 않으면서 선물만 가져가는 '체리피커'도 늘면서 '개별 메시지로 전달하라' 등 주의보도 돌고 있다.
/사진=X 캡처 |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촛불집회가 이어진다. X에선 아이디에 촛불 이모티콘을 붙이고,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촛불 이미지를 공유한다. '2024 온라인 촛불지도'도 등장했다. 지도를 움직여 원하는 위치에 놓고 메시지를 입력해 촛불을 켜면 촛불 이모티콘이 생성된다. 11일 오후 4시 기준 총 2300개의 촛불이 켜졌다.
/사진='2024 온라인 촛불지도'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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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참여할 때 휴대폰은 '차단모드'로"
집회 참여 경험이 적은 20~30대를 위한 '꿀팁'도 공유되고 있다. 홍익대 미대 학생들은 협업툴 노션으로 '집회 준비와 위기시 행동요령' 가이드북을 제작했다. 가이드북은 집회 복장·준비물부터 "경찰에 연행되거나 휴대폰을 압수·분실한 위험에 대비해 아이폰은 '차단모드', 갤럭시는 '최대제한기능'으로 설정하라" 등의 구체적인 조언도 남겼다.
이 외에도 '집회 장소 근처 개방 화장실 지도', 최신 K팝부터 민중가요까지 총망라한 '탄핵집회 플레이리스트'도 잇따른다. 지난 7일 국회 앞 집회에 다녀온 김모씨는 "'아파트' 등 MZ세대가 떼 지어 노래하기 좋은 노래 위주로 울려 퍼지다 보니 50~60대가 잘 따라부르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어 최근엔 옛 민중가요까지 섞은 플레이리스트가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를 두고 디지털로 무장한 젊은층 주도의 차세대 민주주의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진규 서울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비상계엄과 탄핵정국은 절망적이지만 젊은층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낸다는 데에서 희망이 교차한다"며 "그동안 MZ세와 K팝 팬덤은 공동체엔 관심 없고 개인주의적으로만 비쳤는데, 이런 기성세대의 시각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사진='여의도 화장실 지도'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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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보다 "뉴스가 더 충격"…성수기 미룬 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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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12월 첫주(2~8일) OTT 주간 시청시간이 올해 최저 기록 영화 '서울의 봄' '택시운전사'는 역주행
넷플릭스 공식 톱10 사이트 'TUDUM'/사진제공=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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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영화적 상상력을 동원해도 망상에 그칠 법한 일이 현실에서 일어났다."
81개 영화 단체와 3007명의 영화인이 비상계엄 사태를 초래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지난 8일 발표한 긴급성명 중 일부다.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국회의 대통령 탄핵안 표결 및 폐기까지. 어떤 영화나 드라마보다 더 충격적인 뉴스가 여론을 잠식하며, 겨울 성수기를 맞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계도 숨죽이는 흐름이다.
11일 모바일인덱스 집계에 따르면 12월 첫주(2~8일) OTT 티빙의 주간 시청시간은 1125만 시간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1월 첫주(1~7일)의 1158만 시간에도 못 미치는 올해 최저치였다.
국내 OTT 시장의 독보적 1위인 넷플릭스는 12월 첫주 시청시간이 1924만시간으로 전주 대비 3.6% 빠졌다. 특히 일간 기준으로 보면 비상계엄·해제 직후였던 지난 4일 시청시간이 253만8000시간으로, 사흘 전(1일, 339만5000시간)과 비교해 33.7% 급감했다.
OTT 웨이브의 경우 12월 첫주 시청시간이 1003만 시간으로 전주 대비 4.5% 줄었다. 디즈니플러스도 12월 첫주 시청시간(172만5600시간)이 전주 대비 5.3%가량 빠졌다.
연말연시는 콘텐츠 시장의 전통적 성수기로, 신작을 준비하며 이용자의 관심을 불러 모으는데 역량을 집중한다. 디즈니플러스는 최고 히트작 '무빙'에 이어 다시 한번 강풀 작가 원작 '조명가게'를 지난 4일 선보였고, 넷플릭스는 지난달 29일 서현진·공유 주연 드라마 '트렁크'를 공개했다. 티빙도 전날부터 '애플TV+ 브랜드관'을 통해 파친코 시즌1·2 등을 선보였다. 그러나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하며 악재로 작용할지 우려하고 있다.
