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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2 (수)

12·3 계엄사태 ‘그날’의 전말…軍눈물로 얼룩진 국방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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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국회 국방위 긴급 현안질의…비상계엄 주요 지휘관 출석

이상현 준장, 707특임단장 계엄 임무 증언에 눈물

특전사령관, 한숨 푹 쉬더니 “예”…尹과 2차 통화 사실 드러나

‘선관위 서버 복사’ 내부 증언…방첩사 1처장 “여인형이 구두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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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투입된 제1공수특전여단의 이상현 여단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유희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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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당시 주요 부대들의 지휘관들이 1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증언들을 쏟아냈다. 계엄 당일 윤석열 대통령의 직접 개입 정황,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병력 투입과 정치인 체포 지시를 내린 이들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났다. 여야 의원들의 질책에 일부 군 지휘관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비상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를 진행했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당시 상부로부터 지시를 받아 작전을 수행했던 지휘관 등 고위 장성을 포함한 50여명의 현역 군인들이 대거 출석했다.

여야 의원들이 계엄사태에 대한 질책을 이어가자 출석한 군 인사들은 침통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특히 국회 진입을 현장 지휘했던 이상현 제1특전공수여단장은 감정이 복받쳐 눈물을 쏟기도 했다. 이 여단장은 눈물을 참기 위해 주먹을 움켜쥐기도 했지만, 결국 손수건에 얼굴을 묻으며 눈물을 흘렸다.

앞서 이 여단장은 지난 6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상부에서)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국회의원들을 끄집어내라. 안 되면 전기라도 끊으라고 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인터뷰에서도 “우리가 정치의 도구로 이용된 것 같아서 참담한 마음이 든다”면서 “지휘관들에게 모든 책임을 묻고, 현장의 장병들에게는 그러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여단장은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 등 관련 인사들의 증언을 들으면서도 줄곧 눈물을 닦아냈다. 국방위 정회 이후에도 그는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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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종근 전 육군특전사령관(중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12·3 윤석열 내란 사태 관련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유희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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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사령관, 한숨 푹 쉬더니 “예”…尹과 2차 통화 사실 드러났다

계엄 당시 육군 특전사 병력을 국회에 투입시킨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은 진술 과정에서 말을 바꾸는 모습도 보였다.

곽 사령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대통령과 한 차례가 아니라 두 차례 통화한 것 아니냐’는 박범계 민주당 의원의 추궁에 한참을 머뭇대다 “두 차례 통화했다”고 시인했다. 이는 지난 6일 특전사령부에서 김병주·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나 비상계엄 선포 때 윤 대통령과 한 차례 통화했다고 밝힌 것과 배치되는 발언이다.

곽 사령관은 박 의원이 ‘지금 10초간 말씀이 없으셨다. 한 번 더 묻는다. 전화 받은 것이 맞느냐’라고 따져묻자, 체념한 듯 “네”라고 답한 뒤 고개를 숙였다. 다만 구체적인 통화 내용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제한된다”라며 함구했다.

또 곽 사령관은 이날 ‘국회의원이 150명이 넘으면 된다는 지시가 있었냐, 누가 지시했냐’는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국회 본회의장에 국회의원이 150명을 넘으면 안 된다’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의사당 안에 있는 (의원)인원이 100~150명을 넘으면 안 된다는 내용이 위(국방장관)로부터 내려왔다”며 “이같은 내용이 예하 부대에 전파가 됐고 거기(본회의장)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 공포탄, 테이저건 등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처럼 전파가 돼 예하부대에서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시를 받고 제가 현장부대 지휘관에게 지시받은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하고 논의를 하면서 이것은 명백히 제한되고 잘못된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김 전 장관의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앞서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앞서 지난 5일 국방위에서 곽 사령관이 테이저건과 공포탄 사용을 건의했다고 주장했는데 이를 부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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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 박안수 육군참모총장과 곽종근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등 주요인사들과 군 관계자들이 참석해 있다. 사진=유희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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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서버 복사’ 내부 증언…방첩사 1처장 “여인형이 구두 지시”

계엄 선포 당일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전산실의 서버 확보를 지시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계엄선포 당시 국회와 선관위로 출동한 방첩사 병력 및 요원을 지휘한 정성우 방첩사령부 1처장은 이날 ‘선관위 서버를 복사하고 들고 나오라는 지시는 누가 내린 것이냐’는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여 사령관께서 저에게 구두로 지시했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 4일 새벽 1∼2시쯤 방첩사 법무관에게 선관위 서버를 복사하는 것이 적법한지, 복사가 안 되면 통째로 들고 나와도 되는지, 만약 서버를 복사 또는 확보한 경우 향후 법원에서 위법소지 증거로 판단할 수 있냐고 물은 사실이 있냐’는 허 의원의 추가 질의에 “맞다”고 답했다.

정 처장은 당시 법무관 7명이 선관위 서버 복사 및 확보에 강력히 반대했고, 자신도 법원이 위법수집 증거로 볼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법무실에 들어갔을 때 (법무관) 7명이 전원 서 있었고, 계엄법을 포함해 각종 자료를 들고 있으면서 나름대로 현 상황에 대해 분석하고 있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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