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반군, 쫓겨난 독재자 부친 묘에 불 지르고 ‘찰칵’

11일(현지시각) 시리아 반군이 라타키아주 카르다하의 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의 영묘에 불을 지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시리아 반군이 53년간의 철권통치 막을 열었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의 묘소에 불을 질렀다.

11일(현지 시각) AFP통신 등에 따르면, 시리아 반군은 라타키아주 카르다하에 있는 하페즈 전 대통령의 영묘(靈廟)에 불을 질렀다. 라타키아주는 시아파의 한 종파인 알라위트(Alawite)파의 거점이며, 카르다하는 하페즈 알아사드의 고향이다.

공개된 여러장의 사진에는 언덕 위에 석재로 꾸며진 대형 묘지 구조물이 불타고 파괴된 모습이 담겼다. 하페즈의 묘소에서 반군들이 불에 타는 관을 지켜보거나, 파손된 묘를 배경으로 반군들이 깃발을 들고 기념 사진을 찍는 모습이 담겼다. 관이 영묘 밖에서 불 타고 있는 장면도 포착됐다. 영국 BBC는 “무장한 남성들이 묘소 주변에서 구호를 외치며 돌아다니는 모습도 담겼다”고 했다.

1971~2000년 시리아 대통령을 지낸 하페즈 알아사드는 사망한 뒤 이곳에 안장됐다. 1994년 교통사고로 숨진 그의 장남 바셀과 다른 아사드 가족들의 묘도 이곳에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11일(현지시각) 시리아 반군이 파손된 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의 영묘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11일(현지시각) 시리아 반군이 라타키아주 카르다하의 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의 영묘에 불을 지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육군 소장이었던 하페즈는 무혈 쿠데타로 권력을 잡고 대통령 자리에 올라 29년 간 통치하다 2000년 사망했다. 그의 둘째 아들인 바샤르 알아사드는 2000년 대통령직을 세습해 24년간 시리아를 통치해 왔다. 바샤르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 때 국민들을 유혈 진압하면서 내전이 발발했다. 13년 넘게 이어진 내전에서 바샤르는 50만 명이 넘는 자국민을 살해했으며 수십 만 명을 감옥에 집어 넣고 고문과 학대를 자행했다.

지난 8일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이 주도하는 시리아 반군은 다마스쿠스를 장악하면서 13년간 이어진 내전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아사드 대통령은 그의 가족과 함께 러시아로 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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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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