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원 / 더블랙레이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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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이종원은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올해 MBC 드라마 '밤에 피는 꽃'으로 시청자들과 만났고, 지난 여름 MBN 드라마 '나쁜 기억 지우개'와 지난 10일 종영한 ENA 월화드라마 '취하는 로맨스'까지 올해에만 세 작품을 선보였다. 이종원은 올해를 마무리하며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세 가지 다른 캐릭터를 보여드릴 수 있는 게 경이로운 느낌이었다"며 "멀티버스를 넘나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밝혔다.
이종원은 '취하는 로맨스'로 또 한 번 더 로맨틱 코미디를 선보였다. 앞서 '밤에 피는 꽃'으로 사극 로코를 선보였지만, 현대물 로코는 처음이었던 만큼, 이종원의 새로운 매력이 더욱 돋보였다. 그가 연기한 윤민주는 타인의 감정을 섬세하게 감지하는 앰패스(empath), 초민감자이자 브루어리의 대표다. 자신에게 집중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던 그에게 주류회사 마케팅팀장 채용주(김세정 분)가 나타나고, 조용했던 일상이 변화된다.
이종원은 "사극 로코보다 현대물 로코가 훨씬 어려웠다"며 "초민감자인 민주의 감정을 연기하는 게 제일 힘들었다"고 했지만, "김세정 배우가 정말 많이 도와줬다"며 남다른 팀워크를 자랑했다. 드라마에서 생애 처음으로 키스신에 도전한 소감에 대해서는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부끄러웠다"며 "부끄러움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새로운 경험"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종원은 '금수저'(2022)에 이어 올해 주연작 세 작품을 추가했다. 이에 그는 "확실히 책임감은 더 많이 쌓였다"며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18.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최고 시청률을 달성한 '밤에 피는 꽃'으로 올해 지상파 시청률 1위, 케이블 종편 포함 2위를 기록한 만큼, "올해 'MBC 연기대상' 수상 욕심은 당연히 난다"고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또한 이종원은 "앞으로 장작과 연료를 더 넣고 싶다"며 '열일'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올해 다채로운 행보를 보여준 이종원을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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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종영 소감은.
▶올해 드라마가 세 편이 나오게 됐는데 신기하게도 매번 끝날 때마다 설레고, 시작할 때보다 더 떨린다. 보내준다기보다 간직할 준비를 하는 느낌이다. 민주라는 친구와 6개월 동안 나란히 잘 붙어있다가 보내주는 게 어려우면 마음을 간직하자 했다.
-배우로서 이 작품을 눈여겨보게 된 계기가 있었나.
▶대본을 봤을 때 제일 눈여겨봤던 건 저와 비슷한지 안 비슷한지, 성향이 겹치는지 아닌지, 이런 것들을 주로 봤었는데 민주 캐릭터는 닮은 점이 굉장히 많았다. 이종원이라는 사람의 모습을 녹여내고 싶은 욕심도 있어서 저와 닮았다는 걸 많이 느꼈고, '내 모습을 섞어서 보여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확신이 들었다. 또 감독님과 김세정 배우가 '사내연애'로 합이 잘 맞춰져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여기서 조금 더 마음 편히 내 색깔을 보여줄 수 있겠구나 싶었다.
-캐릭터와 닮은 부분은 어떤 점인가.
▶민주만큼 모든 사람들의 감정을 다 파악하고 예민하진 않지만, 어느샌가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의 감정을 자주 살피는 편이었다. 실제로 사람들이 웃고 있어도 '지금 저렇게 웃을 기분이 아닌 것 같은데'라고 생각할 때가 많아서 민주의 성향과 비슷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연기할 때도 그런 성향을 새롭게 만들어냈다기보다는 실제로 느꼈던 걸 기반으로 연기를 했다. 그렇다고 이건 초능력인 것도 아니어서 사람의 감정을 섬세하게 들여다보는 건 제가 느낀 것을 기반으로 연기하려 했다.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아무래도 민주의 감정을 연기하는 게 제일 힘들었다. 실제로 그런 감정을 느낀다고 해서 뭔가 표현하거나 누구한테 보여주진 않지 않나. 드라마 안에서는 내가 이걸 느끼고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하는 장면들이 많은데 그게 굉장히 섬세한 작업이었다. 때론 이런 모습이 너무 초능력처럼 느껴질까 봐 걱정을 많이 했었다. 또 그걸 느끼는 것뿐만 아니라 흡수까지 하는 친구라서 그걸 표현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감정을 그대로 흡수하고 표현하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이구나'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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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정과 호흡은.
