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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 (토)

"무장 계엄군 왔다, 카메라 켜" 유튜브 생중계…밤 꼴딱, 폭발한 시청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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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계엄 코리아' 온라인 기상도(上)

[편집자주] 12.3 계엄사태가 온라인 세상도 뒤흔들었다. 대한민국의 민심이 흘러드는 창구인 SNS는 시시각각 일촉즉발의 정치 현황을 세상에 알리면서 계엄을 막고 대통령 탄핵 여론 고조에 기여한다. ICT(정보통신기술) 기반의 초연결 시대가 바꿔놓은 '기술 민주주의'의 현장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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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 모인 시민들이 윤 대통령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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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계엄령 선포했대" 바로 유튜브 켠 국민들…시청량 역대 최고

① 12월 첫주, 1인당 706분 이상 시청 '탄핵안 부결' 이어지며 시청량 지속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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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튜브 앱 사용시간 추이/그래픽=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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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결시대'는 전 국민이 계엄군의 국회 진입, 시민과의 충돌을 목도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했다. 특히 유튜브는 긴박한 정국을 실시간으로 전하며 글로벌 최대 스트리밍 플랫폼의 파괴력을 과시했다. 실제로 긴박했던 계엄의 밤부터 주말 여의도 탄핵 집회 현장까지, 지난주 국내 이용자의 유튜브 시청시간은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11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12월 첫주(2~8일) 유튜브 모바일 앱(안드로이드+iOS 기준)의 시청시간은 4억6668만시간으로 전주 대비 4.3%(1983만시간) 늘어났다. 주간 1인당 평균 이용시간도 706.58분을 기록, 모바일인덱스가 해당 데이터를 제공해 온 2021년 3월 이후 가장 길었다. 주간 1인당 평균 이용시간이 700분대를 넘어선 것도 처음이다.

지난 3일 밤 10시 25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언부터 이튿날 새벽 4시 30분 해제까지, 6시간여의 비상계엄 과정에서 전 국민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한 손에 쥐고 유튜브를 주시했다. 신문·방송 등 전통 미디어도 특집뉴스를 쏟아냈지만 계엄사령부 포고령 3항이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였던 만큼, 해외 기업인 유튜브 등은 계엄군의 통제에서 자유로울 것이라는 판단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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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유튜브 생중계 장면./사진=유튜브 이재명 채널


일반 시청자뿐만 아니라 정치인들도 너나없이 '라이브'를 켰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회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불법적이고 위헌적이며 반국민적인 계엄 선포"라며 "국민 여러분, 지금 국회로 와 달라"며 지지자들을 독려했다. 특히 이 대표는 폐쇄된 국회 출입문 대신 담장을 넘어 경내로 진입하는 모습까지 고스란히 생중계했다.

비슷한 시각 우원식 국회의장도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국회는 헌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조치하겠다"는 긴급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또 이어진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처리까지, 전 과정을 빠짐없이 생중계하며 이용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기성 언론조차 자체 유튜브 채널을 적극 활용했다. 플레이보드 집계에 따르면 3일 국내 유튜브 채널의 라이브 시청자(뉴스·정치) 1위는 '오마이TV'로 최고 동시 시청자 수가 약 65만명에 달했고, 이어 'MBC 뉴스' 채널(약 53만명)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약 33만5000명) 순으로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계엄 해제 이후로도 국회의 대통령 탄핵안 표결이 이어지며 유튜브 시청은 주말까지 계속 늘어났다. 1인당 일평균 시청시간은 계엄선포 당일인 3일(125.63분)부터 탄핵안이 폐기된 이후인 9일(149분)까지 18.6% 뛰었다. 계엄에 가담했던 일부 군 장성이 유튜브에서 당시 상황을 폭로하고, 탄핵을 촉구하는 여의도 집회의 생중계가 이어지는 등 각종 정치 현안을 다룬 콘텐츠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이처럼 유튜브를 비롯한 뉴미디어를 통해 전 국민의 감시가 요인 체포, 국회 장악 등을 꾀했던 계엄 세력의 좌초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도 지난 6일(현지시각)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한국의 계엄에 충격을 받았다"면서도 "2024년 겨울의 상황은 모든 상황이 생중계돼 모두가 지켜볼 수 있었다는 것이 (과거 계엄과)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통신검열? 해외 피난처 '수두룩'…'표현의 자유' 확대됐다

② 텔레그램, X, 스레드…해외 SNS로 망명 행렬 디지털 서비스 다변화…"미디어 통제 발상, 시대착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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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정 디자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디지털 망명'이 시작됐다. 계엄사령부가 사적 대화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우려에 한국 정부가 통제하기 어려운 해외 SNS로 대거 이동한 것이다. 그동안 경찰 수사에 협조하지 않아 범죄 온상으로 비판받던 텔레그램이 디지털 피난처로 떠올랐다. 실제 텔레그램 신규 설치건수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지난 3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11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 텔레그램 DAU(일간활성이용자)는 152만3970명을 기록했다. 총 사용시간만 42만6077시간에 달한다. 특히 이날에만 4만576명이 텔레그램 앱을 새로 설치했다. 올해 신규 앱 설치건수가 일평균 7000명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비상계엄으로 가입자가 폭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용자수, 총사용시간, 신규가입자 수 모두 지난 3년(2022년 1월1일~2024년 12월8일)간 역대 최대치로, 통신검열에 대한 국민 불안이 높았음을 나타낸다. 텔레그램은 러시아 출신 파벨 두로프가 '검열받지 않을 자유'를 강조하며 2013년 출시한 앱이다. 보안성이 높고 서버에 대화 기록이 남지 않아 정치권과 관가에서도 애용해왔다.

