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9월 6일 김용현 신임 국방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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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2·3 불법계엄 과정을 주도하고, 내란 혐의가 뚜렷한 명령을 직접 내렸다는 증거가 쏟아지고 있다. 10일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국회에 출석해 “(비상계엄 당일) 윤 대통령이 의결정족수가 안 채워지도록 국회의원들을 끄집어내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내란죄는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 문란(헌법기관을 강압에 의해 권능행사 불가능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일으키는 폭동’이다.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에 대한 불법 체포 지시와 계엄해제 요구 의결 방해는 내란 혐의에 해당한다고 보는 게 상식적이다.
법원도 김용현 전 국방장관의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혐의가 입증된다고 봤다. 내란죄 처벌 수위는 가담 정도에 따라 ①우두머리(수괴) ②중요 임무 종사 ③부화뇌동 및 단순 가담 등으로 나뉘는데, 군 통수권 ‘넘버2’인 국방장관이 중요 임무 종사자라는 것은 바로 대통령이 ‘내란수괴’임을 또렷하게 가리킨다.
윤석열 대통령·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혐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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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이 계엄을 통해 달성하려던 것이 내란이라는 점은 동원 부대 면면을 봐도 알 수 있다. 비상계엄에는 정보사령부, 방첩사령부, 특수전사령부, 수도방위사령부, 대통령 경호부대 등이 투입됐다. 이것은 12·12 군사반란에서 신군부가 동원한 부대와 놀랄 만큼 일치한다. 당시 신군부는 보안사(방첩사 전신), 특전사, 수경사(수방사 전신)의 대통령 경비부대(30·33 경비단)를 사적으로 장악해, 지휘체계를 무력화하고 권력을 찬탈했다.
증거로 보나 전례로 보나 내란 혐의가 명백한 만큼, 현직 대통령이더라도 체포·구속을 망설일 이유가 없다. 현직 대통령 불소추 특권에서 내란과 외환(外患)의 죄만 예외로 뒀다는 것은, 바로 이 두 죄가 국가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대역죄’이기 때문이다.
다만 현직 대통령 신병 확보에서 현실적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순 없다. 윤 대통령은 지금 중무장한 경호 병력의 호위를 받고 있다. 경호처를 앞세워 강제수사에 저항한다면 국가기관 간 무력충돌 등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어제 대통령실의 협조 거부로 인해 경찰의 대통령실 압수수색은 장시간 대치하다가 끝내 무산됐다.
윤 대통령 스스로 수사기관에 출석하거나 강제수사를 받아들이는 게 최선의 해법이다. 그게 윤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역할이다. 수사기관들도 기관 협의와 법리검토를 통해 유사시 강제수사를 실행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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