▶세정 배우가 정말 많이 도와줬다. 감정 연기에 도달하기까지 쉽지 않을 때 방법을 알려주기도 했고 소통을 많이 했었다. 유독 이번 드라마에선 이런 소통으로 만들어간 신이 많았다. 몇 개 장면에서는 애드리브로 만든 부분이 있을 정도로 많은 이야기를 나눠서 도움을 많이 준 것 같다. 그래서 '이런 게 같이 만들어갈 수 있는 작업물이구나' 싶었고, 몸은 피곤할지언정 현장에 가면 너무 신나게 연기했던 것 같다.
-사극 로코와 달리, 현대물 로코에서 수월했던 점 혹은 어려웠던 점이 있었나.
▶(현대물 로코가) 훨씬 어렵더라.(웃음) '밤에 피는 꽃'의 경우 애절함이 주가 되는 드라마였다. 로코로서의 스킨십이나 키스신도 없었고 사실상 눈빛으로만 표현하는 애절함이 있었는데 더 광범위하게 현대물로서 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다. 데이트를 하거나 손잡고 뭘 하거나 하는 이런 장면은 지금까지 드라마에서는 해본 적이 없었어서 낯설고 어려웠던 것 같다.(웃음) 이제 해봤기 때문에 다음에 하면 좀 더 능숙하게 할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김세정 배우가 워낙 로코를 많이 해본 친구이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김세정 배우 덕에 연인으로서 사랑하는 사이가 돼가는 과정이 부드럽게 연출이 된 것 같다. 감독님도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주시려고 현장에서 내내 웃음을 잃지 않으셨고, 현장 자체가 따뜻했다. 그런 분위기였던 만큼, 민주와 용주가 점점 서로 따뜻한 관계가 돼가는 과정이 잘 그려지지 않았나 했다.
-상대 배우로서 김세정은 어떤 배우라고 생각했나.
▶전작에서 이하늬 선배님과 사극을 하면서 느낀 건 '어떻게 저렇게 시작부터 끝까지 저런 체력을 갖고 하실 수가 있지' '지치실 텐데 어떻게 저렇게 사람들을 잘 챙기시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엄청난 존경과 리스펙이 생겼었다. 김세정 배우는 저보다 누나 같을 때가 많았는데, 이하늬 선배님의 어린 버전 같았다. 정말 에너제틱하고 모든 사람을 다 챙길 줄 아는 사람이더라. 그렇게 챙겨주는 것 자체가 본인의 에너지와 시간을 쓰는 건데, 사람들에게 어떻게 그 따뜻한 마음을 나눠줘야 할지 잘 알고 있는 사람 같았다. 그 덕분에 저도 이런 에너지를 나눠줄 수 있는 방법을 배우게 된 것 같다. 드라마의 주인공이라는 사람이면 에너지를 나눠주고, 사람들 위해 그 에너지를 다 써야 하는구나를 많이 느꼈다.
-'짠한형'에서도 김세정이 첫 키스신 상대라고 밝혔는데.
▶부끄러웠다. 키스신이 생각보다 잘 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촬영할 땐 생각보다 부끄럽더라. 로코에서 키스신을 소화하는 건 대본으로 봤을 때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부끄럽고 얼굴이 빨개지는 느낌이더라.(웃음) 고맙게도 '로코 장인'인 감독님과 세정 배우가 많이 도와줘서 '이렇게 또 하나 배워가는구나' 했다.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 세 번째는 괜찮아져서 그 뒤로부터는 잘 해냈던 것 같다. 부끄러움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새로운 경험이었다.
-극 중 로맨스에서 실제 이종원의 모습도 묻어났나.
▶민주는 드라마 캐릭터라 원체 달달할 수밖에 없는데 저도 요리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극 중 장면들이 그렇게 낯설진 않았다.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것저것 챙겨주고 싶은 게 많은 건 사실이지 않나. 민주와 싱크로율이 100% 맞으면 너무 사기꾼인 것 같지만, 어느 정도는 맞물리는 지점은 있는 것 같다. 민주처럼 스윗하긴 쉽진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 닮고 싶은 부분이기도 했다. 앞으로 더 따뜻한 남자가 돼보고 싶다.(웃음)
<【N인터뷰】②에 계속>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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