◇X에 모인 380만명, 가짜뉴스+팩트체크 '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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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정 디자인 기자


옛 트위터 때부터 '온라인 광장' 역할을 해왔던 X도 떠들썩했다.

3일 X 이용자는 384만3925명으로 지난 3년간 역대 최대 수준이다. 신규 설치건수도 전날 대비 80% 급증한 2만5605명을 기록했다. 당시 비상계엄 관련 글만 80만개가 넘었을 정도다. 30대 직장인 A씨는 "당시 X에서 '서울 도심 탱크 짤' 등 가짜뉴스가 돌기도 했지만 이를 바로잡는 팩트체크 글도 가장 빠르게 올라왔다"며 "밤새 X로 실시간 의견을 나누며 불안한 마음을 달랬다"고 말했다.

검열을 우회하는 가상사설망(VPN)도 관심을 받았다. 3일 오전 1시30분 당시 한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닌자VPN은 3위, 유니콘 HTTPS는 12위, 노드VPN은 22위로 순위가 반짝 뛰었다. VPN을 이용하면 이용자의 IP(인터넷프로토콜)와 접속대상을 모두 숨길 수 있어 국내 통신사업자(ISP)의 제재를 피할 수 있다.

◇모두가 기자인 시대…"'표현의 자유' 통제, 시대착오적"

이처럼 디지털 서비스가 다변화되면서 군사정권 시절 계엄령으론 오늘날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계엄사령부 포고령(제1호)엔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고 나와 있으나 이제는 주요 언론사·출판사를 장악해도 여론을 움직이기 힘든 시대가 됐다는 분석이다.

박진규 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는 "계엄사 포고령은 오늘날 미디어가 무엇인지 이해가 부족한 것"이라며 "레거시 미디어가 다루지 않더라도 모든 국민이 스마트폰을 무기로 어떤 일이 벌어지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 얘기할 수 있는 시대인데, 언론·출판을 통제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과거 공급자 중심의 언론환경과 달리, 네트워크 사회에선 다면적이고 분산된 채널을 통해 정보 생산·수용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통신망을 통제하지 않는 이상 여론 통제는 불가능한데, 모든 일상과 경제활동이 네트워크에 기반한 초연결 사회에선 구현될 수 없는 일"이라며 "표현의 자유 통제·차단이 안 되는 시대에 있음을 다시 확인시켜줬다"고 강조했다.


여의도서 '폰 먹통' 이제 없다…통신사 "준비 만반"

③ "라이브 방송이 계엄을 막았다"는 평가 나올 정도로 국내 통신망 인프라 우수 일시적인 통신 서비스 지연에도 불편 호소…과거처럼 계엄세력의 통신망 차단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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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2024.12.06. /사진=김선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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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군의 국회 진입, 시민과의 충돌, 2시간 반 만의 계엄 해제. 전 국민이 이 상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던 것은 이 모든 트래픽을 받아낼 수 있는 통신망 인프라 덕분이다. 전화부터 문자, 카카오톡, SNS, 유튜브까지 ICT(정보통신기술) 기반의 소통이 모두 통신 서비스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일시적인 통신 서비스 지연에도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것은 초연결 사회에서 통신 서비스 없이는 빠르게 정보를 얻을 수 없어서다. 유튜브를 비롯해 페이스북(메타), X(옛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가 전달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민들이 국회 앞으로 몰려갈 수 있었던 것도, 국회에 진입하는 국회의원들을 도울 수 있었던 것도 이 덕분이었다. "라이브 방송이 계엄을 막았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전 세계적으로 계엄사가 정보 통제를 위해 통신·언론 등을 막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과거 이집트 아랍의 봄, 미얀마 군부 쿠데타, 홍콩 우산혁명 등 해외에서 계엄 세력이 통신망을 차단했던 게 대표적이다. 우리나라도 계엄법과 전기통신사업법에 정부가 통신망을 제한하거나 특별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근거를 명시하고 있다.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 선포 당시 정부가 통제할 수 없는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었다. 일부 IT 유튜버는 국내에서 스타링크를 사용하는 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정부가 전국 통신망을 차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이통3사의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30~40%에 달해 한국 정부가 일방적으로 장기간 통제하기 어려운 구조이기도 하다. 자유롭게 통신 서비스를 향유하던 우리나라에서 통신망이 끊기면 정부가 수습하기 힘들 정도의 큰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도 높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정문대학원 교수는 "계엄법에 언론·출판·집회에 관해서 제한할 수 있다고 돼 있지 통신 자체는 포함이 안 돼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통신망을 차단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다만 특정 사이트 접속을 막거나 정치인 등 일부 인물의 통화를 감청 또는 회선 자체를 차단하는 것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오는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두 번째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다시 만반의 준비에 나선다. 이날 대규모 촛불집회 인원이 여의도 국회 인근으로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원활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의원들도 이통 3사에 통신망 증설을 요청했다. SK텔레콤은 주중에도 모여드는 집회 인원을 지원하기 위해 여의도에 상시 이동기지국을 파견해놓은 상태다.

한편 첫번째 탄핵 표결일이었던 지난 7일 이통3사는 비상 상황에 대비해 트래픽 및 서비스 전반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여의도 국회, 광화문 등 집회 장소에 이동기지국 차량을 배치했다. 인파가 늘어남에 따라 KT는 이동기지국을 추가로 보내기도 했다. 약 100만명이 모인 대규모 집회였지만 이통사 모니터링에 '통신 장애'로 분류할만한 상황은 없었다. 일부 시민의 휴대폰이 '서비스 불가구역' 상태에 빠지는 불편은 있었지만 이는 "좁은 장소에 지나치게 많은 인원이 모여 신호 세기가 약해졌던 지연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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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인근에 세워진 SK텔레콤 이동기지국 차량. /사진=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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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휘 기자 hynews@mt.co.kr 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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