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원대 환율에 환차손 우려 확대…내수 비중 클수록 타격
中 통화정책 완화에 업황 회복 기대감도
사진은 1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경유 가격이 표시돼 있는 모습. 2024.12.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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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국내 정유업계가 최근 급변하는 정세에 악재와 호재가 한꺼번에 들이닥치며 혼란을 겪고 있다. 정제마진 회복세에 한숨 돌리려던 업계는 최근 계엄발 환율 상승에 근심하고 있으나 중국이 재차 경기부양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면서 업황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종가 기준 전 거래일 1426.9원 대비 5.3원 오른 1432.2원으로 마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언 직후인 4일 종가 기준 1410.1원과 비교하면 일주일 만에 22.1원 상승했다.
에쓰오일(S-OIL)(010950)·HD현대오일뱅크·SK에너지·GS칼텍스 등 국내 정유 4사는 올해 3분기 총 1조 5000억 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이어오고 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1400원을 넘은 고환율이라는 암초를 만나면서 또 다시 위기감이 높다.
원유를 해외에서 수입해 들여오는 정유업계의 경우 환율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연간 10억 배럴 이상의 원유를 해외에서 사들이면서 달러화로 결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출 대비 내수 비중이 높은 업체들의 타격이 더욱 클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수출 물량이 많을 경우 석유제품을 달러화로 판매해 환차손을 상쇄할 수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 원화로 판매하는 경우 환차손을 고스란히 떠안게 되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 가운데에선 SK에너지와 에쓰오일이 내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누계 매출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에쓰오일은 45.4%, SK에너지는 48.2%에 이른다. HD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의 경우 각각 22.5%, 25.8%로 상대적으로 내수 비중이 작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업계는 원유 수입량이 제품 수출량보다 거의 2배 정도 많은 상황"이라며 "환율이 상승하면 환차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증폭돼 환율 시장이 요동치면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반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이 최근 통화정책을 '안정적'에서 '적정 완화'로 변경,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면서 국내 정유업계의 업황도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도 서서히 확산하는 모양새다.
그간 정유업계가 실적 부진이라는 몸살을 앓은 주요 배경 중 하나는 주요 석유 소비국인 중국의 불황이었다.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 9월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며 완화된 통화 정책을 발표한 당시에도 업계에선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일었다.
에쓰오일의 주가는 지난 10일 전일 종가 대비 5.6% 상승한 5만 6600원을 기록한 데 이어 전날도 5만 7000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SK에너지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096770) 주가 역시 10일 8.4% 증가에 이어, 11일 0.25% 상승하며 11만 9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096pag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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