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VAN사 중개 대체 기술 확산에
수수료 적거나 없는 결제 이용 늘어
내수 침체 장기화, 허리띠 졸라매기
쿠팡-배민 등도 직승인 전환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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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에 있는 한 소형 입시학원. 최근 온라인 수납 방식을 도입하면서 카카오페이 자회사 페이민트가 제공하는 온라인 결제(‘결제선생’)를 이용하기로 했다. 결제선생은 청구부터 결제까지 카톡 창 안에서 해결하는 서비스로, 전자금융업자(PG)를 끼지 않아 가맹점 입장에서는 결제수수료를 낮출 수 있다(1.4%→1.1%). 해당 학원 관계자는 “PG 업체를 통한 온라인 결제 서비스 대비 월 11만 원가량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내수 침체 장기화에 중소 자영업자부터 대형 가맹점까지 결제 수수료 절감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으로 PG사와 밴(VAN)사가 도맡아 왔던 결제 프로세스를 대체하는 기술이 확산하는 가운데 티메프 사태로 인한 PG사에 대한 불신도 이 같은 ‘단순 결제 서비스’ 확장을 부추기고 있다.
결제선생은 전통적으로 PG사 업무였던 ‘자금 정산 기능’을 카드사가 직접 하도록 하고 ‘데이터 전자 수·발신’에만 집중하고 있다. 가맹점 입장에서는 PG사에 줘야 하는 수수료(0.3%) 대신 카톡 메시지 발송 비용(55원)만 부담하면 된다. 김영환 페이민트 대표는 “대금 정산도 다음 날 받아볼 수 있다”면서 “입소문 덕분에 사업 출시(2020년 9월) 후 4년여 만에 7만여 개 가맹점을 모집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토스플레이스는 이번 주부터 ‘토스테이블오더’ 선결제 베타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가맹점주로부터 추가 수수료를 받지 않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식당 테이블에 있는 QR코드 안내판 사진을 찍어 메뉴 선택부터 결제까지 가능하다.
최근 식당 내 키오스크나 탁자에 메뉴 선택부터 결제까지 가능한 단말기를 설치해 주는 이른바 ‘테이블오더’ 업체들은 오프라인 결제임에도 PG사를 거치도록 프로세스를 구축해 소상공인들의 수수료 부담을 늘린다는 지적이 있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 점주는 “테이블오더 등을 쓰려면 매출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내고, 태블릿 기기 이용 명목으로 월 1만5000원가량의 구독료를 내야만 했는데 무료로 쓸 수 있는 서비스 덕분에 월 20만 원가량을 아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쿠팡, 배달의민족 등 온라인 대형 가맹점들 역시 최근 카드사와 직승인 계약을 체결하는 등 수수료 절감에 애쓰고 있다. ‘직승인’은 요청, 승인 등 카드 결제 시 필요한 과정에서 PG, 밴사 등을 건너뛰고 가맹점과 카드사가 바로 거래하는 것을 의미한다. 전통적으로 PG사가 제공하던 온라인 결제 대행 서비스를 배민페이, 쿠페이 등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로 대체하고, 밴사에 위탁해 오던 거래 승인 업무를 BC카드에 맡겨 직접 수행하는 것이다. 업체 측은 “이렇게 아낀 비용을 대고객 마케팅 등에 활용해 소비자 편익을 늘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 등에 따른 중소상공인, 기업 등 수익성 악화가 결제 프로세스를 단순화하려는 수요에 불을 붙이고 있다”면서 “보험료, 대학 등록금 등 수수료 이슈로 기존 카드 결제가 활성화되지 않는 영역까지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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