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원, 더블랙레이블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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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소감은.
"올해 나오기로 했던 세 번째 작품이 마무리를 지었다. 사실 올해 '밤에 피는 꽃'부터 계속 긴장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드라마가 세 개 나오기로 되어 있었고 계속 촬영 중이었다. 첫 번째 드라마가 시작될 때부터 끝날 때까지 긴장하고 있었다. 올 한 해를 긴장하며 보냈다. 세 번째 작품까지 잘 마무리가 된 것 같다. 끝나니 긴장감이 어느 정도 풀린 것 같다."
-결말에 대한 만족감은.
"박선호 감독님은 내가 봤을 때 정말 긍정적이고 행복한 사람이다. 여기에 김세정 배우랑 나까지 모이면 긍정 파워를 이길 사람이 없다. 결말도 참 감독님답다고 생각했다. 누가 보면 뻔하다고 할 수 있지만 행복하고 재밌는 결말이라고 생각했다. 각자가 성장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엔딩이라 우리 드라마가 할 수 있는 최상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첫 현대물 로맨틱 코미디였다.
"한국 로코의 특성상 오글거리는 대사들이나 행동들이 있지 않나. 연인이라는 관계가 되기 전까지의 과정들을 풀어내는 게 쉽지 않았는데 나온 걸 보고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4회까지는 드라마 촬영 중이라 본방 사수를 하지 못했다. 그 이후엔 다 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처음 겪어보는 장르에, 처음 해보는 그런 카테고리이기 때문에 반응을 계속 보게 되더라. 사극 할 때도 그랬다. 새로운 장르에 따른 이종원의 모습이 어떤지 반응을 살펴보게 되더라. 월요일, 화요일은 무조건 휴대전화, 노트북을 들고 있는 날이었다."
-기억에 남는 시청자 반응이 있나.
"개인적으로 기대했던 반응이 있다. 윤민주라는 친구가 자신을 위해 많은 것들을 차단하고 본인을 위해서만 살아온 친구라 냉소적으로 보일 수 있는데 채용주라는 친구를 만나 부드러워지면서 츤데레적인 성향을 보여주는 게 있었다. 사람들을 차단할 것 같은 애가 다정함을 보여주는 게 포인트라고 생각했다. 엄청 대놓고 잘해주는 사람보다 은근히 잘해주고 은근히 따뜻하게 대하는 게 목표였다. 이번에 '윤민주 여우 같네'란 표현이 너무 듣기 좋더라. 대놓고 끼를 부리는 여우가 아니라 세심하고 다정한 여우, 조심스럽게 접근하되 다정한 여우라고 정의 내리고 민주를 연기했다. 시청자들에게도 민주의 여우 같은 모습 속 세심하고 다정한 모습이 있다는 의미 아닌가. 칭찬으로 다가왔다. 이런 반응이 주를 이룰 때 좋았고 김세정 배우와 웃는 모습에서 얼굴 합이 좋다는 반응을 봤을 때 뿌듯하고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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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정과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너무 좋았다. 나이도 두 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 거의 친구 같았다. 친밀도가 쌓이니까 현장 안에서 호흡도 술술 풀렸다. 어느 날은 친구 같다가 어느 날은 배우 동료 같다가 어느 날은 진짜 연인 같은 서로의 모습에서 합이 좋았다. 김세정이라는 배우가 박선호 감독님과 '사내맞선'을 했고 이미 합이 맞춘 상태라 이런 합이라면 내가 빨리 친밀도를 쌓으면 완주하겠구나 싶었다. 빨리 친해져서 조심스러울 수 있는 부분도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눈 것 같다."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롭게 발견한 매력이 있다면.
"그간 찍었던 작품 중 특히 현대물 중에서 다정한 모습을 보여준 게 별로 없는 것 같다. '금수저' 때 그런 장면이 조금 있었지만 내게 이런 다정한 모습이 있구나 싶었다. 나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정하게 대하지만 직관적으로 그 모습을 볼 일은 없지 않나. 이번 드라마를 보며 새로운 생각이 들었다."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은.
