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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 (금)

車 부품 경량화로… 7평 가게서 年매출 1조 회사 일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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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 장수 기업] (6) CTR 강상우 부회장

조선일보

지난 10월 22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CTR 역사관에서 강상우 부회장이 전시된 주력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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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 부품사들은 최근 글로벌 자동차 수요 둔화와 중국발(發) 가격 전쟁이란 변곡점을 맞았다. 국내 완성차 기업이 해외로 진출하며 얻는 낙수효과만으로는 생존을 장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경남 창원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 회사 CTR은 이런 상황에서도 작년 연결 기준으로 처음 매출액 1조원을 넘겼다. BMW·포드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 40여 개를 고객사로 삼아, 부품 분야 매출의 90% 가까이를 해외에서 낸 결과다.

CTR은 고(故) 강이준 회장이 1952년 부산 국제시장에 차린 23.1㎡(7평) 남짓의 자동차 부품 가게에서 출발한 회사다. 1971년부턴 부품을 판매하는 것에서 직접 생산하는 것으로 업을 확장, ‘한국센트랄자동차공업’이란 이름으로 본격적으로 부품 생산을 시작했다. 아들인 강태룡 회장은 단조(鍛造)부터 조립에 이르는 부품 생산 체계, 해외 사업의 기틀을 닦았다. 창업주 3세인 강상우(43) CTR그룹 부회장은 2008년 현대차 상품마케팅팀 대리로 일을 시작했고, 지난 2013년 CTR에 들어와 ‘부품 경량화’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10월 CTR 본사 1층 공장. 주황색 산업용 로봇 10여 대가 자동차 본체와 바퀴를 연결하는 부품 ‘컨트롤암’을 쉼 없이 찍어냈다. 기존 철 소재에 비해 30% 안팎 가벼운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해서 부품을 만든다고 했다. 손으로 들어만 봐도 경량 알루미늄 제품과 철 부품의 무게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가 있었다.

전기차는 수백 킬로그램의 배터리를 탑재하기 때문에, 그 밖의 부품 무게를 줄이는 것이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강 부회장은 자동차 현가(서스펜션)와 조향(스티어링) 등 부품을 생산하는 CTR에서 알루미늄, 플라스틱, 그리고 철과 플라스틱을 섞은 복합 소재를 이용해서 가벼운 부품을 생산하도록 지휘했고, 이를 통해 최근 매출 확대도 이뤄낼 수 있었다. 강 부회장은 “경량화와 가격 경쟁력에 중점에 두고 제품을 계속 혁신하고 있다”고 했다.

CTR은 현대차·기아 같은 국내 대기업 자동차 회사 외에도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 협업하며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작년 자동차 부품 분야 매출의 87%가 현대차·기아 외의 업체에서 나왔다. 2013년 무렵 북미 최대 전기차 업체 A사의 수주를 따낼 때만 해도 현대차·기아에서 나오는 매출은 절반 정도를 차지했지만, 지난 10년 사이 다른 고객사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강 부회장은 “일찌감치 해외에서 전기차 시장을 개척하는 모험을 한 덕분”이라고 했다. 전기차를 만들 땐 특히 노면 소음과 충격을 줄여주는 서스펜션 부품을 중요하게 따지는데, CTR이 이 분야에서 특히 제품 품질을 인정받았다는 설명이다.

40여 개 고객사의 차량 개발 과정을 모두 이해하고 적시에 부품을 공급한 것도 매출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됐다. 강 부회장은 “오랜 시간 회사가 쌓아 온 고객 대응 능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지난 2020년까지 6000억원대에 머물렀던 매출은 이듬해부터 매년 10~20%씩 늘어나 작년 역대 최고치(약 1조300억원)를 기록했다.

CTR의 다음 목표는 ‘저가 전기차’ 수주다. 샤오펑·샤오미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도 최근 납품 계약을 맺었다. 앞으로 현지 생산을 더 늘려 중국 부품사들과 정면 승부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강 부회장은 “중국 부품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통해 현지 저가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을 기르겠다”고 했다.

[이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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