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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목)

계엄선포 직전 ‘5분 국무회의’…전원 반대에 尹 “누군가와 의논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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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총리·장관 국회 현안질의서 증언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참석 국무위원 전원이 계엄에 반대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첫 마디로 “누군가와 의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한 총리와 장관들은 11일 국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전후 상황에 대해 증언했다.

세계일보

한덕수 국무총리가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 참석해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행정안전부가 공개한 대통령실 회신 내용에 따르면 비상계엄 선포 관련 회의는 지난 3일 오후 10시17분에서 22분까지 5분 간 대통령실 접견실에서 열렸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같은 날 오후 10시24분쯤 이뤄졌던 만큼, 선포 7분 전 ‘5분 국무회의’를 진행한 것이다. 급하게 이뤄지면서 회의록도 남기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리는 당일 오후 8시40분쯤 계엄 선포 계획을 인지했고, 대통령에게 반대 입장을 표명한 뒤 이를 저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9시쯤 국무회의를 소집했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고, 국무위원들을 소집해서 국무회의를 명분으로 대통령의 (계엄 강행) 의지를 (접도록)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비상 계엄안’이 안건으로 상정된 실제 국무회의는 참석자 증언에 따르면 5분∼7분 내외로 추정된다. 국무회의 소집 알림을 한 이후 국무위원들은 현장에서 최장 1시간 가까이 대기했다고 한 총리는 말했다.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한 국무회의였다면 왜 정족수(11명)가 채워질 때까지 기다리고 5분여만에 산회했나. 계엄의 절차적 요건을 맞추기 위한 것 아니었느냐’는 추궁에 한 총리는 “어차피 실체적, 절차적인 (회의 개최 요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회의 자체는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세계일보

11일 비상계엄 선포 관련 긴급 현안질의가 진행된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한 전 국방부 장관 등의 사진이 화면에 나오고 있다. 뉴스1


한 총리는 ‘비상계엄을 선포한 국무회의는 국무회의가 아닌 게 맞느냐’는 질의에 “말씀에 동의한다. 국무위원 회의라고 해야 할지, 정식 국무회의라고 해야 할지 명확하지 않다”고 답했다.

한 총리는 본인을 비롯한 국무회의 참석자 전원이 계엄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대통령 앞에서 명시적으로 반대한다는 표현을 사용한 사람은 손을 들어보라’고 요구하자 최상목 경제부총리와 조태용 외교부 장관만 손을 들었다.

한 총리는 이에 “국무위원들 모두가 걱정하면서 모여서 반대 의견을 이야기했고, 이것을 반드시 대통령 앞에서 하느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하느냐’는 질문에 “후회한다”고 답했다.

세계일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 참석해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0시 10분에서 15분 사이에 회의장에 도착했는데 대기하는 상태였다”며 “무슨 회의인지 옆 사람에게 물었더니 ‘계엄’이라는 두 글자만 들었다. 너무 놀라서 ‘말도 안 된다’, ‘막아야 한다’고 말했는데 그 자리에는 대통령이 계시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에 참석한 시간은 2∼3분 남짓이었다”며 “(윤 대통령의 첫 마디가) ‘누군가와 의논하지 않았다’였다”고 전했다.

회의에선 계엄 선포를 알리는 것 이외에 구체적인 실행 계획 등은 공유하지 않았다고 한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언할 때 한 총리 등과 함께 있었고,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한 총리는 “(정 실장도) 굉장히 걱정했다. ‘지금 이런 상황이 될 수 있나’라는 얘기를 했다. 신원식 안보실장도 같은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지난 4일 오전 1시쯤 국회가 계엄해제 의결을 하자 윤 대통령에게 해제 건의를 했다고 밝혔다. 계엄 해제를 의결한 국무회의는 오전 4시15분쯤 시작해서 4시30분쯤 마무리 됐다. 윤 대통령은 이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한 총리는 ‘스스로 내란 공범이라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야당 의원 지적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송 장관도 “막지 못한 무능함과 무력함은 있어도 동조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이 국무위원들을 향해 “본인이 내란 공범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손을 들라”고 하자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인 김선호 차관만 손을 들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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