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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목)

펩 "맨시티가 내 마지막 팀" 이런 낭만이…EPL 최강 '맨시티 시즌2'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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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세계적인 명장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자신이 맨체스터 시티 이외에 다른 클럽을 맡는 일은 없을 거라고 말했다.

A매치 기간마다 선수들을 소집해 훈련시키는 국가대표팀이라면 맡을 수도 있겠지만, 비시즌을 제외하면 1년 365일 내내 팀에 몰두하면서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클럽을 다시 지도하고 싶지 않다는 게 과르디올라 감독의 이야기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1일(한국시간)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자신이 국가대표팀을 지휘하기 전까지 클럽 감독직을 맡는 것은 맨체스터 시티가 마지막이라고 밝혔다"며 과르디올라 감독의 발언을 전했다.

'BBC'에 따르면 과르디올라 감독은 유명 셰프인 다니 가르시아의 유튜브를 통해 프리미어리그(PL)나 해외 클럽에 관계없이 맨체스터 시티를 떠난 이후 클럽을 지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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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는 (앞으로) 다른 클럽의 감독을 맡지 않을 것"이라면서 "나는 장기적인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내가 맨체스터 시티를 떠나 다른 나라로 가서 지금처럼 일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나는 그럴 만한 에너지가 없다. 다른 곳에서 시작한다는 생각이나 모든 훈련 과정 등을 할 에너지 말이다. 국가대표팀의 경우는 다르다"며 자신이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에너지 부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그러면서 "일을 그만두고 골프나 치고 싶은데 (클럽 감독을 한다면) 그러지 못한다. 그만두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농담을 던졌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근 10년 이상 세계 최고의 감독으로 불렸다.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스페인 축구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바르셀로나 출신인 그는 선수 은퇴 후 바르셀로나 B팀에서 지도자 경력을 시작해 2008년 바르셀로나 성인팀 지휘봉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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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시즌 6관왕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바르셀로나에서만 스페인 라리가 우승 3회, 코파 델 레이 우승 2회,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우승 3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라는 기록을 남기며 명장으로 급부상했다.

이후 바이에른 뮌헨으로 적을 옮긴 과르디올라 감독은 독일 분데스리가 3연패와 독일축구연맹(DFB) 포칼 2회 우승 등을 차지한 이후 2016년부터 맨체스터 시티 사령탑 자리에 앉았다.

맨체스터 시티는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 시절 프리미어리그(PL) 우승을 차지하며 리그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지만, 확실한 기조를 바탕으로 구단을 세계적인 빅클럽으로 만들겠다는 계획 아래 과르디올라 감독을 선임하고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보낸 첫 시즌에는 고전했지만, 2017-18시즌부터 '맨체스터 시티 왕조'를 세우기 시작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에서 최초의 기록인 프리미어리그 4연패와 2022-23시즌 구단 역사상 첫 트레블을 차지하며 황금기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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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체스터 시티에서 이룰 만한 것들을 모두 이루자 그가 맨체스터 시티를 떠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브라질 국가대표팀과 연결되는 등 클럽 수준에서 이미 역대 최고 수준의 업적을 쌓은 과르디올라 감독이 국가대표팀을 지도할 거라는 예상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 시즌 이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이후 나는 '다 끝났고, 아무것도 남은 게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직 계약이 남아 있고, 프리미어리그 4연패는 아무도 하지 못한 일이니 한번 도전하자고 생각했다"면서 "이제는 정말 다 끝난 것 같다. 다음은 대체 무엇일까?"라며 이별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최근 커리어 사상 처음으로 4연패에 빠진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전(1-2 패)이 끝난 뒤에도 "7년 동안 프리미어리그에서 6번의 우승을 차지했으니, 어떤 해에는 다른 팀이 이 우승을 차지할 자격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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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스포르팅CP(포르투갈)에 1-4 대패를 당한 이후에는 "힘든 시즌이 될 거다.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게 전부"라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그러나 과르디올라 감독은 예상과 달리 맨체스터 시티와 2027년까지 재계약을 맺었다. 당초 1년 재계약으로 예상됐던 것과 달리 2년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계약 기간을 모두 채울 경우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체스터 시티에서만 10년 이상을 지내게 된다.

한 팀, 그것도 항상 최고에 도전해야 하는 클럽에서 10년 가까이 지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심지어 과르디올라 감독은 그간 도전만 한 게 아니라 우승이라는 결과물까지 가져왔다. 이 성과를 위해 그가 쏟았을 노력은 감히 상상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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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맨체스터 시티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부임하기 전에도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력을 보유한 팀이었지만, 과르디올라 감독 아래에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팀으로 거듭났다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금의 맨체스터 시티를 만들기 위해 수년 동안 에너지를 100% 쏟아야 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에너지 문제를 언급할 만한 이유다. '전술 천재' 과르디올라 감독이 또다시 든든한 지원과 시간이 주어진다면 지금의 맨체스터 시티와 같은 팀을 또 만들지 못하란 법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 필요한 과르디올라 감독의 에너지가 문제다. 40대 중반의 과르디올라 감독과 50대 중반의 과르디올라 감독은 다를 수밖에 없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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