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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목)

‘바이오던스’ 대박에 창업 4년 만에 ‘천억클럽’ [화제의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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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셀렉션


미국 아마존의 가장 주요한 쇼핑 시즌 중 하나인 ‘블랙 프라이데이’. 특히 화장품 분야(Beauty & Personal Care)는 치열하기로 유명하다. 이 시기 해당 분야 1위를 장시간 기록한 브랜드가 있다. K뷰티 브랜드 ‘바이오던스’다. 주요 히트 상품인 바이오던스 ‘바이오콜라겐 리얼 딥 마스크’는 ‘종전 마스크팩 공식을 다시 썼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전언이다.

회사 관계자는 “일반적인 시트(종이) 마스크와 달리 고농축 에센스를 그대로 굳혀서 지지대를 만든 ‘하이드로겔 마스크’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며 “반고체 형태 마스크팩은 에센스가 흡수되면서 점차 투명해지기 때문에 소비자가 유효 성분의 흡수 정도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고, 실질적인 효과를 보다 체감할 수 있어 재구매율이 높다”고 소개했다.

이는 해외 유통 전문 업체 실리콘투도 인정하는 내용이다. 김성운 실리콘투 대표는 “올해 상반기만 해도 아마존 화장품 부문 상위 25개 제품 상당수를 한국 제품이 채웠다면 연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브랜드는 바이오던스와 코스알엑스 정도(마켓디펜스(MarketDefense) 자료)”라며 “특히 바이오던스는 상대적으로 후발 주자임에도 인지도가 뚜렷이 올라가고 있는 데다 가격 할인을 자제하면서 프리미엄 이미지가 형성돼 추가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바이오던스를 전개하는 뷰티셀렉션은 2020년 설립된 신생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액 400억원대에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이 회사의 올해 목표 매출은 1300억원, 영업이익률 20%대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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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셀렉션 창업자 박재빈 대표


뷰티셀렉션 어떤 회사?

박재빈·김미화 공동창업

창업자는 박재빈 대표와 김미화 CPO(Chief Product Officer·이사)다. 본인이 미처 몰랐고 사용하지 않아본 화장품이 있으면 잠을 이루지 못한, 소위 ‘뷰티 덕후’였던 김 이사가 프리랜서로 화장품 유통 사업을 했던 것이 시작이다. 그는 ‘왜 좋은 품질의 제품보다 자본력 있는 회사가 마케팅·유통망 활용을 통해 전개하는 제품이 더 잘 팔릴까?’라는 의문을 품었다고. 이때 알토스벤처스를 거쳐 IT 유니콘 하이퍼커넥트에서 근무하고 있던 박재빈 현(現) 대표를 만났다. 2019년 이들은 ‘뛰어난 제품력이 마케팅·유통망을 넘어 고객의 제1의 선택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가설을 바탕으로 엄선한 양질의 중소 브랜드 제품을 시장에 풀어봤다. 당시 인플루언서 등 떠오르는 유통 채널을 적극 활용하면서 ‘미운 오리 새끼’가 ‘백조’가 되는 성공 사례도 꽤 많이 목격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0년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임했다. 사명 ‘뷰티셀렉션(Beauty Selection)’은 ‘고객에게 진정으로 좋은 제품을 선별해주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초창기에는 다양한 제품군을 실험했다. 특히 2020년 초는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이때 자체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Hmind’를 내놨다. 이후 패션, 뷰티 등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다양한 실험을 거듭했다. 그러다 화장품 브랜드 ‘바이오던스’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선택과 집중’에 들어가면서 매출액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창업 첫해부터 14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뷰티셀렉션은 금감원 전자공시 기준 2022년 311억원, 지난해 415억원 등 매년 100억원씩 매출액이 늘었다. 올해에는 자체 추산 예상 매출액만 최소 1300억원이다. 이런 성장세에 주목한 알토스, KB인베스트먼트 등 국내외 투자사가 2022년 13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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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에서 블랙 프라이데이 전후 꾸준히 최상위권에 오른 바이오던스 제품. (뷰티셀렉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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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성장세 비결은

마스크팩 재해석 덕

뷰티셀렉션이 승승장구만 한 것은 아니다. 사업 초기 자체 건강기능식품 브랜드의 한 제품이 갑자기 판매가 급증했다. 수요를 맞추기 위해 생산량을 크게 늘리면서 돈이 많이 들어갔는데 판매로 회수하는 돈과의 시차가 발생하면서 현금 유동성에 문제가 생겼다. ‘흑자 도산’이 이런 건가 싶은 순간. 경영진은 월급을 받지 않고 개인 자산을 넣어 위기를 극복했다. 이후 현금흐름 관리를 최우선으로 삼고 관리회계에 신경을 쓰게 된 계기로 삼았다고. 더불어 생소한 패션 분야 등에 발을 담갔다가 판단 착오를 깨닫고 철수하기도 했다.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기는 했지만 ‘품질’을 최우선에 두고 여러 분야 제품을 빠르게 테스트해보면서 ‘버릴 건 버린다’는 현장 지향적 의사 결정을 한다는 게 강점이다. 여기에 더해 국내보다 해외 시장 매출 비중이 더 높을 정도로 현지화 전략을 잘 전개한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알토스벤처스 관계자의 총평이다.

뷰티셀렉션의 급성장 비결로 종전 시장을 ‘재정의’, 새로운 매출을 만든 전략이 꼽힌다. 일명 ‘마스크팩의 재해석’이다. 한때 K뷰티 하면 마스크팩을 떠올리는 국내외 소비자가 많았다. 그런데 중국 수출 기업끼리 저가 출혈 경쟁을 하면서 시장이 망가졌다. 뷰티셀렉션 경영진은 그럼에도 종전 제품 단점을 획기적으로 보완한다면 해볼 만한 시장이라고 봤다. 회사 관계자는 “높은 흡수율을 구현하기 위해 기존에 없던 초저분자 콜라겐 추출물, 초저분자 올리고 히알루론산, 피부 투과율을 돕는 갈락토미세스발효여과물 등 모공 탄력, 피부 영양감 부여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는 배합을 설계했다”며 “g 단위 테스트를 지속하면서 사용자가 느끼기에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 밀착력을 극대화하는 최적의 무게(34g)를 구현했다”고 소개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2년 하반기 미국 아마존에 입점하면서 수출 초석을 다졌다. 더불어 회사 초창기 인플루언서 마케팅 노하우를 미국 현지에도 적극 이식했다.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 있는 현지 인플루언서와 협업하면서 미국 외 일본, 동남아 등으로 진출 지역을 확장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마케팅 저력 덕분이다. 지금은 바이오던스 매출의 70~80%가 해외에서 나오고 있다.

약점은 없나

전 세계 오프라인 진출 숙제

물론 뷰티셀렉션도 숙제는 많다. 무엇보다 미국 시장 경쟁 환경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짝퉁, 베끼기 상품 등의 출현도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지나치게 온라인 비중이 높다는 점도 향후 확장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내년 초 까다롭기로 유명한 세포라의 미국 주요 매장에 입점이 확정돼 있다. 이는 바이오던스의 제품력과 프리미엄 이미지를 인정받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외 다수 국가의 코스트코, 영국 부츠(Boots), 일본 로프트(Loft) 등 전 세계 유수 유통 업체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박재빈 대표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당장 상장을 계획하기보다는 훨씬 더 빠르게 큰 회사를 만드는 데 단기적으로는 집중할 계획”이라며 “결국 꿈꾸는 것은 국내 1위 스킨케어 회사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수호 기자 park.suho@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88호 (2024.12.11~2024.12.1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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