반면 최근 정치적 혼란을 떠올리는 옛 콘텐츠는 다시 주목받는 흐름이다. 웨이브에 따르면 비상계엄 사태 전후 양일(12월 1~2일, 4~5일)의 시청 시간을 비교했을 때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은 874.3%, 5.18 광주항쟁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는 1108.7% 늘었다. 같은 기간 5.18을 다룬 드라마 '오월의 청춘'도 시청시간이 347% 증가했다.
서울의 봄은 11일 넷플릭스에서도 영화 순위 2위에 올랐다. 이 영화가 넷플릭스에 처음 공개된 것이 지난 5월이었는데, 7개월여만에 역주행한 셈이다. 같은 날 티빙에서는 1987년 6월 항쟁을 다룬 영화 '1987'이 영화 3위, '택시운전사'는 10위를 기록했다.
연말 글로벌 최고 화제작인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시즌2'의 황동혁 감독도 최근 사태를 언급해 화제가 됐다. 그는 지난 9일 제작발표회에서"오징어 게임이 이런 시국에 공개되는 건 운명"이라며 "말도 안 되는 갈등, 분열, 격변은 오징어 게임 속 장면과도 연결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탄핵이든, 자진 하야가 됐든 최대한 빨리 책임질 분이 책임을 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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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령? 이게 무슨 일이야"…포털서 '폭풍 검색', 뉴스 댓글도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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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구글 올해의 검색어 종합 부문 2위에 '계엄령' 네이버 뉴스 접속량 역대 최다…특별 모니터링 실시중
구글 올해의 검색어 종합 부문/사진=구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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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령'이 구글코리아 올해의 검색어 종합 부문 2위를 차지했다. 45년 만에 겪는 계엄 상황에 놀란 국민이 거리뿐만 아니라 포털로도 몰렸다. 네이버(NAVER)도 계엄 상황 이후 정치 뉴스 댓글이 크게 증가해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11일 구글코리아가 발표한 '검색어로 돌아보는 2024년(올해의 검색어)'에 따르면 계엄령은 '올림픽/패럴림픽'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올해의 검색어는 구글 검색에서 전년 대비 더 많이 주목했던 검색어를 기준으로 선정된다. 절대적인 검색량 순위가 아닌 전년 대비 높은 증가를 보인 검색어를 의미한다.
계엄 상황이 해제된 지난 4일 구글코리아 실시간 트렌드 1위는 '계엄령'이 차지했다. 트래픽 급증으로 네이버 카페와 뉴스 댓글 등 네이버 기능 일부에 오류가 발생하자 외국 포털을 이용한 모습이다. 당시 '계엄령' 검색량은 10시간 동안 100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래픽 문제를 해소한 네이버에도 계엄 상황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네티즌이 모여들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 4일 네이버 뉴스 페이지는 역대 재해·재난 상황 중 가장 많은 접속량을 기록했다. 네이버 뉴스 댓글은 계엄 이후 폭발적인 증가 추세를 보인다.
네이버 뉴스 댓글 수 추이/사진=네이버 데이터랩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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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데이터랩의 뉴스 댓글 통계를 살펴보면 윤 대통령 탄핵 표결이 있던 지난 7일 네이버 뉴스에는 총 97만231개의 댓글이 달렸다. 직전 주말 토요일인 11월30일 댓글 수(19만4710개)의 약 5배에 달하는 수치다. 97만231개 댓글 중 8만6577건은 본인이 삭제했고 377건은 규정 미준수로 삭제 조처돼 현재까지 남은 댓글은 총 88만3277건이다.
7일 달린 댓글 가운데 정치 뉴스에 달린 댓글은 전체의 79.5%를 차지했다. 사회 뉴스의 댓글이 11.0%로 뒤를 이었다. 시간대별로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부결되고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이 시작된 오후 6시경 가장 많은 7만40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했던 3일에는 총 39만5947개의 뉴스 댓글이 달렸다. 정치 뉴스에 달린 댓글은 55.9%로 집계됐다. 계엄 선포 직후인 오후 11시경에는 한꺼번에 14만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계엄이 해제된 4일에는 삭제 댓글을 포함해 총 92만3478개의 댓글이 달렸다. 정치 뉴스 댓글이 72.5%, 사회 뉴스 댓글이 16.0%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네이버는 비상 모드에 돌입했다. 네이버는 매크로를 악용한 뉴스 댓글 조작 등의 움직임을 막기 위해 특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네이버는 탄핵 정국이 계속되는 동안 특별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매크로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부서의 직원을 비상대기시키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 변휘 기자 hynews@mt.co.kr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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