"민주는 드라마 특성상 굉장히 다정하다. 난 로코가 거의 SF 수준으로 현실에서 보기 어려운 모습도 많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민주처럼 스스름없이 하는 행동이 많고 시간이나 에너지를 할애하며 은근히 직진 하는 스타일이다. 민주도 철벽을 치다가 은근히 저돌적이란 걸 느낄 정도로 무장 해제시키는 매력이 있지 않나. 그런 부분에서 닮았다고 생각한다."
-극 중 부르어리 대표 역할이었다.
"인간 윤민주와 이종원의 합은 좋았는데 장르도 브루마스터란 직업도 처음이었다. 평소 맥주를 너무 좋아하고 주변에 맥주를 만드는 사람이 있어서 재밌었다. 조금만 공부해도 접근하기에 용이했다. 드라마 촬영 중간에 시음하는 장면이 있으면 탱크에서 뽑아서 실제 마셔볼 수도 있어 좋았다. 맥주에 대해 공부를 할 수밖에 없었는데 과제나 일처럼 느껴지는 게 아니라 흥미로웠다. 100% 즐겼다. 브루어리에서 마신 맥주가 정말 맛있었다."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드라마 안에서 팀으로 결성된 6명이라 촬영만 있으면 6명이 몰려서 하니 안 친해질 수 없었다. 심지어 나이도 비슷하고 술도 즐기고 공통점이 많았다. 친해지는 게 어떤 현장보다 빨랐던 것 같다. 지금도 연락을 자주 하면서 지낸다. 왁자지껄하게 웃으며 촬영하니 감독님, 스태프들 모두 웃으면서 지켜보더라. 그러니까 현장 분위기가 안 좋을 수 없었다. 웃으면서 시작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웃으면서 끝나자는 게 목표였는데 성공적으로 끌어나간 것 같아서 뿌듯했다."
-합류하게 된 계기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김세정 배우는 캐스팅이 된 상태였다. 대본을 보자마자 윤민주라는 캐릭터에 끌렸다. 로코하면 누구나 상상하는 남주 캐릭터가 있다고 생각한다. 백마 탄 왕자님이나 부잣집 아들이나 근데 이 친구는 너무 달랐다. 일단 시작부터 아버지와의 갈등이 있지 않나. 민주는 여성스럽고 섬세한 친구고 정반대로 채용주는 남자답고 용기가 많은 친구다. 남주와 여주가 반전되는 느낌이었다. 그런 정반대되는 캐릭터들이 만난 조합이 재밌었다. 용주와 민주의 이야기뿐 아니라 민주의 마을 사람들 이야기, 용주의 회사 사람들 이야기, 다 같이 만났을 때 조합이 너무 조화로웠다고 생각했다. 누가 봐도 채용주란 캐릭터는 김세정 배우와 찰떡인 역할이라고 생각했고 감독님과 합을 잘 맞춰왔던 관계이기 때문에 나만 잘하면 되겠다 싶었다. 사극을 하고 나서 좀 더 다른 장르에 접근하고 싶었는데 이 작품의 색이 달라서 더 욕심이 나고 하고 싶었던 것 같다."
-평소에도 도전적인가.
