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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목)

美, 마이크론 반도체 보조금 8.8조 확정… 삼성-SK는 협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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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후 8곳과 최종 계약

최근 한달 보조금 약 32조 지급

삼성, 마이크론과 같은 날 예비각서

트럼프 취임前 9조 계약 가능 전망

동아일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경쟁사인 미 마이크론이 조 바이든 미 행정부와 8조 원이 넘는 반도체 보조금 지급 계약을 최종 마무리했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가 확정된 이후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 보조금 최종 계약을 맺은 주요 기업은 이로써 총 8곳이 됐다. 아직 보조금 최종 계약 협상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협상 시계도 빨라질 전망이다.

10일(현지 시간) 미 상무부는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인 마이크론에 61억6500만 달러(약 8조8200억원) 규모의 보조금 지급을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4월 예비적 각서(PMT)를 체결한 지 8개월 만에 실사 등 검증을 거쳐 법적 구속력을 갖춘 최종 지급이 확정된 것이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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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가 미 상무부 발표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을 확정지은 지난달 6일 이후 바이든 행정부와 반도체 보조금 최종계약을 맺은 기업 수는 빠르게 늘고 있다. 1000만 달러 이상 보조금 PMT를 맺은 기업 중 미 대선 이전에 최종 계약한 곳은 폴라 세미컨덕터(1억2300만 달러) 한 곳뿐이었다. 하지만 대선 직후 TSMC(66억 달러)를 시작으로 인텔(78억6500만 달러), 마이크론 등 8개 기업으로 급증했다. 한 달 동안 8개 기업에 대해 미 정부가 지급을 확정한 보조금은 약 223억 달러(약 31조9300억 원)에 이른다.

PMT 체결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21개 기업과 PMT를 맺은 미 행정부는 최근 한 달여 동안 11개 업체 등에 대한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4월 마이크론과 같은 날 PMT를 맺은 삼성전자와 미 상무부의 보조금 협상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64억 달러(약 9조1600억 원), SK하이닉스는 4억5000만 달러(약 6400억 원) 규모의 보조금을 받기로 한 상태다. 지난해 12월부터 6월까지 PMT를 맺은 기업 중 최종 계약을 끝내지 않은 곳은 보조금 수령을 거부한 마이크로칩을 제외하면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전문가들은 삼성의 파운드리 동력 약화를 협상이 지연되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삼성전자는 보조금 수령을 위해 미 텍사스주에 4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2·4나노 파운드리 팹 등을 건설할 계획을 밝혔지만, 최근 3나노 공정 수율 문제로 TSMC에 파운드리 주도권을 빼앗긴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보조금을 받더라도 파운드리 적자가 이어지면 결국 손해”라며 “공장 가동 시점을 비롯해 수익성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칩스법 축소를 무력화할 법안을 고심하고, 계약 속도를 높이고 있어 내달 20일 트럼프 당선인 취임일 전 계약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진만 삼성전자 신임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은 9일 임직원에게 e메일을 보내 “(텍사스 공장에) 많은 자본 투입과 미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계획되고 있다. 팹을 가동하기 위해 할 일이 많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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