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유동성커버리지 비율/그래픽=김다나 |
계엄정국으로 인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이어지지만 은행권은 자금조달에 여유로운 모습이다. LCR( 유동성커버리지비율)를 여유롭게 관리하는 데다 대출관리까지 하면서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줄었기 때문이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이날까지 은행채 순발행액(발행액-상환액)은 3400억원으로 전월 같은 영업일에 기록한 700억원에서 27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채 발행액은 지난달 9조9500억원에서 8조1900억원으로 1조7600억원 줄었지만 이달 들어 상환액이 발행액 대비 컸던 탓이다.
은행권에선 은행채 발행액을 조절하면서 최근 비상계엄 여파에도 자금조달에 여유가 있다고 본다. 앞서 지난 3일 비상계엄 여파로 은행채 금리가 반등하면서 은행권에선 일시적인 자금조달 우려가 제기됐다. 기준금리 인하로 12영업일 연속 내린 은행채 5년물 금리가 지난 3일 2.914%에서 4일 2.955%로 하루 새 0.041%포인트 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금융시장의 불안에도 초우량 채권으로 분류되는 은행채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은행채 금리는 지난 5일 2.929%로 다시 내리면서 11일엔 2.934%를 기록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계엄사태로 회사채가 일부 순상환되는 등 기업들은 자금조달에 다소 어려움을 겪지만 은행채는 상황이 다르다"며 "꾸준히 수요가 이어지고 은행권이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줄면서 발행을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은행들은 연말을 맞아 가계부채 관리 등 대출조절에 힘쓰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조9000억원 늘며 전월(3조8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절반으로 줄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지난달 기업대출 잔액도 약 8000억원 감소했다.
은행들은 LCR도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LCR는 30일간 예상되는 순현금 유출액 대비 고유동성 자산의 비율을 뜻한다.
이 비율을 높이려면 자금여력을 더 많이 확보해야 한다. 은행권 LCR 규제는 현재 97.5%며 내년 1월1일부터 100%로 오른다. 이미 5대 은행의 3분기 일평균 LCR는 △농협 115.07% △국민 104.83% △신한 103.28% △하나 102.92% △우리 102.63% 등으로 현재 규제비율보다 5%포인트 이상 높게 유지된다.
계엄여파로 환율이 급등하면 외화LCR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은행들은 이미 11월부터 선제적으로 외화조달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5대 은행의 외화LCR는 3분기말 기준 139.51~155.20%에 형성돼 규제수준인 95%를 훌쩍 뛰어넘었다.
고금리 조달의 필요성이 줄면서 은행권은 예금금리도 내렸다.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정기예·적금상품의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내렸고 SC제일은행은 지난 9일부터 0.25%포인트 인하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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