"평소엔 그렇지 않은데 연기는 거듭할수록 용기가 생기는 것 같다. '밤에 피는 꽃' 끝나고 나서도 욕심이 많이 생긴 상태라고 했는데 또 다른 욕심이 생긴다. 멈춰있거나 줄지는 않을 것 같다. 드라마가 6~7개월 동안 불사르는 작업이지만 신기한 도파민과 엔도르핀이 있는 것 같다. 좀 더 알 것 같다는 느낌이 드니 중독성이 강한 것 같다. 이젠 현장의 분위기를 좀 더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욕심이 더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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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선 딱 두 가지다. 하나는 누군가가 보면 살결에 와 닿을 정도로 공감 가는 휴먼극이다. 인간 대 인간으로서 위로, 터치가 될 수 있는 이야기, 주변에 있을 법한 접근성을 가진 이야기, 정말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다. 따뜻하게 위로를 해줄 수도 있고 깊은 공감이 될 수도 있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 다른 하나는 그거에 반하는, 반대되는 창백한 푸른색 영화나 드라마를 해보고 싶다. 웃음기 하나 없고 냉소적이고 차가운 것 있지 않나. 정말 극명하게 갈리는 두 가지에 욕심이 나는 것 같다. 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주인공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부담감과 책임감이 큰 것 같다. 감독님이나 같이 연기했던 선배님들을 바라보며 느꼈던 것들을 토대로, 책임감을 필두로 풀어내야 하는 것 같다. 현장을 이끌거나 같이 연기하는 사람들과의 소통 그런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주인공이라는 타이틀을 가졌다면 그 정도 책임감을 가져야 하지 않나. 훨씬 더 (책임감이) 무거워진 건 맞는데 그만큼 더 재밌다. 배우 이종원을 만들어가고 경험하는 것도 많은 것 같다. 물음표에서 느낌표가 된 것 같다. 에너지를 훨씬 더 많이 쓰고 시간도 많이 쓰고 감내해야 할 것들이 많지만 이 길이 맞는 것 같다는 확신이 생긴 것 같다."
-연기적인 아쉬운 점이 많은 편인가.
"남들이 봤을 때 잘한다고 해도 본인 모습을 보면 아쉬운 게 많은 법이다.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꼈던 부분은 꽤 많았던 것 같다. '밤에 피는 꽃' 처음 볼 때도 아쉬운 점이 많았는데 얼마 전에 다시 보니 '그래도 과거의 내가 열심히 잘했구나!'란 생각이 들더라. 자꾸 단점만 봤던 것 같다. 너무 단점만 보는 것 같아서 '취하는 로맨스'도 본방 사수 하다가 잠깐 멈췄다. 내 기준으로서는 더 잘 해내고 싶은 욕심인 것 같은데 후회 없이 불사른 스케줄이라 그때 당시엔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
-올해 세 작품을 선보여 부모님이 좋아하셨겠다.
"어머니는 내가 나오는 걸 여전히 못 보겠다고 한다. 나처럼 단점만 보게 될 것 같아서, 사랑하는 아들이 실수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서 보기 어렵다고 하더라. 엄마 아들 맞구나 싶더라. 아버지는 본방 사수에 재방송 되는 것까지 매일 찍어 보내준다. 잘한다, 대견하다, 자랑스럽다고 한다."
-이 작품은 어떻게 기억될까.
"원래 처음이라는 게 제일 기억에 남지 않나. 처음 해보는 것에 대한 호기심도 크니까. '밤에 피는 꽃' 촬영할 때도 처음 하는 사극이라 엄청나게 설렜다. 현대물 로코에 진한 키스신도 나오고 달달한 모습들을 연기하며 처음 느낀 모습들이 많았다. 처음 해보는 현대물 로코로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몇 년 뒤에 자녀가 생기면 보여주고 싶을 것 같다. '아빠가 이렇게 살아왔다'라면서. (웃음) 나의 젊었을 때 모습이고 장르가 재밌으니까 먼 미래 자녀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주고 싶은 작품이지 않을까 싶다."
