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승리 이끈 라라 트럼프 RNC 의장
“트럼프姓보다 증명한 실력 봐달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며느리 라라 트럼프.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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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둘째 며느리이자 차남 에릭 트럼프의 배우자인 라라 트럼프(42)가 8일 공화당전국위원회(RNC) 공동의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RNC는 공화당의 선거 ‘컨트롤 타워’인데 라라는 올해 3월부터 공동의장을 맡아 트럼프가 지난 11월 대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두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마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이 국무장관 후보로 지명되면서 공석(空席)이 된 플로리다주(州) 연방 상원의원에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데, 본인도 “시아버지 배경보다 내 경력을 봐달라”며 야욕을 숨기지 않고 있다.
라라는 이날 X(옛 트위터)에서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거 기간 동안 공화당 공동의장직을 맡은 것은 내 인생의 정말 큰 영광”이라며 “이제 공식적으로 물러날 계획”이라고 했다. CBS·폭스뉴스 프로듀서 출신인 라라는 2014년 에릭과 결혼했다. 올해 3월부터 RNC 공동의장으로 트럼프 캠프의 조직·재정을 담당했고 트럼프가 당을 장악하는 데 일조했다. 7월 밀워키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일가 중 가장 먼저 무대에 올라 20분 넘게 연설했을 만큼 트럼프의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 언론에선 “트럼프 1기 때 장녀(長女) 이방카가 했던 역할을 대신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라라는 캠프 내부에서 ‘대중 정치인으로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4년 전에도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연방 상원의원 출마를 검토한 적이 있다. 루비오의 후임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낙점할 권한을 갖고 있는데 이번에 지명되면 2026년까지 임기를 수행하게 된다. 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가 디샌티스와 라라의 상원의원직 승계 문제에 관한 얘기를 나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갔다”고 보도했다. 디샌티스는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트럼프와 경쟁하며 한때 반목했지만, 선거가 임박해서는 트럼프에 보조를 착실하게 맞췄다.
라라 자신도 상원 입성을 향한 욕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지난달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아직 제의를 받은 적은 없지만, 제의가 온다면 적극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8일 더힐 등과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도 “실적이 나를 증명했고, 어쩌면 트럼프라는 성(姓)이 조금 더 붙었을 뿐”이라며 시아버지의 후광이 있는 건 맞지만 자기 능력은 이미 증명이 됐다는 취지로 얘기했다. 재집권으로 트럼프가 보수 진영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 가운데 플로리다가 지역구인 릭 스콧 상원의원, 유엔대사에 지명된 엘리스 스테파닉 의원 등 눈치가 빠른 인사들은 이미 “라라를 상원으로 보내야 한다”며 공개 지지한 상태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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