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저녁 대전 은하수네거리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대전비상시국대회’에서 대전 ㄱ고등학교의 최예원(18) 학생 등이 이 학교 재학생 200명을 대표해 우리말·영어·프랑스어·일본어로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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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어른들은 부끄럽게 과거와 구태를 반복해도 ‘K-고딩’들은 굴하지 않았다. 지역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탄핵의 광장’에 서서 4개 언어로 “더는 어른들이 선사한 평화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정의를 외치겠다”고 선언했다.
12일 저녁 대전 은하수네거리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대전비상시국대회’의 단상에 올라온 대전 ㄱ고등학교의 재학생 4명은 ‘침묵이 만드는 역사의 주범이 될 것인가. 외침이 이뤄낼 역사의 주역이 될 것인가?’라는 제목의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ㄱ고등학교 재학생 200명을 대표해 단상에 오른 최예원(18) 학생 등 4명은 각각 우리말·영어·프랑스어·일본어로 돌아가며 시국선언문을 읽어내려갔다. 이들은 우리말로 쓴 시국선언문을 영어·프랑스어·일본어·중국어·스페인어·러시아어 등 8개 언어로 번역해 1·2·3학년 재학생 200명의 연명을 받아 이날 발언대에 올랐다.
대전 ㄱ고등학교 재학생 200명이 우리말·영어로 작성해 발표한 시국선언문. 학생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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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우리는 민주주의가 당연한 세대이다. 동시에 촛불혁명을 겪으며 자라왔기에 민주주의가 흔들릴지언정,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경험한 세대다. 그렇기에 우리는 여전히 민주주의가 살아있다고 믿는다. 어찌 바위 하나가 큰 강의 물살을 가로막을 수 있겠나”라며 “많은 것을 잃어온 우리는, 더는 겨울이 두렵지 않은 우리는 간절한 외침이 종국엔 봄을 불러온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더욱 격렬히 목소리를 내겠다. 지금은 윗세대가 지켜온 나라를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어 이들은 “윤석열 정권에게 외친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헌법 정신에 완전히 위배되는 행위이며, 국민의 대표가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명백한 반역 행위”라며 “정치인으로서 일말의 양심이라도 지키라. 그것이 당신들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경고이자 진심 어린 호소”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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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ㄱ고등학교 학생들이 스페인어·프랑스어·독일어·러시아어·일본어·중국어로 작성한 시국선언문. 학생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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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시국에 무관심한 모든 이들에게 외친다. 우리는 선악을 결단하는 매 순간에 당당히 선을 택할 선의지를 가졌다. 동시에 그것을 관철할 수 있는 용기를 지녔다. 따라서 이제는 누군가 대신해 주길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권리와 삶,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 민주주의와 자유는 스스로 지킬 때가 가장 강하기 때문이다. 하나 된 힘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더는 어른들이 선사해 준 평화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정의를 외치기로 한 우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즉시 자신이 저지른 만행에 대해 책임을 지고 국민의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여라. 부정한 과거를 청산하고 내란죄에 공모해 헌정 질서를 유린한 자들을 몰아내라. 국가의 이름으로 자행한 모든 직간접적 폭력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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