-2024년이 이제 끝나간다.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올해가 유독 바빴다. '밤에 피는 꽃' 나오고 활동하고 '취하는 로맨스' 촬영 들어가고 도중에 '나쁜 기억 지우개' 프로모션 행사도 하고 촬영 계속하며 매거진을 5개 넘게 찍었다. 그만큼 치열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이 나에 대해 눈여겨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 많은 것들을 보여주면서 사람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을 수 있겠다 싶다. 올해 '다양한 모습이 있네?' 호기심을 이끄는 게 목표였는데 올해는 잘 통한 것 같다. 차기작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얘기하고 있는 게 많아져 행복한 한 해였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는 힘들었지만 되돌아보면 뿌듯하다. 지금은 잠도 잘 자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내게 잘 보상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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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방식으로 보상해 주고 있나.
"일단 여행을 좀 다니고 있다. 지난주 교토에 다녀왔고 교토 옆에 나라에 가서 사슴에게 간식도 줬다. 이번 주 금요일에는 아이슬란드에 간다. 어머니와 함께 가기로 해서 2주 동안 겨울을 제대로 즐기고 오려고 한다. 모든 예약을 마쳤다. 그게 나에 대한 보상인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사진, 노래 이 모든 걸 여행 가면 할 수 있지 않나. 꼭 가고 싶었던 흥미로운 나라에 가서 먹어보고 마셔볼 생각이다."
-어머니와 평소에도 여행을 자주 가나.
"어머니랑 정말 친하다. 어릴 때 아버지랑도 친구처럼 잘 지냈는데 어머니랑 보낸 시간이 많았던 것 같다. 하교하고 나서 노래 같이 듣고 영화 보고 요리 같이해 먹고 그런 기억이 많다. 작년부터 어머니랑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다. 삿포로에 갔었고, 올해 초반엔 아버지랑 어머니랑 같이 제주도에 갔었다. 드디어 어머니한테 뭔가 좋은 경험을 시켜줄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 좋더라. 과거엔 금전적인 것도 부족하고 두려움도 있었는데 어머니를 위해서라면, 가족을 위해서라면 두려운 게 없다. 이거 쓴다고 내일부터 갑자기 라면만 먹는 건 아니지 않나. 나이가 들어가는데 이 시간을 좀 더 잘 즐겼으면 좋겠다. 어머니가 오로라를 보러 가고 싶다고 해서 티켓팅을 했다. 한 시라도 아깝지 않게 쓰고 싶다. 하루하루 한 달, 일주일, 후회 없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다. 인간 이종원으로서도 후회 없이 살고 싶다."
-마지막 연애도 2년 전이라고 하던데.
"웹 예능 '짠한 형'에 나온 모습을 다시 보면서 생각했는데 그렇게 말한 날 보니 속상하더라. '이젠 혼자가 더 좋다'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며 속상했다. 지금 행복하긴 하다. 혼자 왔다 갔다 하고, 맛있는 거 먹고. '내가 언제부터 이런 걸 혼자 즐기게 됐지?'란 생각이 들긴 하는데 배우란 직업에 몰두하고 있고 그만큼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를 만날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이걸 이길 만한 사람이 나타날까 싶다. 지금까지는 없었다."
-이상형은.
"난 좋아하는 게 많고 얘기하는 것도 좋아한다. 그래서 대화를 같이할 수 있는 사람이 좋다. 나만큼이나 그 사람이 좋아하는 특정 장르가 있었으면 좋겠다. 난 와인에 대해 종일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음악이나 사진도 그렇다. 그렇게 함께 즐겁게 밤을 새우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이야기했을 때 즐거운 게 최고인 것 같다. 같이 술을 즐길 수 있는 사람, 귀여운 거 사소한 거 좋아하는 사람 그런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좋다."
-2025년을 어떻게 채워가고 싶나.
"올해는 진짜 바쁘게 열심히 다양한 걸 보여줬다면, 내년엔 좀 더 임팩트 있게 응축된 걸 보여주고 싶다. 올해는 가능성을 펼쳐놓은 것이고 내년엔 쐐기를 박길 바란다. 고농축, 고밀도 진짜 뼈를 갈아 넣은 콘텐트들을 시청자분들께 보여주고 싶다. 더 진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나의 내년 새 목표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황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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