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차기 ‘좌파 정부’서 한·미·일 협력 후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회의에 참석해있다. /장련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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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을 대표하는 일간지인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 한국의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속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해 “북한과 러시아에 대해 더 유화적인 입장(more conciliatory line)을 취할 것으로 예상되고, 한중관계가 위기에 처했을 때 주한 중국대사와 공개 석상에 등장해 논란을 일으켰다”고 했다. 또 전문가를 인용해 차기 ‘좌파 정부’가 등장할 경우 “한·미·일 협력 구조가 후퇴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주 국회에 보고한 윤 대통령 탄핵 소추안에서 ‘북·중·러를 적대시하는 외교 정책’을 탄핵 사유의 하나로 언급했다.
FT는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드라이브를 건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 관련 “일본과의 화해를 주도한 윤 대통령이 없었다면 열릴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대일) 정책은 민주당과 지도자인 이재명 대표의 비난을 받았다”며 “이 대표는 윤 대통령 재임 중 한일 관계에 대해 ‘우리나라 외교 역사상 가장 수치스럽고 비참한 순간’이라 묘사했다”고 전했다. 다니엘 스나이더 스탠포드대 교수는 FT에 “미·일과의 3자 안보 협력은 차기 좌파 정부가 타깃으로 삼아 후퇴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했다. 한·미·일 3자 협력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관심이 보이지 않을 가능성도 언급됐다.
FT는 이 대표가 총선을 앞둔 지난 3월 유세에서 중국에 대해 “셰셰(고맙다는 뜻의 중국어)하면 된다”고 말했고, 지난해 윤 대통령의 ‘대만 해협’ 발언 이후 이 대표가 싱하이밍 당시 주한 중국 대사와 공개 석상에 등장한 것도 언급했다. 익명의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서울·도쿄의 관계가 개선된 것이 불과 2년 전인데 문재인 정부 시절 5년 동안 이어졌던 긴장 관계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워싱턴DC의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잭 쿠퍼 연구원은 “(미국에) 중요한 나라의 보수적 지도자로서 윤 대통령이 트럼프와 생산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완벽한 위치에 있었다”며 “그가 떠나든 남든 서울(한국)은 앞으로 어려운 상황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미 정부는 오커스(AUKUS)·쿼드(QUAD) 등과 함께 한·미·일을 인도·태평양의 주요한 소(小)다자 안보 협력체로 운용해왔다. 반면 이 대표는 그간 한·미·일 협력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피력해왔다. 특히 일본과의 협력을 부각하며 지난해 “자위대 군홧발이 한반도를 더럽힐 수 있다”고 했다. 영국의 또 다른 일간지인 더타임스는 최근 “이 대표가 미국·북한·중국과의 관계 등 한국이 직면한 가장 논란이 되는 문제에 대해 애매한 입장을 취해왔다”고 보도했다. 박종희 서울대 교수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민주당이 주도한 탄핵 소추안에 외교 정책이 언급된 것을 놓고 “외교 정책은 대선 과정에서 명확히 공약으로 제시돼 국민의 위임을 받은 정책”이라며 “외교 정책의 방향성 자체는 헌법·법률 위반이 아닌 한 탄핵 사유가 되기 어렵다”고 했다. 민주당은 새로운 탄핵안을 다시 발의해 12일 국회에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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