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던 중 강명구(뒷모습) 의원이 일어나 항의하고 있다. 한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이날 대국민 담화에 대해 “사실상 내란을 자백하는 취지”라고 하자, 강 의원 등 친윤계 의원들은 반발했다. /장련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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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2일 “지금은 탄핵으로 대통령 직무 집행을 정지시키는 것이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조기 하야(下野)를 거부하자, 탄핵소추가 불가피해졌다고 보고 기존 ‘탄핵 반대’ 당론을 변경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나온 것이다. 그러자 국민의힘 친윤계는 이날 열린 원내대표 경선에서 결집해 핵심 친윤인 권성동 의원을 새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이 조기 퇴진에 응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임기 등 문제를 당에 일임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어긴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임기를 포함한 정국 운영을 여당에 일임한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은 내년 2·3월 하야 방안을 제시했지만 윤 대통령이 직(職)을 유지한 채 탄핵심판을 받겠다며 조기 하야 거부 의사를 전해오자 탄핵소추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히고 나온 것이다. 국민의힘 윤리위는 이날 한 대표의 지시로 윤 대통령의 출당 여부를 밤늦게까지 논의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직후 의원총회장을 찾아서는 “윤 대통령이 사실상 내란을 자백했다”며 ‘탄핵 찬성’ 당론 채택을 제안했다. 윤 대통령이 담화에서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 등을 강조하며 “탄핵이든 수사든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하자, 탄핵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14일 2차 탄핵소추안 표결 전에 ‘탄핵 찬성’으로 당론을 변경하자는 뜻이다. 하지만 친윤계가 당내 다수여서 기존 ‘탄핵 반대’ 당론을 변경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대표의 당론 변경 제안 직후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선 권성동(5선) 의원이 선출됐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 가운데 106명이 투표해 권 원내대표가 72표, 김태호(4선) 의원이 34표를 얻었다. 권 원내대표는 “기존 당론은 탄핵 반대”라며 “탄핵소추안이 오면 (당론 변경 여부는) 의원들 총의를 모아 결정하겠다”고 했다. 다만 탄핵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의원들이 늘고 있고 의원 상당수는 2차 탄핵안 표결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나와 2차 탄핵안이 통과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여당이 내분에 휩싸일 가능성도 있다.
[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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