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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6 (일)

"이 시국에 회식이냐" 말 나올라…약속 줄취소, 텅 빈 식당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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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산한 전통시장.기사내용과 무관./사진=뉴스1 /사진=(전주=뉴스1) 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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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 정국으로 연말 송년모임 등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이미 내수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사회 분위기로 연말 모임은커녕 사람들이 대외 활동을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특히 공무원들의 약속으로 연말 매출을 견인하는 세종시 상가들은 공무원 저녁 자제 분위기 속에서 울상을 짓고 있다.

9일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모여 의견을 공유하는 '아프니까 사장이다' 포털사이트에는 연일 상인들의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계엄선포에 촉발된 탄핵정국에서 사람들의 모임이 싹 줄고 연말 분위기가 사그라들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고 있다는 증언이 올라온다.

한 의류매장 주인은 "의류매장이라 크게 걱정하지 않았는데 매출이 반으로 뚝 떨어졌다"며 "금요일의 경우 지난 주보다 10분의 1토막이 났다"고 말했다.

밥집을 운영한다는 식당 주인은 "기업들이 초긴장 상태에 들어가면서 인근에서 식사도 안하는 지 매출이 최저점을 찍었다"고 전했다.

카페와 다른 업종 역시 마찬가지로 매출이 대폭 줄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호소가 쏟아지고 있다. 심지어 여름에 비해 겨울이 성수기인 업종인데 매출이 여름보다 훨씬 떨어졌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한 자영업자는 "내년 소비는 더욱 위축될 것이고, 환율 급등-은행부실-기업부도-내수침체-자영업자 몰살"이라는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폐업으로 빨리 정리하는 게 마음이 편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관가에 있는 공무원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상가들은 더욱 상황이 심각하다. 세종시로 중앙부처가 이전하면서 형성된 상가들은 저녁때만 되면 한산한 모습이다. 연말 특수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한 부처 관계자는 "회식 자제령이 떨어진 것은 아니라면서도 시국이 이런데 점심이나 저녁자리를 만들 경우 말이 나올 수 있어 조심하자는 기류가 형성된 상황"이라며 "한동안 공식행사는 물론 비공식적인 모임도 자제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앙부처는 연말에 계획된 각부처 공식 송년모임 등을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 중앙부처의 공식행사는 물론 수십개의 산하기관과의 모임도 전부 취소되고 있다. 개인 약속까지 취소되는 경우를 포함하면 관가 인근의 상가들은 연말 매출을 기대하기 힘든 셈이다.

관가가 많이 몰린 세종시 중앙타운에서 밥집과 저녁 술집을 하는 상인은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냐. 연말에 예약된 단체예약이 다 취소됐다"며 "자영업자 보호해준다고 하고 하루만에 계엄으로 매출을 갑자기다 날리게 생겼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세종시 상권이 몰린 도담동의 한 찌개집 주인은 "가게마다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회식 위주의 밥집이 아니다보니 그렇게 눈에 띄는 차이가 나는 건 아니였지만 줄은 건 사실"이라며 "주위 회식이나 모임을 많이 하는 가게들은 힘들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세종=오세중 기자 dano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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